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5 15:41 (목)
한의약 난임치료 효과, 의ㆍ한 ‘갑론을박’
상태바
한의약 난임치료 효과, 의ㆍ한 ‘갑론을박’
  • 의약뉴스 한지호 기자
  • 승인 2019.12.26 12: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의계 “믿을 수 있다”...의계 “효용 낮아”
▲ 26일 국회에서는 ‘한의약 난임치료 연구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한의약 난임치료 연구 결과를 놓고 한의계와 의계가 충돌했다. 한의계는 신뢰할 수 있고 고무적인 결과라는 주장을, 의계는 효용성과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을 내놨다.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송파구 병, 보건복지위원),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강원 태백시ㆍ횡성군ㆍ영월군ㆍ평창군ㆍ정선군) 주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주관으로 ‘한의약 난임치료 연구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의ㆍ한의계 전문가가 한 자리에 모여 한의학적으로 접근한 난임치료 연구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첫 주제발표는 김동일 동국대 한의대 교수가 ‘한약 투여 및 침구치료의 난임치료 효과규명 임상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난임에 대한 해결책으로 한의치료를 통한 건강한 자연심신이 가능할지, 의과 난임치료와의 협력방안과 각각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효용성, 안정성, 경제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아울러 표준화, 과학화가 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온 한의난임치료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표준 한의난임치료에 대한 대규모 전향적 임상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연구팀은 표준 한의난임치료를 설정하고 임상연구약의 안전성과 효과 확인 실험 연구를 거쳐 다기관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연구 결과 14.44%가 임신을 성공했으며 7.78%는 출산에 성공한 반면 6.67%는 유산을 겪었다. 중대한 이상반응이나 임상병리검사ㆍ활력징후 이상, 기형아 출생은 없었다.

경제성 평가에서는 의과 난임시술의 경우 높은 비율로 정부지원을 받고 있으나 한의치료는 대부분 개인부담인 현실이 지적됐다. 다만 평균치료비용은 의과는 297만4000원, 한의는 85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 김동일 동국대 한의대 교수는 ‘한약 투여 및 침구치료의 난임치료 효과규명 임상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임신부가 복용해도 되는가?’라는 문제와 관련해 “한의약은 전통적 사용 경험이 누적됐고, 온경탄과 배란착상방은 한방병원에서 3년이상 200례 이상 사용된 처방으로 안전하다”고 말했다.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언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는 신약 개발 과정이 아니”라며 “기존 활용되던 한약의 객관화”라고 밝혔다.

김동일 교수는 “자연적인 임신과 인공적인 임신의 적응 대상을 확정해 건강한 임신과 출산의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한의학과 의과 협진 연구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한의계에서는 이처럼 한의약 난임치료 연구 결과를 고무적으로 바라보는 반면, 의계는 이번 연구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두 번째 발제로는 최영식 연세대 의대 교수가 ‘한의약 난임치료 연구결과에 대한 과학적 비평’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 교수는 “한방난임치료 결과를 주기별로 나눠보면 주기별 임신율은 2.06%로 이는 치료 받지 않은 원인불명 난임환자의 주기별 임신률인 2~4%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이는 과학적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기를 확대하면 한의약 난임치료를 받은 환자의 7주기 누적 임신율 14.4%와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의 6개월간 자연 임신율이 20~27%로,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와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체외수정시술과 비교하면 이 시술은 유산율 16%, 한의약 난임치료는 38.7%로 안정성 또한 체외수정시술보다 높지 않다고 꼬집었다.

중대한 이상반응과 관련해서는 “유산과 체외수정은 난임 환자에게 중요한 합병증인데 고려되지 않았다“며 ”한의 난임치료의 안전성에 대한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영식 교수는 “한의약 난임치료의 효과와 안정성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 노고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면서도 “현재 연구결과로써는 한의약 난임치료가 효과적이지 않고 안전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최영식 연세대 의대 교수는 “현재 연구결과로써는 한의약 난임치료가 효과적이지 않고 안전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는 의ㆍ한의 학계와 의ㆍ한의사들이 자리한 가운데 이번 연구의 결과와 관련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류상우 차의과대학교 교수는 “한의 치료를 진행한 7개월 간 인공수정을 진행했다면 2~3차례를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효용성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점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진무 교수는 경희대학교 한의대 교수는 “한의약 난임치료는 주기당 치료로 보기보다는 오랜 기간 임신을 할 수 있는 심신을 만드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면서 “의학과 기간 대비 효용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론했다.

조준영 꽃마을한방병원 원장은 “이번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대부분 연령이 높고 임신 실패 경험이 평균적으로 더 높았다”며 “일반적인 난임 환자들의 자연임신율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원장은 “이번 연구가 근거가 부족한 것은 맞다”면서도 “좀 더 좋은 연구가 될 수 있도록 의계에서도 도움을 주시고 협력을 해주면 감사하겠다”고 호소했다.

이중엽 함춘여성의원 원장은 “연구 결과를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려고 하면 끝이 없다”며 “연구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비교할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 내용과 관련해 김동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논란이 된 것이 있으나 향후 식약처와 협력을 통해 재현연구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끝내 양 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 한 채 끝났다. 한의계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앞으로 연구를 더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의계는 연구 결과의 효용성이 적고 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