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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회원공감 얻어야 집회 성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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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회원공감 얻어야 집회 성공 가능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07.1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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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를 보면 ‘양치기소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양을 치던 중 너무 심심해 장난으로 늑대가 나타났다고 두 번이나 거짓말을 했고, 나중에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아 양들을 다 잃었다는 이야기다.

최근 대한의사협회의 행보를 보면 양치기소년의 교훈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의협은 의료정책의 부당성, 불합리한 법안 등에 반발해 대정부집회를 수차례 진행했다.

청와대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앞에서 벌인 작은 집회 혹은 기자회견부터 대한문 앞 광장에서 진행한 전국의사총궐기대회까지 크고 작은 집회를 진행하며 강경한 대정부투쟁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크고 작은 집회를 벌일 때마다 의협은 집회 참여자 수를 부풀리고 있다.

실제로 의협은 지난해 12월 대한문 앞 광장에서 열린 제1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3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지만 경찰 추계는 1만명으로 3배나 차이났다. 지난 5월 열린 두 번째 총궐기대회에도 마찬가지로, 경찰은 1만여명이 참석했다고 추계했지만 의협은 이보다 5배나 많은 5만 1000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경찰청 앞에서 진행한 ‘의료기관내 폭력 근절 범의료계 규탄대회도 마찬가지였다. 규탄대회 참석 인원에 대해 경찰 추계는 400여명, 의협 추계는 800여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집회 참여자가 많을수록 사회적 이슈가 되기에 주최 측과 경찰 추산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최소 2배 이상으로 부풀리는 의협의 추계는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너무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집회 참여자 부풀리기를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한다면 이솝우화에 나온 거짓말쟁인 양치기소년과 의협이 다를 게 무엇이 있을까?

집회 참여율이 저조하다면 이에 대한 반성과 회원 참여를 독려할 수단을 찾는 게 먼저지, 눈가리고 아웅 식으로 참여자 인원을 부풀리는 건 의협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최근 의협이 추진한 집회에 대한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멀리 갈 것도 없이 집회를 여는 이유에 대한 회원 공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집회는 공허한 울림에 불과할 뿐이다.

회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무작정 집회만 열고, 저조한 참여율 감추려고 참여인원 부풀리기에만 치중한다면, 어느 국민이 의협의 전문가로서의 지위를 인정할까? 전문가로서 의협이 추구해야할 가장 중요한 건 집회나 참석 인원 부풀리기가 아닌 의협의 권위와 발언에 대한 신뢰를 국민이 인정해주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은 진리는 거짓말을 하면 할수록 모든 이들의 신뢰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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