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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약사들은 대기업의 무관심에 왜 분노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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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약사들은 대기업의 무관심에 왜 분노했나
  •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 승인 2021.02.26 0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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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이 문장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나오는 유명한 말이다.

약사사회에서 최근 이 문장의 의미를 다시 떠올려야 할 사건이 화두에 올랐다. 이마트가 ‘No Pharmacy’라는 이름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상표를 등록한 것.

약사들은 이마트에 대한 항의 전화 및 반대 성명 발표에서 나아가 심지어는 ‘No Emart’라는 이름의 상표까지 등록 신청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런 약사들의 반대 움직임에 이마트 측은 ”약사를 무시하려는 의견이 아니었다"며 ”Pharmacy는 약의 의미로 사용한 것이지 약국의 의미가 아니었고, 약사들에게 오해를 산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마트의 해명 이후에도 지역약사회는 계속해서 이마트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경기도약사회는 청와대 앞 1인 시위까지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약사사회가 ‘No Pharmacy’에 꾸준한 분노를 표출하는 이유는 이마트의 해명에서 나타나듯 대기업의 약국에 대한 무관심을 읽었기 때문이라는 것.

사업을 진행하며 수많은 경우의 수를 검토하는 대기업이 약과 약국을 부정하는 문구를 사용하며 이를 단순한 오해라고 밝힌 것은 약사들에게 받아들이기 힘든 해명이었다는 것.

앞으로 진출할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대비하기 위한 상표권 등록이었기 때문이었다는 설명은 이마트가 미래를 위한 선택을 했다는 의미와 같다는 것이 약사사회의 판단이다.

이마트는 미래를 보며 나아가기 위한 선택을 했지만, 국민의 건강을 담당하는 약국과 약사들의 예상 반응을 보지 못한 것이다.

약사들이 원하는 것은 미안하다는 사과 혹은 오해였다는 해명만이 아니라는 것.

약사들은 여전히 ‘No Pharmacy’라는 상표권 등록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몰랐던 것을 새로이 알게 됐다면, 그에 맞는 행동을 책임 있게 이어가야 한다는 것.

약사사회와 이마트가 앞으로 어떤 화해의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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