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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24 10:51 (수)
펜벤다졸 논란 3주, 동물약 품절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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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벤다졸 논란 3주, 동물약 품절 지속
  • 의약뉴스 김홍진 기자
  • 승인 2019.09.28 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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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계 “근거 없는 치료법" 지적..."지켜볼 수 없어”

불과 3주 전,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하나가 대한민국 말기 암 환자들과 보건의료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강아지 구충제 펜벤다졸(fenbendazole)제제가 말기 암을 치료한다는 것이었다. 해당 동영상은 업로드 3주 만에 187만 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 아마존에서 판매중인 펜벤다졸 제제 의약품 일부.

영상 섬네일에는 한 외국인이 등장해 있고 ‘말기암 4기(폐암, 췌장암, 위암, 간암, 뼈전이)’, ‘강아지 구충제 복용’, ‘암 완전관해(암세포 소멸)’등 자극적인 문구가 달렸다.

내용은 단순했다. 말기 암 판정을 받은 남성이 수의사의 권유로 펜벤다졸을 복용, 3개월 후 완치됐다는 것. 해당 내용은 지난 4월 영국 대중 매체에서 처음 등장했고, 이후 한국 유튜브 채널 중 하나가 이 같은 영상을 업로드 하면서 국내에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이후 지금까지 동물약품이 품절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지속됐으며, 보건당국과 보건의료인들의 경고 속에서도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펜벤다졸 구매는 이어졌다. 심지어 일부 웹사이트와 SNS에서는 펜벤다졸의 근거 없는 ‘올바른 복용법’이 소개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연예인 A씨가 주변 권유를 받아들여 해당 동물약 복용을 시작한다고 알리기도 했다.

죽음을 직면한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의학적 근거는 중요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다만 이 사태가 보여주는 것은 비단 암 환자들의 간절함만이 아닌 현대 보건의료 범위 안에서 최선을 모색하는 보건의료인 및 보건당국과 돈ㆍ시간을 쏟아 붓는데 차도를 보이지 않는 환자들 간 불신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

▲ 아마존에서 판매중인 펜벤다졸 제제 의약품 일부.

전문가에 따르면 펜벤다졸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의학적 근거를 찾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것은 시험관 속 세포 실험이었고, 해당 실험에서 비슷한 효과를 내는 약물은 현재도 수천 가지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이 전문가는 말기 암 환자에게 부작용을 운운하는 것은 어찌 보면 모순일 수 있으나 현대 의학이 환자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 한들, 근거가 전무한 치료법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보건당국과 보건의료계는 펜벤다졸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며 복용 중단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는 ‘펜벤다졸’을 절대로 복용해서는 안되며, 의약품 복용은 반드시 의사ㆍ약사와의 상담을 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한약사회(회장 김대업)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약사회는 말기 암 환자들에게 치유 목적으로 동물약을 구입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권고하며 동물약국 약사들에게 허가된 용법ㆍ용량외 의약품을 판매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번 펜벤다졸 사건에 대해 일부 환자들과 단체는 ‘저렴한 가격의 약물로 암 치료를 막기 위해 일부 보건의료집단과 제약사들이 펜벤다졸 연구 결과를 은폐하고 있는 것’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는 “만에 하나 해당 약품이 효능이 있다고 한다면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을 것”이라며 “말기 암 환자 여러분들은 최후의 수단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최소한의 의학적 근거가 마련된 방안을 시도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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