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와 한약사회간 일반의약품 공방이 공급가 공개로 확산하고 있다.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이은 법원의 재정신청 기간으로 한약사 개설 약국에 대한 제약사들의 일반의약품 공급 중단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공급가 공개로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최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약국에 공급되는 일반의약품 약 80여 종에 대한 공급가를 공개하는 글이 게재됐다.
이 글에는 ‘약국은 소매점이니 마진율이 높아서는 안 된다’ 등 약사를 비판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앞서 대한한약사회(회장 김광모) 측에서는 한약사 개설 약국에 대한 일반의약품 공급을 거부하는 제약사들에 맞서 공급가를 공개하지는 의견이 있다고 밝힌 바 있어 글의 작성자가 한약사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약사회는 현재 공급가 공개 상황을 파악 중이라면서도 만약 한약사가 관련되어 있다면 그 맥락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약사회 관계자는 “아직 회원 중 제약사의 일반의약품 공급가를 공개했다고 밝힌 사람은 없었다”면서도 “회원 중 폐업을 한 사람이 한 일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약 한약사가 이번 일반약 공급가 공개에 연관됐다면 이들이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봐야 한다”면서 “최근 지역약사회의 압박으로 일반의약품을 공급받지 못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은 한약사가 증가해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한약사들은 이런 지역약사회의 텃세에 폐업하기도 했다”며 “폐업을 한 한약사가 약사들에 대한 원망으로 모두에게 해악이 되는 공급가를 공개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약사회는 오히려 공급가 공개의 배후에 약사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한약사 개설 약국도 일반약 매출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약사는 전문의약품을 취급하지 못해 일반약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타격이 더 크다”고 밝혔다.
이어 “어쩌면 약사가 한약사인 척 이런 일을 진행했을 수 있다는 내부 의견도 있다”며 “일반약 공급 관련 논란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반면, 대한약사회(회장 김대업) 측은 일반약 공급가 공개가 ‘제 살 깎아 먹는 일'이라고 힐난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한약사회의 주장은 결국 그들이 자신들만의 가치를 창출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불법적으로 취급한 일반약에 대한 공급가를 공개하면 결국 자신들이 손해본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무리한 자해 행위”이라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지역약사회가 한약사 개설 약국을 괴롭혔다는 말은 알 수 없는 주장”이라며 “제약사들이 자체 판단해서 진행한 행위에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유통 과정이나 기타 인건비 등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공급가를 공개하며 폭리를 취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런 억지에 대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며, 비전문가가 일반약을 취급해 국민에게 위해를 줄 수 있다는 약사회 의견은 변함이 없다”고 역설했다.
오히려 그는 “이런 행위로 인해 제약사들이 한약사 개설 약국에 대한 공급을 더욱 꺼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한약사들의 명백한 자충수”라고 일침을 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