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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마음이 이들의 마음속으로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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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마음이 이들의 마음속으로 파고들었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9.01.15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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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스티로폼이 사라진 시장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지난번과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일부 언론은  곧 나라가 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1면이 이런 내용으로 도배를 했다면 그 다음면은 환경재앙으로 시름하고 있는 스피로폼이 떠다니는 해변을 살리자는 캠페인을 비중있게 다뤘다.

모순이었지만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했다. 1면에서 분노한 사람들은 2면에서 역시 분노를 쏟아냈다.

나라가 이렇게 환경에 무지해서야 되겠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자신들이 방금 1면에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스티로폼 공장을 대대적으로 지어야 한다고 찬성한 것은 금세 잊어 버렸다.

경제는 성장하고 싶고 환경도 깨끗한 곳에 살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둘이 같이 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풍요로움을 택하면 그 만큼 국민들이 마셔야 하는 오염은 늘어났다.

잘 먹고 잘 살면서 깨끗한 공기까지 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 모든 산천에 공장을 짓고 석탄발전소를 신규로 33기나 더 가동하면서 하늘이 맑기를 바랄수는 없었다.

하지만 여론은 조변석개로 변했다. 하늘이 흐리면 살 수 없다고 정부를 성토했다. 경기가 조금이라도 나쁘면 석탁발전소를 더 지으라고 아우성쳤다. 발전소 하나에 수 백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언론들은 열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스티로폼이 사라지자 호들갑 떨던 언론들은 불난 집에 부채를 들고 나타났다. 국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었다. 가볍고 이동이 간편하고 보관에 용이한 그것이 사라지자 새로운 것으로 대체할 것이 마땅치 않았다.

그리고 연관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실직자들이 나타났다. 그렇지만 이것은 절대자가 한 일이었다. 지금 당장은 불편해도 그것이 인류를 위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절대자의 결정은 하느님의 계시만큼이나 호응을 얻었다.

일부는 비록 소수이기는 했지만 지난 번에 사라졌을 때도 참았고 별 문제 없었으니 이번에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 질 것이라고 반대자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그들은 당장 편한 것이 좋았으므로 이런 말은 씨도 먹히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는 공장을 다시 세우고 스티로폼을 생산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 공장은 어찌된 일인지 곧 망했다.

그리고 그 곳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그녀의 남편처럼 모두 쓰레기 청소부원으로 발탁됐다. 그들은 해변은 물론 고속도로나 국도변의 쓰레기를 치우고 도시의 구석진 곳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처음 그들은  남편처럼 불만을 쏟아 냈으나 곧 그 일에 만족하면서 천직으로 여겼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쓰레기를 생산하는 일을 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했다.

그들은 쓰레기 치우는 일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일이라고 여겼다. 아프리카 깊은 오지에서 전염병에 죽어 가면서도 원주민의 건강을 챙겼던 슈바이처와 같은 마음이 이들의 가슴속으로 파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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