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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치료제, 환자들의 선택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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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치료제, 환자들의 선택 기준은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7.05.2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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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도 효과 높아야...약가부담 가장 고민

제파티어(MSD)와 비키라+엑스비라(애브비)의 가세로 경구용 C형 간염치료제 시장이 본격적인 경쟁구도에 접어들면서 환자들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간사랑동우회(대표 윤구현)는 29일, 국내 C형 간염 치료 관리 실태를 파악하고, 치료 환경 개선 방향을 모색하고자 지난 8일부터 24일까지 동우회 회원 2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에는 약제를 선택함에 있어 환자들이 가장 고려하는 부분이 반영되어 있어 C형 간염치료제 공급사들의 마케팅 전략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불과 2년 전, 다클린자+순베프라(BMS)가 급여권에 진입하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지금처럼 경구용 C형 간염치료제가 활발하게 처방될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경구용 C형 간염치료제들이 적어도 수 천 만원 이상의 약제비를 고수하면서 인터페론이 불가능한 환자들만 선별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던 것.

그러나 첫 주자였던 다클린자+순베프라 조합이 800만원대의 약가를 받으며 이 같은 전망을 뒤집었다.

인터페론보다 적은 부담으로 보다 내약성이 우수하고 완치율이 높은 경구용 치료제로의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인터페론의 자리가 사라져 갔다.

이에 자극받은 후발주자들도 예상보다 적극적으로 약가를 낮췄고, 최근 진입한 제파티어와 비키라/엑스비라 역시 상한금액이 1000만원 전후로 책정됐다.

환자들의 본인 부담금을 기준으로 하면 300만원 전후로 C형 간염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

하지만, 환자들은 여전히 경제적 부담이 C형 간염 치료에 상당한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꼽았다. 실제로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아직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응답자도 있었다는 것.

심지어 아직 치료 실패 후에 마땅한 대응책도 없을뿐더러, 다시 경구용 C형 간염치료제를 사용하면 보험을 적용받지 못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기에도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간사랑 동우회의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213명 중 C형 간염에 감염된 경험이 있는 환자는 170명이었고, 유전자형별로는 1b형이 39%로 가장 많았으며, 2형이 28.6%, 1a형은 17.5%로 집계됐다.

치료제에 대해서는 10명 중 8명의 환자들이 만족한다고 응답했지만, 치료 중 경험한 스트레스로 경제적 부담을 꼽은 환자들이 82.3%에 달해 경제적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현재 본인 부담금 기준 300만원 전후인 C형 간염 치료제들의 약가가 경제적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환자는 2.3%에 불과했다.

심지어 C형 간염 환자 중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응답한 6명 가운데 4명이 비싼 약가로 인해 치료를 포기했다고 응답했다.

C형 간염 치료의 또다른 스트레스로는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이 79.2%, 치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74.6%로 집계돼 경제적 부담과 함께 치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응답자 중 치료 실패를 경험한 환자가 22%에 달했는데, 이는 경구용 C형 간염치료제 들이 내세우고 있는 90% 이상의 완치율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수치다.

 

이처럼 경제적 부담과 치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C형 간염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가장 고민하고 있는 요소로 꼽혔지만, 실제 치료제를 선택함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치료 효과’를 가장 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에 소개되고 있는 치료제들의 완치율 차이가 불과 4~5%정도에 불과해 복약 편의성이나 약제비 부담, 치료전 내성검사 유무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환자들은 작은 차이라 하더라도 완치율에 보다 더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로 향후 제약사들의 마케팅 전략 변화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간사랑 동우회에 따르면, 환자들은 C형 간염 치료제의 선택 기준으로 가장 많은 40%가 ‘1%라도 치료 효과가 높은 치료제’를 꼽았다.

이어 ‘치료 실패 확률이 조금이라도 낮은 치료제’와 ‘의료진이 추천하는 치료제’가 나란히 16.9%로 집계됐고, ‘임상데이터가 풍부한 치료제’도 11.5%로 10%를 상회했다.

반면, ‘복용이 편리한 치료제’라고 응답한 환자는 2.3%에 불과해, 실제 C형 간염 환자들에게 복약편의성은 치료제 선택에 있어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설문의 결과만 본다면, 최근 소개된 C형 간염 치료제 중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에 조금 더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비키라/엑스비라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제파티어와 비교해 조금 더 저렴한 약가(12주 치료 기준)에 조금 더 높은 완치율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제파티어는 1일 1회 1정이라는 편리한 복약 스케줄을 앞세워 여러 정의 약제를 아침 저녁으로 번갈아 먹어야 하는 비키라/엑스비라의 한계를 파고 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만성 질환 치료제의 경우 효과의 차이가 크지 않다면 ‘복약 편의성’이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지만, 치료기간이 12주~24주로 한정되어 있는 C형 간염치료제의 특성상 앞도적으로 ‘1%라도 효과가 높은 치료제’를 선호한다고 답한 환자들의 설문조사결과가 실제 시장으로 반영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내성변이 검사(RAV) 부담 역시 비키라/엑스비라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31.3%의 환자들이 C형 간염 치료를 위해 내성변이 검사를 받았다고 응답했으며, 결과를 확인하는 데에 최소 1주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된 것.

비키라/엑스비라는 경쟁제품들과 비교해 허가를 획득한 모든 유전형에서 내성변이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장점으로 어필하고 있다.

제파티어 역시 국내에서 가장 흔한 유전자형 1b형 환자에서는 내성검사가 필요하지 않다. 다만, 1a형 에서는 유전자형 검사를 진행할 것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간사랑동우회는 이번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환자들이 C형 간염 치료 실패 가능성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치율이 90%가 넘는 경구용 C형 간염 치료제들이 소개되면서 조기에 발견되면 거의 모든 환자들이 완치에 이를 수 있게 됐지만, 치료에 실패할 경우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답자 중 56.9%가 치료 실패 이후의 치료 옵션이 마땅치 않고, 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치료제도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41.5%는 C형 간염 치료 실패시 내성으로 인해 이후의 치료법이 제한적이거나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실제 C형 치료 실패했다고 응답한 26명(22%)의 환자 가운데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과 ‘처방대로 복용했지만 효과가 떨어졌다’고 응답한 환자가 모두 35.7%로 집계됐다.

나아가 치료 실패시 걱정되는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는 ‘치료 가능한 치료제가 없을 것 같은 불안’이 42.9%에 달했고, ‘재치료 시 내성 등으로 효과가 낮을 것 같은 두려움’도 25%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는 “치료 실패 환자의 경우 그 원인을 치료제의 낮은 효과로 확정할 수 있는 의학적 근거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응답자 중 일부는 치료 효과가 개선된 경구용 치료제가 아닌 이전 치료제를 처방 받았을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치료 실패 이후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충분한 인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높은 바이러스 지속 반응율과 보험 적용 혜택 확대로 C형 간염 완치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치료에 실패했거나 재발했을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마땅한 치료 옵션이 없는 지금 높은 치료 효과를 입증한 치료제를 통해 실패 확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덧붙여 “전체 응답자 중 98.5%의 응답자가 향후 C형 간염 무료 국가검진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정부에서 올해 처음 시행하고 있는 C형 간염 고유병지역 및 대조군지역 45개 시군구에 거주중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대상자(만 40세, 만 66세) C형 간염 무료 국가 검진에 대해서는 75.9%가 모른다고 답했다”면서 “C형 간염 예방 및 검진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 활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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