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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이상주의자지만 다 해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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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이상주의자지만 다 해냈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7.04.1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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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 이성진 교수
 

순천향대서울병원 이성진 교수와 인터뷰를 하는 내내 떠오른 단어는 ‘이상주의자’라는 단어였다. 그리고 또 한 켠으로는 ‘막연한 목표만 가지고 시작했는데 결국엔 해냈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황반변성 끝장콘서트, 네팔·베트남 의료봉사, 아침 7시 진료까지 남들이 들으면 ‘그게 되겠냐?’라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해냈고, 결실까지 거뒀다. 스스로도 “주위에서 드리머, 이상주의자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라며 멋쩍게 웃어 보인 이성진 교수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상주의자의 도전-황반변성 끝장콘서트
지난해 8월 ‘한국실명예방재단’과 ‘썬플라워 캠페인 운동본부’가 주최한 황반변성 끝장콘서트가 황반변성 환자 및 가족, 일반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콘서트에는 이성진 교수를 비롯, 한양대구리병원 조희윤 교수, 고대안산병원 김성우 교수, 대구누네안과 문다루치 원장이 각 주제별로 10분 강의를 진행하고 끝장토론에서는 사전 접수된 질문 외에 현장에서 환우들의 궁금증에 답변했다는 후문이다.

환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준 황반변성 끝장콘서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걸까? 이성진 교수는 “황반변성 환자들이 만든 카페가 있는데 거기에 답변을 해주다보니 어떻게 하면 더 잘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예전에 내가 진료하던 황반변성 환자가 있었는데 어느 날 환자가 ‘실명하지 않을까요’라고 물었는데 ‘실명하지 않고, 치료를 잘해보자’라고 답변을 해주지 못했다”며 “그저 ‘치료를 잘하면 실명을 면할 수 있다’면서 두루뭉술하게 넘겼는데 나중에 그 환자분이 너무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나중에 환자 가족을 만나게 됐는데 생전에 환자가 내가 설명을 잘해줘서 많이 의지했었다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더라”며 “한편으론 고마웠지만 다른 한편으론 너무 안타까웠다. 황반변성은 65세 이상으로 보면 실명 1등 질환으로 굉장히 우울한 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황반변성 환자들에 대한 이런저런 사연들을 접하면서 환자와 가족들에게 질환에 대해 설명을 잘해서 희망을 주고 싶은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을 했다”며 “그러다가 평소 알고 지내던 음악을 잘 하시는 교수님과 홍보쪽 업체 대표 등과 의기투합을 해서 황반변성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콘서트를 열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열리게 된 황반변성 콘서트의 호응이 생각보다 좋았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성진 교수는 “2015년에 이어 2016년에 또 한 번 콘서트를 열었는데 이번에는 황반변성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싶다는 의견이 있어서 공연 중간에 강의를 진행하고 환자와 가족들에게서 질의까지 받았다”며 “2017년에도 황반변성 콘서트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꿈꾸는 자의 노력-네팔·베트남 의료봉사
지난해 11월 이성진 교수는 순천향대서울병원 의료진, 한양로타리와 함께 네팔 카트만두 외곽 빈민촌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봉사팀은 현지인들의 혈압 및 혈당, 체중, 허리둘레 등을 측정하고 건강관리에 대한 교육을 병행했고 지진 피해지역을 찾아 주민 약500명에게 내과, 소아청소년과, 안과 진료 및 검사를 시행하고 치료약도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이성진 교수는 주민 70명의 안경 검사를 시행해 시력을 확인 후 한국에서 안경을 맞춰 네팔로 보낼 것을 약속했다.

네팔 의료봉사에 대해 이성진 교수는 “이제까지 네팔 의료봉사를 2번 정도 갔는데 첫번째는 병원 직원들로 이뤄진 의료봉사팀과 함께 갔다”며 “그때 누가 안경테를 기부해줘서 주민들에게 안경테를 고르라고 한 다음, 눈 검사를 한 처방전과 함께 봉투에 밀봉하고 한국에서 안경을 맞춰서 그래도 보내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두 번째는 한양로터리클럽 봉사팀과 같이 갔다”며 “이번에는 한국인 부부가 고아들을 키우는 아가페홈이라는 곳에 갔는데 운영하고 있는 부부 중 한 분이 순천향대병원에서 임상병리사로 있다가 명퇴를 하고 일가족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물품도 전달해줬다”고 전했다.

네팔 의료봉사도 봉사지만 이 교수는 베트남에서 진행한 의료봉사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워낙 우여곡절이 많았던 의료봉사라 여러 가지 의미로 기억에 남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성진 교수는 “베트남 의료봉사는 퀴논이라는 도시로 갔는데 이곳이 월남전 때 한국의 맹호부대가 주둔했던 곳”이라며 “맹호부대 전우회와 용산구청과 함께 봉사를 갔는데, 시 병원에서 백내장 환자가 많으니 도와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퀴논시는 백내장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퀴논시에서 돈을 모아 호치민시 병원에 있는 장비를 빌려서 치료를 했는데 나중에 임대기간도 끝나고 돈이 떨어지니 장비를 도로 회수해갔더라”며 “퀴논시에서도 정부에 장비를 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쉽게 허가가 나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결국 퀴논시로 봉사를 간 한국 의료봉사단이 장비 마련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월남전으로 인해 안 좋은 한국 이미지를 제고하는 좋은 기회라는 호소를 하고 다니기 수차례, 결국 아모레퍼시픽과 협의가 돼서 장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성진 교수는 “의료봉사도 봉사지만, 중요한 것은 퀴논시 병원의 의료진이 백내장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잘 교육을 시키는 것”이라며 “지금도 퀴논시 병원 의사가 백내장 환자를 치료하고 정말 어려운 케이스만 남겨놓으면 내가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의료봉사를 가서 치료를 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전에는 한국에서 전문인력이 가지 않으면 수술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퀴논시 병원에서도 트레이닝을 통해 수술 케이스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이렇게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퀴논시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국민 눈 건강을 위해 필요한 것은?
이성진 교수는 최근 들어 청소년기, 나아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안경을 쓰는 사례가 많아지는 등 우리나라 국민들의 눈 건강이 나빠지고 있는 것에 대해 ‘철저한 예방이 답’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눈은 아주 어릴 때부터 질병이 생긴다”며 “유전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아니면 일찍 발견해 예방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학회에서는 만 3세 이전에 검사를 하라고 권고하고 있는데 만 3세에 질환을 발견한다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는 것”이라며 “시시경 발달이 완료된 7세 이후에는 질환이 발견되어도 회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40세에 눈 검진을 한 번 받아야 한다”며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등 질환들이 있는데 이 중 녹내장, 황반변성 등은 실명 1, 2등을 다투는 질환”이라며 “40세부터 이런 질환들에 대한 사인이 있다. 질환이 보내는 사인을 발견해서 잘 예방하면 평생 문제가 없다. 그렇기에 보건복지부에서 3세, 40세 눈 검진에 대해서 제도화해줬으면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성진 교수는 “요즘 젊은 의사들이 선호하는 과를 보면 예전에는 내과, 외과 등 메이저 과들이 인기가 있었지만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로 바뀌었고, 지금은 마취과, 방사선치료, 직업환경의학과가 가장 인기가 있다고 한다”며 “이렇게 변화된 흐름은 의사들도 이젠 환자를 안 보고 싶다. 돈은 안 벌어도 좋으니까 스트레스를 안 받고 싶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하지만 의사는 환자를 돌봐야하고, 환자와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기 위해선 환자에게 본인의 병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도록 설명해줘야한다고 본다”며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으로는 그렇게 못한다. 환자에게 오래 설명했다간 의사들 전부 굶어죽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부도 건강보험료 흑자났다고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며 “건보 흑자는 의사를 옭죄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의사에게 돌려줘서 소신껏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줘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의사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시대가 지나갔다”며 “이제는 환자의 아픔을 이해하고, 이를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서 동시에 환자를 진료하면서 의사 스스로 기쁨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줘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의사는 환자에게 충분히 좋은 설명을 해야하고, 정부는 이를 보장할 수 있도록 좋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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