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찬반 투표 79% 찬성, “협상무기로 활용”

사보노조가 9일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찬성표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79%가 나온 것.
이로써 노조 지도부는 재신임의 ‘부담’에서 벗어나 향후 임금협상등 주요 쟁점을 놓고 사측과의 협상에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노조는 지난해말부터 진행된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2.9%인상과 각종 수당 등을 합쳐 10.7%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실제 인상율이 25.9%에 달한다며 반대입장을 견지해왔다.
결국 노조는 지난달 17일 노동부에 조정신청을 냈고, 같은달 28일 조정․중재 결과에 대해 노사 양측이 서로 수용하지 않아 끝내 임금협상이 결렬됐다.
한때 노사간 4개안의 잠정합의안까지 마련하는 등 협상분위기가 무르익었으나, 노조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이를 폐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 찬성표가 80%에 육박한 만큼 일단 노조 지도부는 사측과의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기천 법규국장은 이날 “파업 찬성표가 많은 만큼 협상 무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협상이 원활치 않을 경우 상황에 따라 파업으로 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심재홍 부위원장 역시 “주요 쟁점에서 사측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라고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사측은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공단 고위관계자는 “실무자와 얘기하라”면서 기자와의 전화통화를 회피했고, 또 다른 관계자도 “공단의 공식적인 입장을 언급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노조 지도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던 사측의 난감함을 그대로 반영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 감사원과 복지부의 건강보험혁신TF에서 공단 조직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파업찬반 투표결과는 사측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협상과정에서 사측이 잠정합의안 이상의 선물을 내놓지 않을 경우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외부로부터의 매스가 가해질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어 사측은 안팎의 ‘압력’에 시달리는 난국에 처할 우려도 없지 않다.
이번 파업찬반 투표 결과가 궁극적으로 누구에게 이득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수세에 몰렸던 노조 지도부가 기사회생한 것만은 사실이다.
한편 노조는 1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협상안 마련과 투쟁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의약뉴스 홍대업 기자(hongup7@newsmp.com)
저작권자 © 의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