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5-24 12:48 (금)
응급의료 긴급대책에 "책임 떠넘기는 탁상행정" 반발
상태바
응급의료 긴급대책에 "책임 떠넘기는 탁상행정" 반발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06.05 0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장 적용 불가능해"...의협 ‘"응급의료TF 구성해 현장의 목소리 전달하겠다"
▲ 응급실을 찾지 못해 병원을 전전하다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당ㆍ정이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응급의료 현장에선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며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 응급실을 찾지 못해 병원을 전전하다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당ㆍ정이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응급의료 현장에선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며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의약뉴스] 응급실을 찾지 못해 병원을 전전하다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자 당ㆍ정이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응급의료 현장에선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며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응급의료 긴급대책 당ㆍ정 협의회’를 개최하고 소위 응급실 뺑뺑이로 불리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당ㆍ정은 ▲환자 이송 출발 단계부터 빈 병상과 집도의 유무 확인 가능한 원스톱 응급이송시스템 구축 ▲지역응급의료상황실 설치 후 환자 이송과 전원 지위 관제 ▲지역응급의료상황실 통한 이송 환자 의무 수용 ▲권역응급의료센터 경증환자 진료 제한 ▲119구급대 통한 경증환자 이송 시 지역응급의료기관 이하로만 이송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에 정보 관리 인력 추가 지원 ▲응급의료인력에 대한 추가 수당 지원과 특수근무수당 지급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당ㆍ정이 마련한 해결책에 대해 응급의료현장에서는 응급의료 현실을 모르는 대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문제에 대한 인식이 잘못됐다”며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냉정하게 우리나라 외상에 대한 성적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에서 발표하는 예방가능한 외상사망률이 18% 정도 되는데, 미국과 OECD도 15% 수준으로, 우리나라 외상은 OECD 국가에 비교하면 상위권에 속하고,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상위권을 유지하는 걸 기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당ㆍ정에서 마련한 해결책과 같은 일 때문에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응급의학과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응급실 뺑뺑이 보도가 나올 때마다 현장의 의료진은 앞으로 더 열심히 환자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아닌, ‘이젠 위험하다’, ‘그만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전했다.

이어 “권역센터를 만들어놓고, 지원금은 적게 주니 제대로 운영이 안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선 수를 줄이고, 잘 운영되는 권역센터에 지원금액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며 “낮은 단계의 외상 환자를 볼 수 있는 병원들을 확장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하는데, 외상 환자를 중증과 경증으로 나눠, 낮은 단계의 외상환자들은 중증 외상환자를 맡는 병원으로 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의료연구소에서도 현장을 무시한 정부와 정치인들의 탁생행정으로 응급의료가 회생 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 쓴소리를 내놨다.

연구소는 “병상에서 치료받고 있던 환자를 이송 예정인 중증환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진료 불가를 통보하고 강제퇴원 시키거나 타원으로 전원 보내는 것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며 “현장에 적용되면, 환자를 내보내려는 의료진과 강제 퇴원을 거부하는 환자 및 보호자 사이에 대립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 고발 및 소송 사례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자의 질환을 적절히 치료하기 위한 배후진료가 불가능한 상태임에도 지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강제로 이송하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도 문제라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연구소는 “당ㆍ정은 경증환자의 이송을 지역응급의료센터로만 하도록 제한하겠다고 했지만, 대부분의 경증환자는 이송을 통해서가 아닌 스스로 응급실에 들어온다”며 “현재 응급의료 시스템은 경증환자라고 하더라도 응급관리료를 내면 정규 외래 진료 시간이 아닐 때, 응급 질환이 아님에도 의료를 이용할 수 있고, 의료전달체계를 무시하고 상급종합병원의 의료를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편법 진료의 창구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증환자의 응급의료기관 이용제한은 정부만이 제도적 정비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음에도, 당ㆍ정은 의료기관에 책임을 떠넘겨 현장 상황을 악화시키는 탁상행정으로 무능함을 드러내고 있다”며 “응급의료가 바로 서려면 응급의료를 이용하는 국민들이 스스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고, 국민들에게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일은 정부가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응급의료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개선책을 논의하기 위한 TFT 구성에 나선다. 현재 위원추천을 위한 공문이 발생돼, 이달 안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의협 김이연 홍보이사겸대변인은 “응급환자들이 응급실과 병원을 전전하면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의료 미충족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이는 앞으로도 사례가 늘어날 거라 예측하고 있다”며 “응급의학계에선 20년 전부터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속적으로 경고했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은 탁상행정만 이어지다보니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응급의료현장 종사자들의 의견을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협회는 이달 중으로 응급의학회, 응급의학의사회 등을 포함한 응급의료현장의 의료진들과 함께 태스크 포스를 마련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