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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병원 포기한 서울백병원에 전공의들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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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병원 포기한 서울백병원에 전공의들 ‘당혹’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3.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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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전공의 불이익 없도록 ...모든 수단 통해 지원할 것”
 

인제대서울백병원이 수련병원 자격을 포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수련 중이던 전공의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제대서울백병원 전공의협의회는 최근 병원으로부터 수련병원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며 의료계에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학교법인 인제학원(이사장 이순형)은 그동안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 온 인제대서울백병원에 지속적인 실적 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병원이 제시한 안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고 여겨 결국 서울백병원의 수련병원 지위를 포기하고 소규모 수술 등 소위 ‘수입이 되는 과목’만 운영,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백병원 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이미 이와 같은 논의가 상당 기간 진행돼왔지만 극소수의 이사회 구성원 중심으로만 추진되면서 수련 당사자인 전공의들에겐 공유되지 못했다. 

수련병원 포기와 같은 병원의 절박한 상황이나 이동수련 등의 향후 대책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는 소식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일부 지도전문의들이 지나친 처사라며 전공의들의 보호책 마련을 요구했음에도 이사회는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며 일축하고 이달 초 교수와 전공의들에게 수련병원 자격 포기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다.

이와 함께 병원 이사회는 수련병원 포기를 위해 27일부터 시작된 2020년도 수련병원 지정 신청에서 레지던트 1년차 정원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전공의협의회에 통보했다. 

이에 전공의협의회가 이동수련 등 기존 레지던트의 보호 방안을 묻자 “정해진 것 없다. 당장 내쫓지는 않겠지만 1년차 모집도 안 할 것이니 알아서 하라”는 식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사회는 전공의 교육수련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을 인지하고도 2019년도 인제대서울백병원 신규 전공의 모집을 강행, 인턴과 레지던트 1년차를 예정대로 선발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서울백병원에서 레지던트 수련까지 이어갈 계획으로 지원한 신규 인턴들은 새내기 의사로 첫발을 뗀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닥친 직장이 없어질 위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규 인턴들은 전체 투표를 통해 병원 측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27일 파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승우)는 전공의들이 성실히 수련 중이던 병원이 영문도 모른 채 통째로 사라져버리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이들의 보호 방안 마련에 돌입했다. 

이승우 회장은 “이미 스스로 신뢰받기를 포기한 병원에 극적으로 전공의들이 남을 수 있게 된다 한들 제대로 된 교육수련이 이루어지겠느냐”며 “이사회 측이 이번 사태를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신규 인턴과 레지던트를 포함한 서울백병원 전공의 42명 전원에 대해 당장 오늘부터라도 이동수련 절차를 개시, 차기 년도 레지던트 지원과 향후 수련에서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방법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런 비극이 연초에 발생했고 전공의들이 용기 내 외부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마지막 한 명의 전공의까지 보다 나은 수련환경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대전협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대전협 성명서 전문이다.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순형 이사장은 전공의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서울백병원은 즉각적인 전공의 이동수련에 조건 없이 협조하라

지난 3월 초,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던 서울백병원을 회생시키기 위해 교육수련병원 지위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밝혀졌다. 

서울백병원의 경영 악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으며 그들이 소위 ‘자구책’이라고 둘러대는 수련병원 포기는 지난 수개월에 걸쳐 이사회 경영진들 간의 밀실 논의를 통해 추진되어왔다는 추악한 사실 또한 명명백백히 드러났다. 

국민건강보험을 무기로 사실상의 관치의료를 휘둘러대면서도 현재와 미래의 국민 건강을 책임질 전공의들의 교육과 수련을 위한 지원 호소에는 민간의 영역이라며 철저한 선 긋기에 나서는 정부의 무관심 가운데 지금도 고군분투 중인 일선 수련병원과 수련기관의 고충은 대한민국의 의사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백병원 경영진은 그동안 이루어진 일련의 논의과정에서 당사자인 전공의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거나 의견을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며, 일선에서 교육수련을 책임지고 있는 지도전문의들의 진심 어린 재고 요청을 철저히 무시하고 꽁꽁 숨긴 것만으로도 모자라, 심지어 올해 2019년도 신규 인턴과 레지던트를 모집하는 후안무치함까지 보였다. 

그러더니 돌연 태도를 바꾸어 수련병원 자격 포기의 일환으로 다음 달 초에 있을 2020년도 전공의 정원 신청에서 1년차 레지던트 정원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일방적으로 공표하였다. 이에 따라 소중한 꿈을 안고 이제 막 수련을 시작한 11명의 새내기 의사들은 당장 인턴 수련을 마치고 난 이후가 막막해졌으며, 각 전문과목을 수련 중이던 기존의 레지던트들은 더 이상의 레지던트 충원은 없을 것이니 알아서 하라는 경영진의 날벼락 같은 통보에 할 말을 잃었다.

병원에 대한 주인의식과 내 손에 맡겨진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 하나만으로 젊음을 바쳐 날밤을 지새운 전공의들을 아무런 대책 없이 귀찮은 혹 떼듯 손쉽게 내팽개치는 서울 백병원의 작태에 우리는 분기탱천하는 한편, 이들에게 지역주민의 건강을 수호할 역량은 남아있을지, 아니 그러한 의지가 애당초 있었던 것인지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 

관계 당국은 의료인 교육이 갖는 막중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스스로 수련병원을 포기하겠다며 보여주기식 면피에 나서기 이전에 선제적으로 수련병원의 자격을 박탈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철퇴 응징함으로써 신성한 대한민국 의료인 교육 현장에 다시는 이런 악질의 수련기관이 감히 자리 잡을 엄두조차 낼 수 없도록 전공의 교육수련의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 

이들의 일탈을 방조하는 것은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양질의 교육수련환경 마련과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도입을 위한 논의를 더디게 할 뿐이다.

또한 서울백병원은 기만과 농락으로 인해 취업 사기에 버금가는 피해를 본 신규 인턴과 1년차 레지던트를 포함해 현재 수련 중인 42명의 전공의 전원에 대한 즉각적인 이동수련안 마련에 조건없이 나설 것을 촉구한다. 

우리 대한민국의 전공의들은 영문도 모른 채 젊은 날의 꿈이 산산조각 날 위기에 처한 42명의 서울 백병원 전공의가 느낄 애끊는 비참함에 함께 분개한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번 사태 피해자 전공의들의 이동수련이 하루빨리 완료되어 피해를 최소화하고 조속히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우리 동료를 끝까지 지키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2019년 3월 28일
대한전공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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