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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강경수술의 미래 무궁무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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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강경수술의 미래 무궁무진하죠
  • newsmp@newsmp.com
  • 승인 2011.08.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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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임신 중 갑작스런 병은 인해 아이를 포기하느냐 마느냐의 상황으로 이어지는 일이 흔했지만 산부인과 의학의 발달은 아이와 엄마 모두 무사히 살려낼 수 있게 만들고 있다.

각종 자궁질환을 앓는 여성들에게 안전한 시술을 가능하게 해준 신기술은 바로 자궁복강경시술이다. 자궁복강경 자체는 국내에 도입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점차 그 응용범위가 넓어져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시술도 가능해지는 추세이다.

자궁복강경 시술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고 있는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의 최중섭 교수를 만나보았다. 바쁜 진료 스케줄에 쫓기던 그는 저녁이 다 돼서야 겨우 시간을 낼 수 있었다.

"오늘도 16분의 환자들이 수술을 예약하고 가셨어요. 국내의 복강경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에서 시술받는 건수도 상당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1992년도에 한양대 의대를 졸업하고 수련 과정을 거쳐 2003년부터 강북삼성에 근무하고 있는 최 교수는 복강경 시술의 장점에 대해 통증이 없고 회복이 빠르다는 점을 든다. 수술 부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협착도 덜하다고 한다.

"처음에는 복강경 시술의 범위가 제한적이었어요. 하지만 수십 년간 연구와 임상을 거듭한 끝에 과거에는 고치기 힘들었던 악성 부인과 질환도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궁근종 수술 등을 복강경으로 자유롭게 하기 시작한 것은 채 10년이 안 되는 일이라고 한다. 차츰 복강경 시술은 암 같은 악성종양에도 응용이 가능해지고 있다.

"자궁관련 질환이 늘어나는 요즘 복강경 시술의 발달은 어쩌면 필연적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여성들이 많이 앓는 암에는 자궁경부암이 가장 많은데 식생활의 서구화와 초혼연령의 지연으로 자궁내막암과 난소암의 빈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실 자궁암 같은 부인과 질환은 1년에 한 번씩 정기 검진만 제대로 받으면 얼마든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병이다. 그러나 산부인과에 미혼 여성이 가기를 꺼리는 문화와 더불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 고령자 등은 검사의 필요성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다만 자기관리를 잘 하는 싱글들은 정기적으로 검사를 잘 받는 편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보통 여성들은 대학생이 되어서부터 산부인과 정기검사를 하는게 좋습니다. 성경험이 시작되면 매년 검사를 해야 합니다."

한국 여성들이 첫 성경험을 언제 겪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데이터가 나와 있지 않지만 외국의 경우 15세 경이라고 알려져 있다. 최 교수는 청소년기 여성들에게 각종 자궁질환 예방을 위해 안전한 성교육을 통해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숙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자궁경부암은 진단이 쉽고 관련 연구가 잘 되어 있는 질환입니다. 질을 통해 검사할 수 있으므로 발견도 비교적 쉽지요. 다만 난소암의 경우에는 초기 증세가 별로 없어 복수가 차고 덩어리가 만져지는 등 악화되고서야 오는 경우가 많지요."

우리나라의 자궁복강경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와 있다. 부인암 뿐만 아니라 다른 수술에 의한 합병증 등 더 복잡한 처치가 가능해진 것.

"임신 중에 맹장염에 걸리거나 혹이 생기거나 할 때도 외과와 협력해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어요. 일반 개복수술을 하게 되면 진통제를 써야 하므로 자궁수축 같은 부작용이 잘 오는데 복강경 시술은 항생제나 진통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도 되어 안전하지요."

최 교수의 명성은 이미 해외에도 알려지고 있다. 최중섭 교수는 현재 미국 부인과 내시경학회(AAGL) 상임이사로 추천돼 오는 10월 결선투표를 맞게 된다. 투표에서 당선되면 그는 한국인 최초의 1지역(한국, 일본 등 아시아와 호주, 뉴질랜드 등을 포함하는 지역) 대표로 활동하게 된다.

"제가 한 복강경 시술이 5천 케이스를 넘겼는데 언제 넘겼는지도 가물가물해요."

일과 연구에 매진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산다는 최중섭 교수. 국제 무대에서의 그의 활약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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