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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24 18:59 (수)
위산분비억제제 PPI, 장기 사용시 심각한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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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분비억제제 PPI, 장기 사용시 심각한 위험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9.06.0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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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신장질환·위암과 연관...사망 위험 높여

속쓰림, 궤양, 위식도역류질환 치료를 위해 흔히 사용되는 의약품이 장기 사용 시 심장병 및 신장질환, 위암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의과대학과 세인트루이스 퇴역군인 건강관리시스템의 연구진은 프로톤펌프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의 장기적인 사용이 치명적인 심혈관질환, 만성신장질환, 상부위장관암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또한 연구진은 PPI를 낮은 용량으로 복용하더라도 사용 기간에 따라 이러한 위험이 증가한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자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의학저널(BMJ) 온라인에 게재됐다.

연구 책임저자인 지야드 알-알리(Ziyad Al-Aly) 조교수는 “PPI를 수개월 동안 또는 수년간 복용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며 “이제 장기적인 PPI 사용과 연관된 건강 상태를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시판되는 PPI 계열 의약품으로는 란소프라졸(Lansoprazole), 오메프라졸(omeprazole), 넥시움(Nexium, 에스오메프라졸), 판토프라졸(Pantoprazole) 등이 있다.

이 연구진은 미국 재향군인회에 의해 관리되는 데이터베이스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의무기록을 조사했다.

2002년 7월부터 2004년 6월까지 수집된 자료를 조사한 결과 PPI를 새로 처방받은 사람 15만7625명과 다른 계열의 위산억제제인 H2차단제를 새로 처방받은 사람 5만6842명이 확인됐다. 이들은 대부분 65세 이상의 백인 남성이었으며, 최대 10년 동안 추적됐다.

연구 결과 PPI 그룹의 사망 위험이 H2차단제 그룹과 비교했을 때 17%가량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장기 PPI 사용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는 1000명당 45명으로 추산됐다.

PPI 그룹의 1000명당 사망률은 387명, H2차단제 그룹의 1000명당 사망률은 342명이었다. 알-알리 조교수는 “PPI를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사람이 수백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매년 수천 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PPI 사용과 연관된 사망은 심혈관질환, 만성신장질환, 상부위장관암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PPI 복용자 중 1000명당 15명이 심장질환, 1000명당 4명이 만성신장질환, 1000명당 2명이 위암으로 초과 사망했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PPI 그룹이 88명, H2차단제 그룹이 73명, 위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PPI 그룹이 6명, H2차단제 그룹이 4명, 만성신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PPI 그룹이 8명, H2차단제 그룹이 4명이었다.

연구진이 조사한 자료에는 환자들이 PPI를 처방받은 이유가 포함돼 있지 않지만 PPI를 복용한 사람 중 절반 이상은 의학적 필요 없이 복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그룹에서는 PPI 관련 사망이 더 흔했다. 알-알리는 “PPI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복용하는 사람들이 심각한 위험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남용은 해로울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이 연구에서 PPI 사용자 중 80% 이상은 일반의약품에 들어있는 용량과 동등한 낮은 용량의 처방의약품을 복용했다고 한다. 이는 이러한 위험성이 처방용 PPI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으며 일반의약품에 들어있는 용량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 연구 자료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알-알리는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는 PPI에 건강 위험성에 대한 보다 명확한 경고가 표기돼야 하며 일반적인 복용기간인 14일을 초과하지 않도록 사용기간을 제한하는 경고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PPI와 관련된 부작용을 계속 연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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