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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의 안정이 그를 그런 상태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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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9.02.11  10: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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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굳이 리처드를 오대호 연안으로 끌고 온 것은 어떤 분명한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희미하게 남아 있었던 기억의 한 자락이 그렇게 했다는 것을 그녀는 나중에 알았을 뿐이다.

그들은 언 호수를 바라보고 그녀가 남편과 그랬던 것처럼 학교 기숙사 주변을 어슬렁 거리다가 학생식당에서 커피를 먹고 학생들 틈에 끼어서 식사를 했다.

어두워서야 그들은 밖으로 나왔다. 그때처럼 기숙사에서 밤을 지샐수는 없었다. 시카코의 야경은 눈부셨다. 대도시가 그렇듯이 고층건물과 정돈된 거리와 화려한 조명이 두 사람의 발길을 끌었다.

그녀는 리처드가 자신과 밤을 세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아직 거기에 대해서는 확고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어떤 것이 좋은지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후에 가져올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주변의 한 호텔로 들어갔다. 피곤하기도 했고 달리 할 일도 없었다.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았기에 리처드는 먼저 방이 있는지부터 물었고 그다음에는 룸 두 개를 주문했다. 흑인과 동양 여인을 힐끔 보았던 종업원은 이내 관심을 다른데 두고 카드 두 장을 내밀었다.

리처드가 준 카드를 받아 들고 그녀는 쓸데없는 고민을 한 자신이 우스워 그를 보고 조금 웃었다. 리처드도 마주 웃었다.

호텔은 오래됐으나 깔끔했고 세련됐으며 누워서 자기에 만족스러웠다. 그들은 룸에 올라가기 전에 로비에서 내일 일어날 시간과 아침 식사후 떠날 곳을 미리 상의했다.

그리고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밤은 깊지 않았다. 10시가 조금 넘었을 뿐이었다. 한국 시간과 시차를 감안 해도 남편에게 전화를 한다고 해도 이상할게 없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부인이 남편에게 전화하는데 시간을 따질 필요는 없었다. 남편은 바로 전화를 받았고 목소리는 힘이 넘쳐났다.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심신의 안정이 그를 그런 상태로 만들어 놓았다.

그녀도 그와 마찬가지로 하는 일이 만족스럽고 지금 상태도 행복했으므로 전화기 너머의 남편과 마찬가지로 활기찬 목소리로 응대했다.

그녀는 그가 올지 내가 갈지를 물어보려고 했으나 그가 먼저 말했다. 동료들이 한 지난해 투표결과 쓰레기 청소부 최우수상으로 선정했기 때문에 일주일의 휴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녀가 있는 뉴욕으로 일주일 후에 와도 되는지 물었고 그녀는 당연히 좋다고 대답했다.

남편이 아내가 있는 곳을 찾아오는 것을 허락 받을 필요는 없었으나 그는 매사에 신중했다. 그녀는 그런 남편이 이상하기도 했으나 미리 약속을 하는 문화에 익숙했던 터라 이내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만남을 기다리니 오늘 밤이 아주 편안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런데 전화를 끊자마자 핸드폰이 아닌 룸의 전화기가 울렸다. 리처드였다. 아직 자고 있지 않으면 로비에서 술한 잔 하는 것은 어떠냐고 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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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bgusp@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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