[의약뉴스] 비피부과 의사의 피부과 전문의 거짓표방이 심각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들로 인해 발생한 부작용이나 사고가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피부과학회(회장 강훈,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피부과)는 12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피부과 전문의가 국민의 피부를 지킵니다’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기자간담회는 올해로 22회째 맞이한 ‘피부 건강의 날’을 기념해 마련했다. 이 캠페인은 학회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피부 건강의 중요성과 피부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제정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학회는 피부 건강증진과 중증질환 치료를 담당하는 필수의료인 피부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비피부과에서 발생하는 오진과 치료 부작용 사례 및 사칭 사건 등을 공유하면서 오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피부 질환 발생 시 올바른 진단과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는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갈 것을 당부했다.
간담회에 앞서 강훈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피부과는 여러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필수의료 과목으로 오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비전문가에 의한 치료가 지속되며 각종 부작용과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학회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피부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피부 건강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간담회에선 ▲나는 피부과 전문의입니다(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한태영 교수) ▲피부과도 필수의료(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이우진 교수) ▲피부과 의사를 거짓 표방하는 미용 일반 의사들의 행태와 문제점 및 대처방안에 대한 연구(전북대병원 피부과 윤석권 교수) ▲비피부과에서의 오진 및 치료 부작용 사례(조선대병원 피부과 나찬호 교수)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윤석권 교수는 올해 초 피부과 전문의와 전공의 대상으로 진행한 '피부과 의사를 거짓표방하는 미용 일반의사들의 행태와 문제점 및 대처방안'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2024년 1월 17일부터 2월 6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미디어 악용(88.2%) ▲진료과목표시위반(72.9%) ▲불법홍보(62.7%) ▲진료소견서 속이기(32.9%) 등을 통해 비피부과 의사들이 피부과 전문의나 피부과 의사를 거짓 표명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특히 비피부과 의사가 진료 후 발생한 부작용이나 사고로는 ▲피부미용시술 부작용(86.7%) ▲피부질환 부작용(63.9%) ▲피부미용시술 사고(47.6%) ▲피부질환 사고(18%) 순이었고, 이러한 현상에 대해 피부과 의사 대다수인 95.7%가 심각한 상태라고 응답했다.
비피부과 의사가 피부과 의사로 환자를 속이는 이유에 대해 ▲낮은 의료보험 가격(66.4%) ▲무한경쟁(53.9%) ▲쉽게 진단하는 경향(52.1%) 등으로 응답했고, 해결을 위해 법규 개정이나 단속(84.3%) ▲교육과 홍보(76.8%)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외에 바이탈과 의사 인력 부족사태와 의사들의 피부미용 시장유입 현상이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91.8%가 ‘그렇다’라고 답했으며, 최근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틈타 한의사의 불법 피부미용시술과 피부과 의사나 피부과 의원이 아닌곳에서도 언론이 피부과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욱 문제라는 의견도 있었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피부과 의료기관 이용 효율, 의료비 지출 개선 및 사고 예방과 의사의 정상적 배치를 저해하는 의대 정원 확대 반박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며 “의사에게도 불안전한 미용의료를 의사 외에 허용하려는 정책은 중단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부질환과 관련된 적절한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는 의료전문가는 두말할 필요없이 피부과 의사”라며 “(그럼에도) 국내 의료한경의 복잡한 문제로 전문적 피부과 지식이 없는 타과 의사와 일반의의 피부과 관련 진료가 빈번해졌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가운데 “학회는 피부건강의 날 행사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지만 피부과 의사로 사칭하는 미용 일반 의사들의 도를 넘어서는 행위의 근절은 아득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바이탈과 의사들의 부족으로 귀결될 개연성도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이에 “피부과 의사로 가장한 미용 일반의만 양산하는 의대 정원 확대를 반박하는 자료와 최근 기승하는 한의사들의 불법행태를 막는 자료로도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비피부과에서의 오진 및 치료 부작용 사례를 공유한 나찬호 교수는 “피부암인데 점인 줄 알고 레이저 시술을 한 사례 등 비의료인이 레이저, 미용시술을 하면서 부작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례로 “안아키 사건 때도 문제가 많았는데 이는 일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선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라며 “잠핵 백선ㆍ옴진드기ㆍ기저세포암ㆍ흑색종ㆍ필러사고 등 비피부과에서 오진이나 잘못된 시술을 통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피부과 전문의는 이에 대한 치료는 물론, 비피부과에서 다루지 못하는 아토피피부염, 건선, 전두탈모 등의 중증 난치성 피부질환 치료를 통해 피부질환으로 큰 고통을 겪는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우진 교수는 피부과에 대해 단순한 미용과 레이저 치료를 넘어 피부 중증질환 치료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필수의료라고 강조했다.
그는 “피부과 진료영역에는 미용, 레이저 치료 외에 다양한 분야가 있으며, 피부과 질환은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면서 “피부질환은 전신 중증질환과 관련성이 있는 만큼, 질환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쉽게 놓칠 수 있는 임상소견으로부터 중증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피부과 전문의의 피부과 질환으로 고생하는 국민들에게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제공한다”면서 “피부과 질환에도 많은 중증질환이 있고, 피부과 전문의는 조기 진단으로 질환의 진행으로부터 환자를 구하는 필수의료 서비스 제공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