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은 임산 34주 산모에게 불법 낙태수술을 진행하던 중,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나온 태아의 울음소리를 듣고도 태아를 숨지게 한 의사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27일 서울고등법원은 원심에서 살인죄ㆍ업무상촉탁낙태죄ㆍ사체손괴 혐의를 유죄로 판결한 것에서 업무상촉탁낙태죄만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한 것을 고려했다. 1심은 헌재에서 정한 올해 12월 31일이 도래하지 않아 아직 의사 A씨에게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2심은 헌재가 형벌 조항에 대한 위헌을 선고했을 때는 이를 소급 적용해야한다고 봤고, 그 결과 업무상촉탁낙태죄에 무죄를 선고했다.
살인죄와 사체손괴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34주가 된 산모를 제왕절개하는 경우 태아가 살아나올 수 있음을 알고도 낙태수술을 감행했다”며 “태아가 산채로 나와서 울음을 터뜨렸지만 보호조치나 진료조치 없이 플라스틱 양동이에 물담긴 곳에 아이를 넣어 살해하고 사체를 손괴했다”고 상황을 판단했다.
이어 “사람의 생명은 존엄한 인간 존재 근원이고,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라며 “산모와 모친에게 의뢰를 받았다해도 태어난 아이를 살해한 것은 살인이고,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또한 법원은 “A씨가 병원 직원들에게 허위진술 종용하고, 허위 진료기록부 작성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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