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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세계평화나 민주주의 같은 단어를 남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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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세계평화나 민주주의 같은 단어를 남발했다
  • 의약뉴스 이순 기자
  • 승인 2020.08.18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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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을 잡을 때도 그들은 빨랐다. 민족의 운명같은 것은 개나 주라고 대놓고 떠들었다. 좌익과 우익이 합치자는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들은 태생적으로 합치는 것을 싫어했다.

하나 되기보다는 분열을 원했다. 그래서 한반도가 갈라지는 것을 자신의 한 끼 굶주림만도 못하게 취급했다. 분열을 반대하는 자는 처형됐다.

그들에게 그런 권한을 준 자는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것도 누가 물어서 말썽이 날 때만 그런 변명을 했다. 대개는 물어보거나 그렇게 된 배경을 살피지 않았으므로 처형된 자들은 행방불명으로 처리되거나 객사로 기록됐다.

멀쩡하게 걸어가던 사람이 억 소리를 지르면서 딱하고 쓰러져 죽으면 십중팔구는 독립군이었다.

만주에서 혹은 간도에서 독립군과 토벌대의 싸움보다 더 많은 독립군들이 해방 조선에서 죽어 나갔다. 죽이는 것이 아주 쉬웠고 쉬운 것은 드물지 않고 자주 일어났다.

잠을 자거나 누군가 아는 사람과 이야기 하면서 밥을 먹을 때 그들은 총구를 들이대고 이름을 확인했으며 맞으면 다 먹기를 기다리지 않고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볼 일이 있거나 그냥 해방조국의 기분을 느끼기 위해 거리를 걸어가다가도 당했다. 이름을 부르고 뒤돌아 보면 죽이려던 자가 맞는 것이 확실하므로 그들은 망치로 정수를 가격했다.

급소를 맞으면 다행히 현장에서 즉사했으나 그러지 않고 설 맞으면 병원에서 실려갔다 삼 일만에 죽었다. 죽이는 자들은 자신들이 죽을 위험이 없었으므로 신이 났고 죽인 다음에는 게다가 승진하거나 돈을 벌었다.

이처럼 좋은 일은 없었다. 지시된 사항을 성실히 수행했다고 보고를 하면 지시를 내린 자는 말을 잘 하기 위해 입에 침을 바르고 이것은 애국적인 행동이라고 칭찬했다.

승진하고 돈도 벌고 애국까지 했으니 그들은 거침없었다. 그들의 양어깨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 올라갔다. 이제 토벌대들은 만주에서보다 간도에서 보다 조선땅에서 더 힘을 얻기 시작했다.

숨죽여 들어왔던 그들이 다시 세상으로 나와 활개를 쳤다. 비주류는 그들의 태생과 맞지 않았다. 그들은 언제나 밝은 곳으로 향했고 주류의 길을 걸었다. 양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그들을 막을 자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보기에 그들은 같잖은 존재들이었다. 그런데도 겸손하기보다는 뻐기고 소리 지르고 양아치처럼 건들거렸다.

완장을 찬 그들이 저쪽에서 걸어오면 사람들은 똥이라도 되는 듯 피해 다녔다. 부끄러워하기보다는 그들은 그런 것을 더 반겼다.

힘은 그런 것이었고 그 힘을 가진 자들은 그것이 없는 자들이 피하고 숨는 모습에서 힘의 위력을 느꼈다. 똥이든 된장이든 그들은 상관하지 않았다.

자부심이 하늘을 찔렀고 그 기세를 타고 그들은 나라를 하나씩 장악해 나갔다. 꼴보기 싫어 피하면 올거니 잘 됐다 하면서 급히 피하느라 미쳐 챙기지 못한 그들이 남기고간 돈 되는 것들을 남이 가져 가기전에 자신들의 몫으로 챙겼다. 알먹고 꿩먹기식이었다.

토벌대의 이익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제 그들은 재산은 이만하면 됐으니 권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들은 권력을 잡았고 잡은 권력으로 더 많은 재산을 치부했다.

일주일 연속 상한가를 치는 바이오주의 위세도 당시 귀국한 토벌대에 비유될 수 없었다.

그들은 또 한번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확인했다. 독립군 편에 서지 않고 토벌대 편에 선 것은 두고두고 가문에 회자 될 잘 된 선택이었다. 친일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칭찬받을 일이었다.

귀국한 토벌대는 무리 지어 다니면서 혹시 모를 위협에 대비했다. 독립군 잔당 가운데 일부가 술김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각자 알아서 신본보호에 만전을 기하라는 당국의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이다.

명령 따르기를 좋아하는 그들인지라 명령은 바로 실행됐다. 이 좋은 세상에서 자칫 잘못되기라도 하면 이 무슨 망신인가, 그들은 그래서 경호원을 두고 몸을 보호하면서 좋은 세상을 오래 즐기기로 작정했다.

그래서 그들이 즐기는데 도움을 주기보다는 해를 끼치려는 자나 그런 낌새가 보이는 자는 가차 없이 처단했다. 그것이 자신들을 지키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선전포고 없는 공격으로 상대가 공격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다.

이제 방해세력은 발붙일 곳이 없었다. 침을 흘리며 달려드는 하이에나 무리를 조신한 그들은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조직된 그들은 조직의 힘이 개인에 비해 얼마나 센지 하는 일마다 증명해 보였다.

해방 다음 날 조선 민중들은 단 하루만 기뻣다. 8월 17일부터 조선은 다시 미군의 지배를 받기 시작했다. 일제 식민지나 미군 지배나 그 지배를 대리하는 정권의 지배를 받는 것이나 조선 민중이 겪는 어려움은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배려를 기다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자신의 몫을 마땅히 스스로 찾아야 했는데 떡을 나눠 주기만을 기다렸다. 실수에 대한 책임은 다른 누구도 아닌 그들 스스로 져야 했다.

진주해온 미군은 말귀를 알아듣는 말 잘 듣는 인물이 필요했고 그런 인물을 꼭두각시로 내세웠다. 그래야 편했고 편한 것을 좋아하는 것은 만국의 공통된 견해였다.

힘 있는 자는 그 힘으로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었다. 세계평화나 민주주의를 위하여 같은 말은 말 그대로 추상적인 단어였다. 겉으로는 그랬으나 속은 겉과는 전혀 달랐다.

플로리다 고향이 그리운 자나 빼앗는 것이 지겨웠던 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여전히 조선에 남았다. 떠난 자들은 남은 자들을 위해 무기를 남겨 놓았다.

그들은 그것을 손에 들고 다니면서 눈을 부라렸으며 우리가 이러는 것은 질서유지를 하기 위해서라고 떠들었다. 질서는 좋은 말이었고 그것을 유지하는 것 역시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그들은 그런 형식적인 몇 개의 단어를 나열하면서 지배권을 확고히 했다.

무기를 가진 자들은 하라는 대로 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올지 협상 테이블 위에 권총을 올려놓았다. 꼭두각시 정권은 나라를 선포하고 그들이 원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토벌대들의 의견 청취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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