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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사망 사건 유가족 호소에 의협 "반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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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사망 사건 유가족 호소에 의협 "반성해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1.16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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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직업적 소명의식이 결여 지적…최선의 진료 위한 노력 필요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들의 유족 대표가 “의료계의 큰 문제는 저수가 등이 아닌 의료인의 직업의식 결여”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의료계 일각에서 “의료계는 반성해야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15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과 관련 의료진에 대한 7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는 사건 당시 수사를 맡았던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관 A씨, 이대목동병원 QPS센터 직원 B씨, 사망한 환아들의 유족 대표 C씨였다.

이날 양형심문에 출석한 C씨는 유족 대표로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하자 “피고인들의 주장 중 2가지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건과 관련해 수많은 의료단체들이 성명을 냈는데, 성명 마지막에는 그동안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의료진이라는 말이 들어갔다. 아마 최종 변론에서도 이 말이 들어갈 거 같은데, 의료진은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돌보지 않았디”며 “아이들에게 심정지가 왔을 때 CPR한 것은 최선을 다했지만, CPR에 최선을 다했다고 의료행위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해선 안 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신생아중환자실 아이들 중 10명이 넘는 아이들이 로타 바이러스에 걸렸는데 부모에게 고지하지 않았고, 심지어 사망한 아이 중 한 명은 로타 바이러스 확진까지 받았는데 고지는 고사하고 격리조차 안했다”며 “우리 아이는 상온에 보관하던 스모프리피드 중 가장 오래된 것을 맞은 걸로 알고 있다. 집에서 아이에게 먹이는 음식도 그렇게 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선을 다했다는 주장은 도덕적인 책임지지 않겠다는 말로만 들린다는 게 C씨의 주장이다. 아이 4명이 사망했는데 간호사는 간호사대로, 전공의는 전공의대로, 주치의는 주치의대로 책임지려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C씨는 “피고인들뿐만 아니라 의사단체의 주장에 상처를 받았다. 그분들은 의료계의 문제가 저수가, 여러 가지 인적, 물적 자원 부족이라고 하는데 의료인의 직업적 소명의식이 결여된 것이 가장 큰 의료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 아이의 생명을 대가로 치르고 나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며 “잘못된 관행을 근절하고 합리적인 의료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은 의료계가 책임을 인정하는 거라 본다. 아이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유족 대표의 지적에 대해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료계는 피해의식에 젖어 있지 말고 반성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사들이 그동안 정부의 부당한 정책들로 인한 피해의식이 있어 현실을 제대로 못 보는 측면이 있다”며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을 상황을 전체 의료계로 확대할 수 없지만 이는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계가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가 주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나도 사건 당시에는 의료 현실이 이래서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이 더 강했던 거 같다”며 “하지만 이런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서는 제대로 된 개선을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일수록 냉정하게 사안을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사망한 환아들의 유족들에겐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의료계도 피해의식에 젖어 방어 논리만 펼치지 말고, 의사들이 최선의 진료를 하기 위한 근본적인 노력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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