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도매 울며겨자 먹기식 받아

정도영업을 내세운 외자사의 밀어넣기 영업은 올해들어 극성을 부렸다. 28일 도매업계에 따르면 외자사 상당수는 지난 11월 부터 이달 초까지 많게는 5억원 이상 적게는 억대 이상의 의약품을 밀어넣었다.
한 도매상 사장은 " 외자사의 밀어넣기로 도매업계의 재고는 눈덩이 처럼 불어났다" 며" 주문하지도 않았는데 물건(약)이 오는 일명 오시우리가 판을 쳤다" 고 실상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 약을 받지 않으면 거래를 할 수 없는 약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목을 맨뒤 " 정도영업을 외치는 외자사의 행태가 실망스러웠다" 고 한숨을 쉬었다.
외자사가 손쉽게 도매상을 상대로 밀어넣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독점 품목을 확보한 거래상의 절대적 우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 오리지널이 있는 외자사 약을 거부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이라며" 이런 점을 외자사들이 영업에 이용했다" 고 말했다.
실제로 외자사들은 거점도매 형태로 일부 우량 도매업소와 거래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들 도매상을 통해 한꺼번에 수 십억원 어치의 의약품을 밀어넣었다. 다른 도매상 사장은 " 보통 20-30개의 거점도매를 확보한 외자사들은 1년 단위로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탈락을 우려하는 도매들이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약을 받았다" 고 말했다.
외자사의 눈밖에 한 번 나면 다시 거점도매 계약을 맺을 수 없고 재계약에 탈락한 도매는 큰 손해를 입게 된다는 것. 즉, 오리지널 약을 확보하지 못해 약국 주문시 구색을 맞출 수 없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따라서 거점도매 상당수는 외자사의 약을 보통 3-4개월 어치 밀려서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영업력과 제품력이 있는 국내 상위제약사들도 도매를 상대로 연말 밀어넣기를 시도하고 있어 이래저래 도매상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한편 일찌감치 영업을 마친 외자사들은 연초까지 긴 휴식시간에 들어갔다.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bgusp@newsmp.com)
저작권자 © 의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