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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24 12:48 (수)
원료ㆍ필수의약품 공급난 해결책 두고 제약계-정부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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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ㆍ필수의약품 공급난 해결책 두고 제약계-정부 온도차
  •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 승인 2023.04.20 0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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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계 “규제 허들 낮춰야”...정부 “고려할 부분 많아”

[의약뉴스] 코로나19 이후 원료ㆍ필수의약품 공급난이 심화된 가운데 해결책을 두고 제약계와 정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제약계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규제 완화 및 정책적 지원의 당위성을 역설한 반면, 정부는 정책 지원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규제 완화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 국회 토론회 자리에서 원료의약품과 필수의약품 공급 확대 방안을 두고 제약업계와 정부의 의견이 엇갈렸다.
▲ 원료의약품 및 필수의약품 공급 확대 방안을 두고 제약계와 정부의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6차 K-생명바이오포럼 ‘필수의약품 및 원료 생산기반 강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제약계는 정부가 업체들이 원료의약품과 필수의약품 생산에 뛰어들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동국제약 유기웅 상무는 원료의약품과 필수의약품에 대한 신속한 허가 절차와 경제적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료필수ㆍ의약품 생산을 독려하기 위해선 검증된 의약품에 대한 심사자료 검토 절차 등을 면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

유 상무는 “정부가 여러 정책을 발표하며 원료ㆍ필수의약품 생산 증대를 노리고 있고, 제약업계도 이 부분에 관심이 많다”면서 “그러나 제약업계에서 느끼기엔 아직 유인책이나 동기부여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원료ㆍ필수의약품 생산을 증대하기 위해선 허가 과정의 신속성과 경제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허가 부분에서도 안유심사를 통과한 의약품에 대해서는 이후 심사자료를 일부 면제하거나 추후 제출 등의 방안을 마련하면 공급망 확대 및 증산을 통한 공급이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제적 유인책 부분에 있어서는 정부가 수매하는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원료ㆍ필수의약품은 국내 시장이 작아 생산한 제품을 폐기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이를 국가에서 수매하거나 의료기관에서 우선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부분도 검토해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제약바이오협회 엄승민 상무 또한 경제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료ㆍ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선 정책적 지원과 경제적 지원, 특히 보험 수가 측면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엄 상무는 “필수의약품의 국내 생산은 어려운 수준으로, 국내 원료를 사용한 제조 비중도 1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선 원료의약품 공급을 증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례로 “원료의약품 산업에 대해 국가가 전략 대상으로 지정해 설비 설치 혹은 R&D 투자에 도움을 주는 방향을 검토할 수 있다”며 “이와 관련해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원 혹은 세액공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료의약품 생산 회사들에 대한 약가 인상 혹은 완제품 우대기간 연장, 세액공제 확대가 필요하다”며 “이런 정책적 지원으로 내수 시장을 정비해야 원료의약품 생산 확대가 가능하다”고 건의했다.

이처럼 제약계가 경제적 인센티브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정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먼저 식품의약품안전처 안영진 의약품정책과장은 규제 허들을 낮추기 위해서는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과장은 “회사들은 원료의약품과 필수의약품을 만들고 허가받는 과정에서 식약처의 허들이 높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허들을 낮추는 부분에서 중요한 것은 생산한 제품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 식약처는 업계와 함께 나아가려 한다”며 “식약처가 준비 중인 규제혁신 2.0에도 이러한 방향성을 담아내려 한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오창현 보험약제과장도 약가 인상 등의 방향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펼쳤다.

정부가 조정제도를 통해 최대한 지원하고 있지만, 가격 역전 현상 등을 막기 위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오 과장은 “2022년에 조정제도와 관련된 규정을 일부 변경했고, 이를 통해 원가 보전 등의 부분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보험약가 쪽 문제가 있다면 정부는 적극적으로 개입해 조정제도를 활용해 해소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업계에서 원료의약품 우대 방향 등을 제안했는데, 복지부도 이 부분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그러나 걱정되는 부분은 약가 가산 조건 등에 변동을 줬을 때 제네릭의약품이 오리지널의약품의 가격을 역전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실무적인 부분에서 모순될 수 있는 부분을 해결할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안을 제시할 상황은 안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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