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 이후 제약사들의 주가 강세가 여전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온 동아에스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그간 R&D 분야에서 선두적인 능력을 보여온 데다 최근에는 DPP-4억제제 슈가논(성분명 에보글립틴)의 기술 수출까지 이뤄졌음에도 주가에 반영되지 못했지만, 하반기에는 동아에스티의 R&D 가치가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나대투증권 이찬휘 연구원은 16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국내 헬스케어 섹터 전반에 걸쳐 실제 성과보다 R&D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게 높은 상황이지만, 상대적으로 동아에스티는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는 우선 “국내 헬스케어 섹터 전반에 걸쳐 이루어졌던 밸류에이션 상승은, 곧 한미약품의 성과를 이을만한 R&D 결과물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제 아래 이루어진 것”이라며 “하지만 실제 국내 헬스케어 섹터 내 R&D 펀더멘탈의 빠른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연내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을만한 규모의 R&D 성과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R&D 성과에 대한 높은 기대와 R&D 펀더멘탈 간의 차이는, 실적이 부진한 대형제약사를 중심으로 한 주가조정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비록, 한미약품의 성공사례 이후 국내 제약사들의 R&D 투자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고,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인정받고자 하는 적극적인 모습들이 관찰되고는 있지만, 이러한 변화가 성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시간이필요하다는 것.
그는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성과는 2017년에야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며 “이번 하반기에는 먼저 달려나간 기대와 실제 펀더멘탈의 발전이 페이스를 맞추는 시간”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이찬휘 연구원은 “조기 R&D 성과 도출에 대한 기대감 소실로 주가 낙폭이 큰 대형제약사들에 대한 주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대형 제약사 중 실적 안정성이 높고 중장기 R&D 성과 도출 가능성이 큰 업체로 동아에스티를 지목하고 종근당과 녹십자도 관심기업으로 제시했다.
우선 동아에스티에 대해서는 그간 부진했던 ETC부문 실적이 2분기부터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며 이를 바탕으로 한 재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최근 미국 토비라사에 슈가논의 기술 수출이 이루어졌음에도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선진 시장에 대한 기술 수출로 동아에스티 R&D의 글로벌 경쟁력을 증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기존에 기대되던 DA-9801 및 아라네스프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단계가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DA-1241(GPR119 Agonist, 당뇨병 치료제) 등 퍼스트 인 클래스(First in class)로 큰 포텐셜을 기대할만한 파이프라인이 추가되고 있어, 실적 개선과 더불어 R&D 재평가에 대한 기대를 높여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주목했던 R&D 자산의 재평가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파이프라인의 잠재력이 크지만 기술 수출을 기대하기에는 진척상황이 초기였던 종근당과 녹십자도 같은 기대를 가져볼 수 있다”면서 “단기적인 성과는 바이오테크 기업들에게 조금 더 기대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