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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소장폐색 수술지연 의사 실형’판결에 유감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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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소장폐색 수술지연 의사 실형’판결에 유감 표명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09.0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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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필수의료 붕괴 조장하고 방어진료 성행할 것"...외과의사회도 반발 성명
▲ 대법원이 소장폐색환자의 수술 지연을 이유로 외과의사에게 금고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의협 등에서 유감 성명을 발표했다.
▲ 대법원이 소장폐색환자의 수술 지연을 이유로 외과의사에게 금고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의협 등에서 유감 성명을 발표했다.

[의약뉴스] 대법원이 소장폐색환자의 수술 지연을 이유로 외과의사에게 금고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자 의료계가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 사건의 피고인이 된 외과 전문의는 지난 2017년, 갑작스런 복통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를 진찰했다.

진찰 결과 장폐색이 의심되지만 환자의 통증이 호전되고 있고 6개월 전 난소 종양으로 인해 개복수술을 받은 과거력이 있음을 감안, 우선 보존적 치료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7일 후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자 응급수술을 시행, 소장을 절제했지만, 괴사된 소장에 발생한 천공으로 인해 패혈증과 복막염 등이 발생 2차 수술을 하게 됐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당시 해당 환자의 상태를 감안하면 즉시 수술을 실시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치료 방법이었으며 주의의무 위반으로 수술이 지연됐다”면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 금고형을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에서도 원심을 확정했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4일 성명을 통해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강한 유감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환자의 치료방법 선택에 대한 전문의의 의학적 판단이 사법적으로 부정되고 추후 환자의 상태 악화에 대해서는 다시 개별 의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다면, 우리나라 모든 의사들은 의식적으로 보다 강화된 방어진료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미래 한국의 의료현장에서는 매사 법적 단죄를 상정, 환자에게 최선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고 권유하는 소신진료를 할 의사들을 만나기 어렵게 될 것”이라며 “이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위협과 의료 수준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도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의 전공의 정원모집이 지속적으로 실패해 필수의료 분야 수술이나 진료 자체의 붕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사의 의학적 판단을 경시하고 악결과에 대한 형벌의 대상으로 삼는 이러한 판결이 반복된다면, 의료진의 방어진료 일반화와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가속화해 결국 그 피해는 우리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외과의사회(회장 이세라)도 3일, 성명을 통해 대법원의 판결을 규탄했다.

외과의사회는 “어떠한 이유로든 배를 여는 순간 뱃속에 있는 장기들에는 유착이 발생하게 된다”며 “이전에 수술을 받은 사람은 누구나 장꼬임이 발생할 수 있고, 장꼬임을 이유로 배를 열어 수술을 하고 나면 괴사되어 썩은 장을 잘라낼 수 있을 뿐, 수술을 받았다고 해 평생 동안 다시 또 장꼬임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과의사는 제한된 환경에서 환자의 편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는 것이 최선일 뿐, 모든 환자를 살릴 수는 없다”며 “그 환자가 다시 또 장꼬임이 발생하게 된다면 이제 그 환자는 어떤 외과 의사에 수술을 받을 것인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나아가 “이번 판결로 인해 그 외과의사는 범죄자라는 주홍글씨를 낙인으로 이마에 새기고 평생동안 다시는 똑같은 죄를 반복하여 저지르지 않도록 조심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과연 그 외과의사는 두려움없이 1%의 가능성만을 가지고 환자를 살리기 위해 다시 또 수술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힐난했다.

뿐만 아니라 “몇 없는 수술하는 외과의사들 마저 범죄자로 만들어 강제로 수술방 밖으로 끄집어내어 형사처벌의 감옥에 넣어 버리고 있으니 대한민국 의료계의 파행은 불가피하다”며 “이번 판결로 인해 마음 놓고 수술을 할 수 있는 외과의사는 사라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이들은 “더 이상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수술을 할 수 있는 외과는 없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희생되는 것은 국민들의 목숨뿐이며 앞으로 발생할 모든 파탄의 책임은 오롯이 법원에 있음을 엄중히 깨달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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