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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 자디앙, 심부전 치료 패러다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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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 자디앙, 심부전 치료 패러다임 전환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2.07.13 0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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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박출률 보존 심부전 최초 임상적 유용성 입증...심부전 전영역 커버
국내에서도 적응증 확대...개정 가이드라인에 반영 예고

[의약뉴스]

 

자디앙이 심부전 전 분야에서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당뇨병 치료제로 시작해 심부전에 이어 신부전으로 지경을 넓혀가고 있는 SGLT-2억제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베링거인겔하임ㆍ릴리)이 국내 진료지침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당뇨병학회는 2019년, 죽상경화성심혈관질환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에서 SGLT-2 억제제를 우선 고려하도록 진료지침을 개정했다.

나아가 지난해에는 심부전이나 만성신장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도 SGLT-2 억제제를 우선 고려하도록 한 차례 더 개정, SGLT-2 억제제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이 가운데 대한심부전학회도 내주 중 진료지침 개정을 예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자디앙이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에 이어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에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터라 심부전 진료지침에서도 SGLT-2 억제제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에서는 심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HFmrEF)에서는 ARNi 등 다른 계열의약제보다 권고수준을 더 높게 부여한 바 있다.

대한심부전학회는 유럽이나 미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최신의 임상 연구 결과를 반영한다는 입장이어서 우리나라 역시 심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에서는 SGLT-2 억제제의 권고 수준이 다른 약제들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심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을 포함한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약제는 SGLT-2 억제제인 자디앙이 유일하기 때문.

▲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릴리는 12일, 자디앙의 적응증 확대를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릴리는 12일, 자디앙의 적응증 확대를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자디앙은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계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했던 EMPA-REG OUTCOME 연구에서 안전성을 넘어 오히려 심혈관계 사망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신장질환 발생 위험 등을 줄여준 것으로 나타나 심부전과 신부전 치료제로서 기대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후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EMPEROR-Reduced에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위약보다 25% 낮춰 심부전 영역으로 진출했다.

나아가 어떠한 약제도 성공하지 못했던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EMPEROR-Preserved를 진행,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21% 줄이며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 못지않은 효과를 입증해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라섰다.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자디앙의 만성심부전 관련 허가사항 중 좌심실 박출률 관련 문구를 삭제, 모든 만성심부전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을 확대했다.

현재까지 심부전 치료제 중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에서부터 좌심실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 좌심실 박출률 보존 심부전에 이르기까지 만성심부전의 모든 스펙트럼을 다 커버할 수 있는 약제는 자디앙이 유일하다.

이와 관련, 자디앙의 적응증 확대를 기념해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릴리가 12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조현재 교수는 “1980년대부터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는 줄고 있지만, 좌심실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 늘고 있다”면서 “좌심실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들은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심방세동 등 동반질환이 더 많고 스펙트럼도 넓어 치료가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좌심실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도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와 비슷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에는 동반 질환을 잘 치료하는 것 외에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윤종찬 교수는 “자디앙은 좌심실 박출량 보존 심부전 환자 대상 EMPEROR-Preserved에서도 대조군 대비 1차 평가변수 위험 감소폭이 좌심실 박출량 감소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EMPEROR-Reduced와 유사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약제 투여 후 EMPEROR-Reduced는 12일, EMPEROR-Preserved에서는 18일 만에 예후가 갈라져 2년에 가까운 추적관찰기간 동안 예후 개선 효과가 유지됐다”면서 “심부전으로 진단되면 되도록 일찍 자디앙을 투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세브란스병원 순환기내과 강석민 교수는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 노바티스)가 PARADIGM-HF 연구를 통해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에서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는데, 자디앙은 심부전 전반에서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엔트레스토는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PARADIGM-HF 연구에서 최초로 ACE억제제를 넘어서며 심부전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좌심실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PARAGON-HF에서는 1차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그나마 하위분석 중 심박출률이 일정 부분 감소한 환자들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 좌심실 박출률 경도 보전 심부전 영역을 개척하며 이와 관련한 적응증을 추가했다.

상대적으로 자디앙은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EMPEROR-Reduced에 이어 좌심실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EMPEROR-Preserved 임상에서도 성공, 엔트레스토가 시작했지만 마무리하지 못한 패러다임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EMPEROR-Preserved 역시 하위분석에서는 좌심실 박출률이 높은 환자에서는 이득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심장학회(ACC), 미국심장협회(AHA), 미국심부전협회(HFSA)는 자디앙 등 좌심식 박출량 경도 감소 심부전 환자에서 SGLT-2억제제의 권고등급을 엔트레스토보다 높게 제시했다.

1차 평가변수를 달성한 임상과 그렇지 못한 임상의 무게는 다르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조현재 교수는 “1차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하위분석에서 특정 그룹에 효과를 보였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래도 궁색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자디앙 역시 좌심실 박출률이 정상 수준에 가까운 환자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인 만큼, 이들을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조 교수의 지적이다.

또한 윤종찬 교수는 “심부전은 병태생리기전이 다양한 만큼, 약제를 하나씩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전이 다른 약제를 소량이라도 함께 쓰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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