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유형별 수가협상이 건보공단 이사장과 공급자단체장들의 상견례로 서막을 알렸다. 공급자단체들은 저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과 불이익을 호소하며 수가인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강도태)과 대한의사협회 등 공급자단체들은 4일 서울가든호텔에서 ‘2023년도 수가협상' 관련 건보공단 이사장과 의약단체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먼저 건보공단 측에서는 수가협상에 참여하는 의약단체장들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5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병협 윤동섭 회장과 3월부터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약사회 최광훈 회장 취임을 축하했다.
강도태 이사장은 “지난해 수가협상을 마치고 가입자, 공급자 등이 모여 만든 제도발전협의체를 중심으로 수가개선 사안을 논의한 결과, 단기적으로 SGR모형, 환산지수 개선했다”며 “중장기적으로 수가구조의 환산지수, 상대가치점수, 종별지수를 연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공단은 보장성 강화 추진과 공급자 인프로 유지를 위한 적정수가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건보공단은 가입자에겐 보장성 강화 추진과 안정적인 재정운영을, 공급자에겐 보건의료 인프라 유지를 위한 적정수가 보장이라는 큰 틀 안에서, 양면협상을 통해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단체장들의 적극적 협조로 원만한 협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공급자단체인 의약단체는 각 단체 소속 회원들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인 어필에 나섰다.
앞선 3년간 협상 결렬을 이어오다, 지난해 3.0%라는 인상률로 협상 타결한 ‘의원’ 유형을 대표해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매년 반복되는 수가협상의 문제점을 먼저 지적했다.
이 회장은 “현행 요양급여비용의 계약은 매년 재정운영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정한 밴딩 내에서 결정된다”며 “이 때문에 요양급여비용 계약은 공급자들이 분배 받는 형식적인 협상으로 변질돼, 공급자뿐만 아니라 가입자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협상 결과를 낳기 쉽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요양급여비용 계약 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건보공단에서 발주하여 진행 중인 ‘건강보험 수가구조 개편방안 연구’를 통해 요양급여비용 계약이 좀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최선을 다했기에 수가협상을 통해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회장은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이 시점, 앞으로도 의료계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건강한 보건의료 환경 구축과 신뢰 확보를 위해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의료계에 대한 합리적인 요양급여비용 책정이야말로 국민건강의 향상으로 귀결됨을 기억해달라 수년간 소리 없이 헌신해온 의료인들에게 보람과 자긍심을 돌려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협상 결렬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병원’ 유형을 대표해 참석한 대한병원협회(회장 윤동섭)는 코로나19로 인한 병원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오늘이 취임 이후 첫 공식 행사인 윤동석 회장은 “병원계는 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새로운 감염병으로 인한 환자수 감소와 감염방지를 위한 지출 증가로 경영 위기에 직면한 병원도 상당수이며 그 위기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 시점은 의료계, 정부 모두에게 코로나19 재확산을 방지하고 대응체계를 정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번 수가계약이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병원계는 진료비 증가를 기준으로 환산지수를 산정하는 수가협상에서는 정부 정책과 국민을 위한 노력이 오히려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는 게 윤 회장의 설명이다.
윤 회장은 “실제로 2021년도 병원급 의료기관의 행위 진료비 증가분의 43% 이상은 코로나19 대응으로 발생한 진료비”라며 “이것은 단순히 병원의 진료비 증가가 아니라 병원이 방역대응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이러한 병원계 노력이 올해 협상에서는 반드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회장은 지난 2013년부터 개선을 요구해온 ‘수가 역전’ 현상을 지적하며, “동일한 의료행위 임에도 동등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에 많은 병원인들이 허탈감을 느끼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병원 유형과 함께 협상 결렬된 치과계는 그동안 진행된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진료비 증가로 되려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은 “그동안 치과계는 정부 보장성 강화에 맞추다보니 진료비가 증가하다보니 불이익을 받아왔다”며 “치과계는 팬데믹 상황에서 종식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방역 최전선에서 일해 왔지만 지난해 수가협상 결과는 참담하기 그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만큼은 수가의 정상화를 바란다”며 “개원가에서는 인건비 증가, 감염방지 비용 증가, 비급여 매출 감소 등으로 회원들 사기가 최저인 상황이다. 이번 협상이 우리 회원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기를 기대하며 치과계 회원들에게 꼭 한번 보듬어 주시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1%라는 인상률로 협상에 타결한 ‘한방’을 대표해 참석한 대한한의사협회(회장 홍주의)는 국민 건강권 수호를 위해 수가협상에 그 진정성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홍주의 회장은 “의료인은 소상공인 지원에서 매번 제외됐다. 철저히 외면된 상황에서 2년간 고통의 시간을 지냈다”며 “국민이라면 코로나 연관된 모든 것을 겪었지만 배려받지 못한 한의계 현실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밝혔다.
이어 “한의계는 수가상승에 있어 전체 의료비 증가에 도달하지 못했다. 지난 상승분을 포함해 현실적 반영이 필요하다”며 “모든 건강을 의료인들 모두에게 최소한 배려를 감안해달라”고 강조했다.
약국가는 3년 연속 유형별 수가협상 1위를 기록했지만 코로나 위기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은 “코로나 40만명 일일확진자 넘어가며 약국은 처방 저지와 희생해왔다. 이제 소강상태이지만 약국 상황은 회복될 기미가 안 보인다”고 밝혔다.
약국 행위료는 4조 800억정도로 2020년 3조 9000억에 비해 조금 회복됐지만 2018년 행위료와 비슷한 상황이지만, 약국기관 수는 2018년 비해 7.7% 늘어 2만 3000여개이다. 즉, 약국전체 행위료는 4년전 수준인데 약국은 늘어나는 것.
최 회장은 “약국가가 수가협상에서 다른 유형에 비해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고 하나 행위료 점유율은 2019년 7.1% 2020년 6.6% 2021년 6.1%로 감소하고 있다”며 “아직 2022년 자료는 없지만 5% 점유율로 감소될지 심각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약국 조제료 수입은 오로지 환산지수와 처방량 자연증가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절적외래 처방조제 환자 숫자도 감소하고 거기에 장기 처방까지 늘어나게 되면서 약국행위료 점유율은 점점 축소될 수 밖에 없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