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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크레이머 VS 크레이머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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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크레이머 VS 크레이머 (1979)
  • 의약뉴스
  • 승인 2016.03.1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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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을 누르는 남자는 신이 났다. 달링, 나왔어. 간지러운 목소리에 힘이 붙었다.

무슨 좋은 일이 있었나 보다. 이 남자 테드 크레이머( 더스틴 호프만)는 오늘 승진통보를 받고 회사가 심혈을 기울인 프로젝트의 담당자로 확정됐다.

일생일대의 기쁜 소식을 아내 조애나 크레이머( 메릴 스트립)와 아들 빌리 크레이머( 저스틴 헨리)에게 전해야 한다.

그 시간 조애나는 자는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한다. 그리고 가방을 싼다.

아내는 기쁜 소식을 막 전하려는 남편에게 신용카드와 백화점 카드 그리고 수표책을 건넨다. 여자는 긴말 하지 않는다. 집세 전기세 전화세 등 살림살이의 인수인계를 빠르게 진행한다.

그 제서야 남자는 심각성을 알아채고 다 살자고 늦었다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한다.

가출하기로 결심한 여자는 잡는 남자를 가볍게 뿌리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나선다. 빌리는 어떻게 하느냐, 내가 잘못했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당신 잘못이 아니고 다 내 잘못이고 당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으며 빌리를 위해서도 나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데 달리 무슨 말이 필요하랴.

황당한 남편은 아래층에 사는 이혼녀 친구에게 자기애를 버리려면 용기가 얼마만큼 필요하냐고 따지면서 또 다른 가출 이유를 알아내려고 하지만 도통 짐작이 가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날은 밝고 빌리는 학교에 가야하고 테드는 출근해야 한다. 시간은 아내가 가출했다고 해서 기다려 주지 않는다.

어느 날 아내는 빌리에게 편지를 보내온다. 엄마가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을 찾기 위해서 떠났다고. 모두에게 자신만의 일이 있고 엄마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엄마한테는 다른 할 일도 있다고 .

들으나마나한 소리에 푹 죽은 빌리. 그러거나 말거나 또 시간은 가고 빌리는 학교로 테드는 회사로 바쁘게 움직인다.

 

두 사람의 생활이 익숙해 질 무렵 조애나가 전화를 걸어온다. 캘리포니아로 떠나 뉴욕에 온지 두 달 됐다는 아내는 직장도 구하고 자신도 찾았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이제는 아들을 키울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빌리를 원한다는 조애나에게 테드는 15개월 전에 떠난게 누군데 엽서 몇 장 보냈다고 이제 와서 허튼 소리 하냐고 버럭 화를 낸다.

술잔을 깨고 밖으로 나온 테드는 육아 소송 전문 변호사와 마주 앉아 있다. 변호사는 조애나가 엄마 자격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거칠게 밀어 부쳐야한다고 조언한다. 그 날 오후 테드를 승진 시켰던 부사장이 점심을 함께한 자리에서 그에게 해고를 통보한다.

설상가상이다. 직장을 잃은 그에게 법원이 어떤 판단을 할지는 이미 정해졌다. 그는 그날로 연봉이 훨씬 적은 회사에 어렵게 취직한다. 두 사람은 법정에 선다.

살벌한 공방이 벌어진다. 테드의 변호사는 조애나에게 애인은 몇 명이나 있느냐, 현재 만나는 애인은 있느냐 등의 사생활에 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퍼붓는다.  조애나의 이혼한 친구도 증인으로 참석한다.

조애나의 변호사는 연봉도 깎이고 책임감도 없어 회사에서 잘리고 애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 빌리가 시력을 잃을 뻔한 사건이 있었음을 추궁한다.

그 와중에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헤아린다. 소송 결과는 조애나의 승리다. 테드는 항소를 결심하지만 이내 포기한다.

아들 빌리 크레이머가 법정에 서서 아빠인지 엄마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것만은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의 대결은 이루어 지지 않는다.

테드는 조애나가 아들을 데리러 올 동안 빌리에게 아빠와 엄마 모두 너와 같이 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말한다.  초인종 소리가 들리고 테드는 조애나를 맞는다. 두 눈에 흐르는 눈물이 조안나의 얼굴에 범벅이 되고 둘은 깊은 포옹을 한다.

국가: 미국
감독: 로버트 벤튼
출연: 더스틴 호프만, 메릴 스트립
평점:

 

: 눈 내리는 어느 날 이혼한 아내의 친구는 헤어진 남편과 재회할지 모른다는 소식을 흥분된 목소리로 테드에게 전한다.

아마도 감독은 조애나와 테드가 합쳐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런 장면을 설정한 듯싶다. ( 엘리베이터 안에서 눈물을 훔치며 조애나는 이렇게 묻은다. 나 어때? 아름다워. 이런 질문과 이런 대답이라면 둘이 어떻게 될지 답은 나와 있는거 아닌가.)

물론 두 사람이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내용은 영화에 없다. 하지만 관객들은 조애나가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이 다시 함께 살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이 영화는 가족은 무엇인가, 결혼한 아내와 남편의 역할은 무엇이고 두 사람 사이에 있는 자식은 어떻게, 누가 키워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두 번 보지 않아도 평생 내용을 기억할 만큼 쉽다. 플롯은 단순한데 끌고 가는 뒷심이 대단해 단순한 멜로 드라마와 비교대상은 아니다.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는 전쟁의 대작인 <지옥의 묵시록>을 제치고 그해 아카데미 9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작품상 남우주연상 감독상 등 5개 부문을 석권할 만큼 미국식 정서에 딱 맞는 영화로 기록되고 있다.

테드와 빌리가 우유에 계란을 넣고 토스트를 적셔 프라이팬에 구워 먹는 일명 프렌치토스트는 영화에서 여자 없이 두 남자가 살아가는 꼬질꼬질한 장면으로 딱 들어맞는다.

누구라도 한 번은 징징거리지 않을 수 없는 최루성 가득한 영화. 울고 싶은데 눈물이 나지 않는다면 눈물이 절로 짜지는 이 영화를 보면 된다. 젊은 메릴 스트립의 미모와 연기가 과연 그녀구나 하고 감탄을 일으킨다.

사족: 대책없이 집 나간 엄마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 그래야 영화가 되는데 어쩌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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