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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26 00:17 (금)
정관헌과 고종의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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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헌과 고종의 커피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9.12.26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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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궁궐은 사시사철 아름답다. 비록 힘이 약해 외세에 나라를 뺏기고 어려움에 처했으나 궁궐을 남겨 후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덕수궁은 낙엽지는 가을도 좋고 겨울에도 가볼 만하다. 도심의 소음을 피해 조용히 궁내를 돌아보면 세상 시름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발걸음은 어느새 정관헌에 다다른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고 나무들이 무성해 골치 아픈 정사를 떠나 잠시 머리를 식히기에 안성 맞춤한 공간이다. 기와집 비슷하나 아니고 양식 건물 같으나 아닌 둘이 혼합된 건축이 한 눈에도 관심을 끈다.

▲ 정관헌의 자태가 아름답다. 조선식과 양식이 혼합된 이 건물은 궁의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아래를 내려다 보기에 적당하다. 이 곳에서 고종은 커피를 마시고 연회를 즐겼다고 한다. 쓰러져 가는 나라를 세우기 위해 노심초사했을 왕은 커피를 마시면서 어떤 대책을 강구했을까.

1900년 경 러시아인이 설계한 이 건물은 조선과 양식이 혼합된 양관의 일종이라고 한다. 내부 공간은 줄지어 늘어선 로마네스크식의 대리석이 감싸고 있으며 베란다는 동남서 세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

기둥 위쪽을 자세히 보면 청룡, 황룡, 박쥐, 꽃병 등 한국의 전통 문양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에서 고종이 커피를 즐겼다고 한다. 지금이야 커피가 대중 음료로 사랑을 받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왕정도 돼야 커피에 접근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왕은 쓰러져 가는 국운을 한탄하면서 국력을 회복할 묘책으로 괴로워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신 커피는 달콤했을까, 아니면 쓰디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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