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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의사로 살고 싶었던 한 의사의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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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의사로 살고 싶었던 한 의사의 자살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03.17 18: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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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사회서 정치문제·유령수술 등 내부고발…의협, 애도 표해

‘보통 착한 의사로 살고 싶었지만 세상이 허락하지 않았다’는 유서를 남긴 채 한 성형외과 전문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해당 의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의사사회의 정치문제, 유령수술 등 내부고발을 담은 유서를 남겼다.
 
17일 오전 성형외과 전문의 A씨가 블로그에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동훈 후보가 A씨의 블로그를 확인하고, 이 사실을 김숙희 후보에게 알렸고 A씨와 같은 의대 동문인 김 후보가 신원 및 소재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망자로 신고된 것으로 강남경찰서로부터 확인했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대학병원의 시스템적 한계, 의사사회서 정치적 문제, 양심을 속이는 유령수술 등에 대한 내부고발이 담겨져 있었는데, “의료의 본질은 왜곡됐다”며 밝힌 내부고발이 사회에 작은 주춧돌 되기를 희망했다.

A씨는 자신을 목 디스크 수술을 받은 장애의사라고 표현했다. A씨는 “수차례 목 디스크 수술을 받았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의학의 한계를 몸소 체험했다”며 “P병원에서 근무당시 병가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죄인 취급을 받고 결국 쫓겨났고, 미용성형이 아닌 재건을 좋아했던 자신은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수술 이후 모 대학병원에 재취업해 죽을 각오로 일해 나의 진료수익이 증가되자 오히려 주임교수의 경계대상이 됐다”며 “주임교수는 심지어 인턴, 전공의 인력도 내주지 않아 결국 피해는 환자에게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특히 주임교수는 전공의에게 주어지는 격려금을 뺏거나 논문을 작성하라고 압박해 자신의 업적으로 만들었고, 양방수술을 원칙으로 공장 식으로 운영해 왔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교수가 자신이 싫어하는 전공의에게는 졸업에 필요한 논문을 도와주지 않고 자신의 연구성과를 위해 괴롭히는 경우가 있다. 주임교수도 그런 인물이었다”라며 “매우 극소수의 교수들은 이런 식으로 전공의를 착취하고 통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거의 일년을 일년차 전공의일부터 수술, 교수일까지 오더 챠트 수술 기록쓰고 마취를 위한 피검사까지 모두 확인하는 등 모든 것을 직접해야 했다”며 “제 진심을 알고 화해하길 바랬지만 불가능했고, 병원의 공식 화해 권고나 사과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직 자신의 성을 지키지 위해 저를 몰아내려고만 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견디다 못한 A씨는 사표를 내고 개원을 했지만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겨우 한 의원에 취업에 성공했지만 이마저도 문제가 있었다. 취업한 의원이 ‘유령수술’로 운영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내와 아이를 살리고, (자신이)아파서 쌓인 빚을 갚으려면 일을 해야했지만 비윤리적 불법행위에 내가 살아온 의사인생을 송두리째 버리기는 싫었다”며 “직업을 유지하고자 환자에게 나쁜 짓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A씨는 “저수가로 인한 이러한 미용성형의 덤핑, 공장식 병원 운영, 유령수술, 허위광고, 성형의 가벼움, 아름다움의 본질 왜곡 등이 악순환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의료를 경기하게 만든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잘것없는 초라한 의사지만 내가 겪은 이 모든 비윤리적, 비도덕적, 불법의료의 문제, 미용성형 시장과 의료시스템의 파탄, 대학병원의 교수의 자질 문제, 장애인에 대한 처우 문제 등을 그냥 두고 말없이 방조하며 떠나기는 싫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사회에 더 이상 나같은 일이 없기를 바라는 이유에서 환자의 괴로움을 의사들이 진심으로 이해해 주고, 한국의 의료가 정상화가 되길 바란다”며 “전공의 수련제도가 나아지고 환자들이 미용성형 수술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말기를, 대부분의 선한 많은 의사들과 환자분도 모두 진정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을 접한 대한의사협회는 애도의 뜻을 표하며 A씨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진상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의협 김주현 기획이사겸대변인은 “A씨의 안타까운 소식에 협회는 애도를 표한다. 협회를 대표해 추무진 회장이 조문을 할 예정”이라며 “A씨가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협회는 진상파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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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2018-03-19 21:49:46
학생들을 가르치고 환자를 치료하는 의대교수안에서 왕따나 불법의료행위들..어이가 없네요!!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간 해당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