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약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장기지속형 주사용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예방요법이 경구용 표준요법보다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대부분 소유한 HIV 전문기업 비브헬스케어(ViiV Healthcare)는 9일(현지시간) 독립적인 데이터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가 HPTN(HIV예방연구네트워크) 084 연구의 맹검 상태를 조기에 해제할 것을 권고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는 여성의 HIV 예방을 위해 장기지속형 주사용 카보테그라비르(cabotegravir)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고 있다.

DSMB에 의하면 사전 지정된 중간 분석 결과 카보테그라비르는 현재 여성을 위한 표준요법인 1일 1회 경구용 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푸마르산염(FTC/TDF, 제품명 트루바다) 200mg 및 300mg 대비 우수성을 입증하면서 1차 목표를 충족시켰다.

HPTN 084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7개 국가에서 3,223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여성의 HIV 예방을 위해 장기지속형 주사용 치료제를 평가한 첫 번째 연구다.

카보테그라비르를 투여 받은 여성은 FTC/TDF를 복용한 여성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이점을 얻었다. 두 치료 모두 HIV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었지만 카보테그라비르가 더 우수했다.

카보테그라비르는 노출 전 예방요법(PrEP)으로서 1일 1회 경구용 FTC/TDF보다 89%가량 더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임상시험 도중 HIV에 걸린 여성 38명 가운데 4명은 카보테그라비르 투여군, 34명은 1일 1회 경구용 FTC/TD 복용군이었다.

이는 HIV 발생률이 카보테그라비르 투여군은 0.21%, FTC/TDF 접종군은 1.79%라는 점을 의미한다.

경구용 FTC/TDF에 대한 순응도 예비 평가 결과는 이전에 유사한 집단에 대한 HIV 예방 연구에서 관찰된 것보다 더 높았다.

장기지속형 카보테그라비르와 FTC/TDF의 내약성은 양호했으며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증 또는 중증도 수준이었다.

주사부위반응 발생률은 카보테그라비르 투여군이 32%, 위약을 투여받은 FTC/TDF 복용군이 9%였다. 위장관질환, 구역 증상은 FTC/TDF 복용군에서 더 흔했다.

DSMB는 이러한 결과에 대한 검토 이후 이 임상시험의 맹검, 무작위배정 부분을 조기에 중단하고 결과를 공개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FTC/TDF 복용군은 장기지속형 카보테그라비르 치료를 제안 받을 것이며 카보테그라비르 투여군은 계속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카보테그라비르를 원하지 않는 참가자는 FTC/TDF 치료를 받을 수 있다.

HPTN 084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와 국립정신건강연구소,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비브헬스케어의 후원 하에 HIV예방연구네트워크에 의해 진행됐다.

앞서 비브헬스케어는 남성 및 트랜스젠더 여성의 HIV 예방 용도로 1일 1회 경구용 PrEP 대비 카보테그라비르의 우수성을 입증했다는 HPTN 083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비브헬스케어의 연구개발부 총괄 킴벌리 스미스 박사는 “NIH,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과 협력해 여성의 HIV 예방을 위한 중요한 연구를 수행하고 노출 전 예방요법을 위한 장기지속형 카보테그라비르의 우수한 효능을 확인하는 획기적인 결과를 제공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은 HIV 예방을 위해 보다 효과적인 선택권을 필요로 하며, 카보테그라비르가 승인될 경우 연간 투약일수를 365일에서 6일로 줄이는 옵션을 제공한다"면서 ". 또한 카보테그라비르는 개별적으로 투여할 수 있으며 여성이 성 파트너와 협상 없이 HIV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HPTN 084 결과는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HIV 예방 옵션으로서 장기지속형 카보테그라비르의 잠재력을 확인시켜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