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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의사협의체 서연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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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의사협의체 서연주 공동대표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09.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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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환자ㆍ의사간 세대 갈등, 소통 부족에서 기인

[의약뉴스] ‘의사와 환자’, ‘의사간 세대’ 갈등의 원인으로 모든 사람들이 ‘소통 부족’을 꼽고 있다.

제대로 된 소통이 이뤄지지 못해 오해가 쌓이고, 이러한 오해는 각 세대, 계층간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젊은의사협의체 서연주 공동대표는 4일 의료윤리연구회 9월 월례집담회에서 ‘소통 환자와 의사 사이, 젊은 의사와 장년 의사 사이’라는 발제를 통해 ‘역지사지’부터 소통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젊은의사협의체 서연주 공동대표.
▲ 젊은의사협의체 서연주 공동대표.

지난 4월 2020년 의료파업 이후 단절된 의료계 세대 간 소통을 위해 전공의, 공보의, 전임의 등 젊은 의사들이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젊은의사TF를 시작으로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 전임의들이 주축이 돼 젊은의사협의체를 결성한 것.

서연주 대표는 “우리는 ‘환자도, 의사도, 행복하고 안전한 나라’, 그리고 ‘다함께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원한다”며 “이제는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은 의사들은 젊은의사협의체라는 단체 안에서 함께 배우고 성장할 것”이라면서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대화와 소통을 통해 더 나은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 대표는 의사이면서도, 환자, 그리고 장애인이라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 지난해 말 낙마로 한쪽 눈을 실명하는 큰 사고를 당해 본인이 근무하던 병원에 환자로 입원하게 된 것.

그는 “어떻게 보면 복된 경험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 의사로의 경험과 환자로서의 경험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라며 “환자가 느끼는 진료와 의사가 느끼는 진료가 어떻게 다르고, 이로 인한 괴리를 어떻게 메우며, 어떻게 하면 소통을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회진 의사들이 사용하는 의학용어를 부모님에게 설명하는 것으로, 의사로서 설명할 때 환자가 뭔지 모른다는 걸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환자가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며, 환자와 의사 사이에 굉장히 큰 공백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다.

젊은 의사의 경우 외래에서 설명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환자들이 증상을 듣고 캐치하는 것도 어렵다는 것이 서 대표의 설명이다

미국에서 성인 215명을 대상으로 의학용어를 활용한 문장과 그렇지 않은 문장을 보여주면서 이해도를 평가한 논문을 살펴보면, ‘당신의 암 검진 결과가 음성’이라는 표현에서 암이 아니라고 받아들인 환자가 96%로 나타났지만, ‘종양이 진행 중’이라는 표현에서 암이 퍼지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환자는 79%였다는 것.

‘흉부 방사선 촬영 결과 눈에 띄는 부분이 없다’는 표현도 80%만 긍정적 소식이라고 인식했고, ‘신경학적으로 온전하다’는 게 희소식이라는 것을 아는 환자는 41%에 불과했다.

서 대표는 “신체적인 결과에 대한 중요한 소견임에도 환자가 많이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환자가 제대로 이해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교육수준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의사들이 용어를 선택함에 있어서 주의를 해야 하고, 환자가 잘 이해했는지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확인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대표는 ‘젊은 의사와 장년 의사들 간의 소통’에서도 어려운 점이 많다고 전했다.

▲ 서연주 공동대표.
▲ 서연주 공동대표.

그는 “2020년 파업 당시에 전공의들이 패싱 당했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의협은 전공의 생각대로 하라고 하면서 여러 가지 갈등과 충돌이 있었고, 결국 소송까지 진행됐다”고 말했다.

서 대표가 언급한 소송은 최대집 전 의협 회장이 대전협 전 임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으로, 1, 2심 모두 최 전 회장의 패소로 마무리됐다.

2020년 9월 4일, 의사 파업 도중 이뤄진 의협과 더불어민주당 간 정책협약 이행 합의문 체결 과정을 두고 서명 당일 대전협이 ‘독단적인 결정에 대한 해명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 협상 진행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이들이 허위 사실을 유포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최 전 회장이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

그는 “갈등을 피하고, 하나로 뭉쳐서 올바른 의료정책을 위해 같이 노력하기 위해선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요새 젊은 의사는 장년 의사들을 꼰대라고 생각하고 있고, 장년 의사들은 라떼는 말이야라면서 본인의 감정과 이야기만 하게 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젊은 의사는 장년 의사들이 어떤 뜻으로 저런 말을 하는지를, 장년의사는 젊은 의사들이 얼마나 힘들까 저랄까는 생각을 하면서 서로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5월 23일에 장애인 등록을 했는데, 우리나라에는 장애 등록 기준은 ‘심한 장애’와 ‘심하지 않은 장애’로 구분하고 있는데 납득할 수 없었다”며 “심한 장애라고 해도 불쾌하고, 심하지 않은 장애라고 하면 내 장애는 나름 힘든데 국가가 심하지 않다고 분류한 게 불쾌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무심코 지나가는 부분도 알게 됐는데 ‘병신’, ‘반팔’ 등 신체 부위를 사용한 용어들은 특정 부위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상처로 다가갈 수 있다”며 “결국 소통의 시작은 역지사지로, 남의 입장을 내 입장처럼 생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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