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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경구용 GLP-1 RA 리벨서스 “확실한 게임체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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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경구용 GLP-1 RA 리벨서스 “확실한 게임체인저”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2.05.26 0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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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RA 장점 유지하면서 주사제 한계 극복
주 1회 주사제 오젬픽과 나란히 허가...선택의 폭 넓혀

[의약뉴스]

당뇨병 치료제의 게임 체인저.

노보노디스크가 2020년 미국당뇨병학회(ADA)를 뜨겁게 달궜던 세마글루티드 패밀리의 국내 허가를 획득,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4월) 28일 주 1회 제형의 주사제 오젬픽에 이어 나흘만인 2일, 세계 최초의 경구용 GLP-1 RA 리벨서스의 허가를 획득한 것.

오젬픽과 리벨서스는 지난 2020년 미국당뇨병학회 학술대회에서 SUSTAIN(오젬픽)과 PIONEER(리벨서스) 임상 시리즈를 통해 기존 치료제들을 모두 꺾으며 도장깨기를 시전한 바 있다.

이처럼 강력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젬픽과 리벨서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합산 7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여기에 더해 비만 치료제나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도 이미 허가를 받았거나 가능성을 보여주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대표 리나 아즈파 자파)은 25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두 제품의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이 오젬픽과 리벨서스의 국내 허가를 기념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영남대의대 원규장 교수(좌)와 고려대의대 김신곤 교수가 당뇨병 치료 현황과 두 약제의 임상적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이 오젬픽과 리벨서스의 국내 허가를 기념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영남대의대 원규장 교수(좌)와 고려대의대 김신곤 교수가 당뇨병 치료 현황과 두 약제의 임상적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GLP-1 RA, 혈당ㆍ혈압ㆍ체중ㆍLDL-c까지 다양한 대사 지표 개선
GLP-1 RA는 SGLT-2 억제제와 함께 당뇨병 학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어 있다. 국내외 관련 학계가 매년 두 계열의 우월성을 두고 치열하게 논쟁하는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초기에는 수십년간 2형 당뇨병의 1차 치료제로 자리를 지켜온 메트포르민을 두 약제가 대체할 수 있겠는가에서 논쟁이 출발했지만, 이제는 두 계열의 우월성을 따지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이제 당뇨병 치료에 있어 기존 치료제 대비 두 계열의 임상적 이점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는 의미다.

GLP-1 RA와 SLGT-2 억제제가 이처럼 당뇨병 치료의 근간으로 떠오른 이유는, 당뇨병의 다양한 병리 기전 가운데 어느 하나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기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이른바 ‘다면적 효과’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기자간담에 참석한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원규장 교수(현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는 “ 당뇨병은 혈당뿐 아니라 혈압이나 지질을 같이 조절해야 한다”면서 “GLP-1 유사체는 당뇨병과 관련한 여러 가지 병리학적 기전 가운데 한 두 가지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에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당뇨병 치료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했지만, 수십년간 2형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당 도달률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서 “GLP-1 RA는 SGLT-2 억제제보다 목표혈당 도달률이도 높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김신곤 교수는 “GLP-1 RA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고 (인슐린의 작용을 억제하는) 글루카곤 분비는감소시켜 혈당강하 효과를 나타내며, 부수적으로 위에서 음식물의 통과를 지연시키고 식욕 억제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복합적으로 혈당조절에 관여하며 체중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GLP-1 RA가 SGL-2 억제제보다 혈당 강하 및 체중 감량 효과에서 더 뛰어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GLP-1 RA의 혈당 강하효과가 기저인슐린보다 더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아예 인슐린보다 먼저 사용하도록 권고하는 가이드라인도 등장하고 있다.


◇주 1회 주사제 오젬픽 경쟁력 자신
이처럼 강력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GLP-1 RA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처음 출시된 GLP-1 RA는 하루에 두 번씩 주사를 통해 투약해야 해 처방하기도 어려웠고, 위장관계 이상반응도 심해 투약을 유지하는 환자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주 1회 제형의 GLP-1 유사체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티드, 릴리)가 등장한 이후 시장이 재편됐다.

주 1회 투약으로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을 뿐 아니라, 위장관계 이상반응까지 크게 줄어들면서 내약성까지 좋아져 순응도가 향상된 것.

그 결과 트루리시티는 어지간한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며 인슐린을 넘어 주사형 당뇨병 치료제 시장 1위로 올라섰다. 

오젬픽 역시 주 1회 제형의 GLP-1 RA로 한 발 먼저 시장을 선점한 트투리시티와 맞붙어야 하지만, 사측에서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임상 연구를 통해 트루리시티보다 뛰어난 혈당 강하효과를 입증했을 뿐 아니라 실제 임상 현장 보고서(Real-World Data, RWD) 연구에서도 환자들의 만족도가 더 좋았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노보 노디스크 관계자는 “한 가지 약제가 모든 환자에게 만족을 줄 수는 없는 만큼, 시장에 경쟁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환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경구제 리벨서스, GLP-1 RA의 유일한 단점 극복...공복 복용 등 한계도
SGLT-2 억제제 대비 강력한 혈당 강하효과에도 불구하고, 두 약제의 우월성을 따지는 논쟁에서 GLP-1 RA가 확고하게 우위에서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주사제라는 단점 때문이다.

2020년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도 SLGT-2 억제제와 GLP-1 RA의 자웅을 겨루는 자리가 마련됐는데, 당시 SGLT-2 억제제를 대변한 인제의대 백정현 교수는 경구제라는 장점 하나만으로도 GLP-1 RA를 앞설 수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울산의대 아우제 교수는 이 같은 공방을 두고 경구용 세마글루티드(리벨서스)가 출시되면 이 같은 논쟁이 무의미할 것이라고 언급. 눈길을 끌었다.

주요 임상에서 세마글루티드가 도장깨기에 성공하고 있는 만큼, 경구제가 출시되면 주사제라는 유일한 단점까지 무의미해진다는 의미다.

GLP-1 RA는 호르몬 제제로 위산에 분해돼 경구제로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가운데 노보노디스크는 흡수 증진 물질인 sodium N-(8-[2-hydroxybenzoyl] amino) caprylate (SNAC)을 도입, 세마글루티드에 결합해 경구제인 리벨서스를 개발했다.

주요 임상에서 리벨서스는 오젬픽과 함께 SGLT-2 억제제는 물론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DPP-4 억제제와의 비교에서도 우월한 혈당강하 및 체중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이와 관련, 김신곤 교수는 “리벨서스가 당뇨병 치료에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완전한 판도 변화가 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DPP-4 억제제보다 훨씬 강력한 약으로, 혈당 뿐 아니라 체중 감량에서도 비만 치료제가 필요하다면 이 약을 써도 되지 않을까 할 정도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사제도 주 1회 투여로 순응도를 높였지만, 주사에 대한 공포가 있는 분들도 적지 않다”면서 “주사제를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굉장히 유용한 약”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음식이나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 가능성이 있어서 갑상선 호르몬처럼 빈 속에 드셔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며 “하지만 실제 환자분들의 만족도를 조사한 연구를 보면, 혈당이 떨어지고 체중이 빠져서 만족도는 좋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시장에 충분히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수용 가능한 약가 제시할 것
오젬픽과 리벨서스에게 가장 큰 난관은 급여 등재다. 다양한 임상연구를 통해 도장깨기에 성공했다고는 하나, 같은 계열의 약제가 등재되어 있는 만큼 약가협상에서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우리나라에서 수용 가능한 선에서 협상에 임하려 한다고 전했다. 

대체 약제가 많은 만성질환 치료제인 만큼 급여 등재에 실패할 경우 사실상 시장 진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으로, 본사와 아시아태평양 지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교육ㆍ상담 가능한 환경 마련해야
한편, 원규장 교수와 김신곤 교수는 기자간담회를 빌어 한목소리로 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교육ㆍ상담료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례로 GLP-1 RA가 다양한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사제라는 한계로 널리 활용되지 못했던 이유는 약에 대한 장단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관리 방법을 설명할 동기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다양한 계열, 다양한 제형의 치료제들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의사들이 환자와 충분히 상담해 약제를 결정하고, 잘 관리할 수 있도록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면 약제에 대한 순응도가 높아지고 각 약제가 가진 장점도 최대한 살려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목표 혈당 도달률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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