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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효화된 치협회장 선거, 이유는 ‘문자투표’“투표과정 부실”...협회 “전 회장·선관위에 책임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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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8.02.07  06: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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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 역사상 첫 직선제로 선출된 협회장이 법원의 판결로 인해 자리에서 물러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 같은 선고가 내려진 배경에는 선거 과정의 ‘부정’이 아닌 투표 과정의 ‘부실’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지난 1일 치과의사 김 모 씨 등 5명이 대한치과의사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선거무효확인 소송에서 “제30대 치협회장 선거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번 판결로 임기 1년도 되지 않아 큰 위기를 맞은 김철수 회장(사진)은 판결에 대한 항소를 선택하지 않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김 회장은 지난 5일 항소포기와 재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선고 이후 판결문을 입수해 세밀히 분석했고 지부장들, 감사, 의장단, 유관단체는 물론, 소송단의 물밑 정서까지 확인하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회원들의 의견을 확인했다. 확인 결과, 전임 집행부선관위의 부실한 선거관리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도대체 어떤 부실한 선거관리가 있었는지, 치과의사 5명이 치협을 상대로 제기한 선거무효확인소송의 판결문을 입수,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제30대 협회장 선거 과정은?
치협의 회장 선거는 여러 차례 변화를 겪으며 현재의 직선제로 정착됐다. 지난 2014년에 진행된 제29대 회장선거에서 선거인 10인당 1명을 무작위로 선출해 이들이 투표를 하는 ‘선거인단’ 제도를 도입했고 그 결과 현재 최남섭 회장이 당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과계 내부서 직선제에 대한 요구가 계속됐고 2015년 초부터 18개 시·도 지부 법제이사를 위원으로 ‘선거제도개선특별위원회’ 구성하며 현실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 특위는 로드맵에 맞춰 운영하면서 지난 ‘SIDEX’, ‘WEDEX’, ‘YESDEX’에서 회원 여론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토대로 직선제로 정관 개정을 추진했지만 차기 선거에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현직 부회장이 위원장으로 재임하고 있어, 2015년 12월 한차례 이름을 바꿔 ‘직선제 준비위원회’로 재구성됐다.

위원회를 통해 마련된 선거제도 개선에 대한 정관 개정안이 마침내 2016년 4월에 정기대의원총회를 통과하면서 마침내 직선제 선거가 이뤄졌다. 개정안에 따르면 회장과 부회장 3인은 회원의 직접, 평등, 무기명 비밀투표로 선출하며 총 유효투표수의 과반수 득표자를 당선인으로 한다.

다만, 제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없는 경우에 상위 1, 2위 후보자에 한해 결선투표를 하고 그 중 다수 득표자를 당선자로 하되 득표수가 동일한 경우에는 회장 후보자 중 연장자를 당선인으로 한다는 세부조항도 포함됐다.

이렇게 마련된 정관에 따라 치러진 제30대 치협 회장 선거에는 기호 1번 이상훈(경희치대), 기호 2번 김철수(서울치대), 기호 3번은 박영섭(전남치대) 원장이 등록했다.

지난해 3월 28일 치협 회장 선거 개표 결과, 1위 기호 2번 김철수 후보(3097표), 2위는 기호 3번 박영섭 후보(3021표) 3위는 기호 1번 이상훈 후보(3001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치열한 접전 끝에 과반수 득표자가 없자 3위인 이상훈 후보를 제외하고 김철수, 박영섭 후보 간 2차 투표에 돌입했다.

먼저 3월 3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온라인 문자투표가 시행됐으며 4월 4일 오후 6시까지 선관위가 지정한 우체국 사서함에 도착한 우편투표까지 포함한 개표 결과, 김철수 후보가 당선됐다.

◆선거무효 판결이 내려지게 된 결정적 이유는?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제30대 협회장 선거에 대해 “선거관리규정이 정하지 않은 문자투표를 온라인투표 방법으로 선택한 문제로, 선거 결과에 회원의 민주적 의사가 명확하게 반영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치협의 선거관리규정은 선거인이 온라인투표를 위해 이용할 수단을 ‘온라인투표시스템’ 또는 ‘인터넷투표시스템’이라고 가리키고 있으며, 투표를 마친 선거인에게 투표가 끝났음을 알려주는 방법으로 선거인의 휴대전화를 통한 SMS라고 명시해 온라인투표시스템과 구별하고 있다는 것.

재판부는 “치협 선관위는 지난해 2월 치협 홈페이지에 ‘선거인명부 열람 안내’라는 제목으로 회원들에게 선거인명부를 열람하도록 돌겨하는 취지의 글을 작성하면서 ‘온라인투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온라인투표시스템(kcoting)을 활용해 개인별 URL을 받고, 인증과정을 거쳐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그런데 치협 선관위는 선거를 13일 앞둔 2017년 3월 15일 문자투표를 온라인투표 방법으로 채택하고,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22일 치협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문자투표 방법을 안내했다”며 “이 사건 선거에서 온라인투표는 치협 선관위가 채택한 문자투표로 실시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치협 선거관리규정에서 정한 투표방법인 인터넷 투표로 실시되지 않은 하자가 있다”고 전했다.

이는 선거의 기본이념인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선거의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친 경우라고 인정할 수 있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또 재판부는 “이번 선거에 관심이 있는 치협 회원으로서는 휴대전화번호를 수정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인터넷 투표를 채택해 시행했더라면 온라인투표를 할 수 있지만 선거인명부가 확정된 이후 온라인투표 방식을 문자투표로 변경하면 예측하지 못한 사정으로 투표권을 제한받게 된다”며 “선거에 관심이 있는 회원이라도 선거인명부에 등재된 개인정보 중 인터넷 투표와 밀접한 관련없는 휴대전화번호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문자투표는 접근성이 높은 투표방법이지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돼 있고, 컴퓨터로도 인터넷투표를 할 수 있다”며 “선거인명부에 휴대전화가 잘못 기재된 경우에도 온라인투표를 위한 URL을 입력해 투표할 수 있으므로, 문자투표의 접근성이 인터넷투표보다 우월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재판부는 “이 사건 선거는 지난해 3월 28일자 1차 투표와 이틀 뒤 결선투표로 진행했는데, 치협 선관위는 1차 투표 다음날인 29일에 연락을 주면 휴대전화번호를 수정해주겠다고 공지했다”며 “이에 따라 전화번호를 수정한 사람이 961명에 이르고 이중 669명이 결선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1차 투표에서 1위를 한 김철수 후보가 3097표, 2위를 한 박영섭 후보가 3021표를 얻어 표차가 80표에 미치지 못했고, 결선투표에서도 김 후보가 5002표, 박 후보가 4547표로 표차가 500표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는 1차두표 후 선거인명부에 기재된 휴대전화번호를 수정한 치협 회원의 수보다 적을 뿐만아니라 치협 회원 중 선거권을 가진 1만 3902명의 5%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30대 협회장 선거의 1차투표와 결선투표를 별개의 절차로 평가할 수 없고, 2017년 3월 29일 치협 선관위가 선거인명부에서 일부 회원의 휴대전화번호를 수정했다고 하더라도, 하자가 치유됐다고 볼 수 없다”며 “결국 제30대 협회장 선거에는 치협 선거관리규정이 정하지 않은 문자투표를 온라인투표 방법으로 채택한 하자로 인해, 회원들의 민주적 의사가 명확히 반영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부실한 선거관리, 책임은?
사상 초유의 협회장 선거무효 판결로 인해, 치협은 현직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재선거를 실시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이런 혼란을 야기한 부실한 협회장 선거관리에 대한 책임 소재는 어떻게 할까?

김철수 회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무효의 책임은 모두 전임 집행부가 져야하는 것이고, 나와 30대 집행부는 선거과정에 일말의 잘못은 없다”면서 선을 그었다. 다만, 선거무효소송에 대한 항소 포기로 자신과 부회장 3인의 직무가 정지되는 만큼, 부실한 선거관리에 대한 책임은 임시이사회를 통해 선출된 회장직무대행이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치협도 지난 5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선거무효확인소송 판결에 따른 전임 선거관리 책임자들에게 유?무형의 민?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묻는다”는 입장을 확정했다.

또한 치협은 빠른 시일 내에 법원에 항소포기서를 제출하고, 이에 따라 선거무효가 확정되면 당일 차기 임시이사회를 개최, 회장 직무대행을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회장 직무대행은 임시이사회 의결 후부터 재선거에 의해 회장이 당선될 때까지 임기를 수행하며, 정관에 의하면 협회 부회장 중 1인을 이사회에서 선출하게 되어 있다. 회장단 새 선거에서 당선된 회장은 당선된 시점부터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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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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