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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女기자 폭언사태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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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女기자 폭언사태 '점입가경'
  • 의약뉴스
  • 승인 2004.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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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기자 "개인 문제 아니다" - 공식사과 요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신언항) 홍보실 실·차장의 '女 기자 폭언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전되고 있다.

특히 女 기자는 심평원 홍보실의 공식사과가 없을 경우 별도의 성희롱 관련 사실에 대해 추가 폭로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심평원 출입 전문지 기자들 역시 20일 오전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이번 사태를 절대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A신문 女 기자에게 휴대전화를 통해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심평원 홍보실 B 실장은 17일 "욕설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女 기자는 "개인적인 사과는 필요 없다"면서 이날 오후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상태다.

1쪽 짜리 내용증명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9시10분경 B 실장으로부터 女 기자에게 휴대전화가 걸려왔고, 전화를 받자마자 "이 싸가지 없는 년아, 내가 살면서 너같이 싸가지 없는 년을 못 봤다. 너 나이가 몇 이냐. 너 앞으로 심평원에 발도 들여놓지 마라." 등등의 폭언을 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女 기자가 이에 항의하자 "너 송년회(12월9일 기자간담회)때 원장한테 뭐라고 했어. 네 까짓게 뭔데 신년사를 원장한테 달라 그래. 어련히 알아서 안 줄까봐."라고 B 실장이 막말을 했다고 밝혔다.

B 실장의 옆에 서 있던 C 차장 역시 전화를 바꿔들고 "야 이년아, 너 뭐라고 했어.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어." 등의 폭언을 일삼았다고 문건은 적시하고 있다.

◇사건 경위 및 은폐의혹

지난 9일 오후 심평원이 주관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신 원장 옆자리에 배석한 女 기자가 신년사를 직접 요청한 것이 사건의 발단.

이어 13일 오전에 열린 심평원 임원회의에서 "신 원장이 A신문사 女 기자로부터 신년사를 직접 부탁했는데, 어떻게 된 거냐"라며 B 실장을 추궁했다.

이에 흥분한 B 실장은 "절차를 무시했다"면서 이날 오전 女 기자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욕설을 했다는 것.

B 실장과 C 차장은 번갈아 가며 女 기자에게 폭언을 했고, 2시간 후 사과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女 기자는 사과를 수용하지 않았고, 17일 오후 '21일까지 사과문을 지참하고 본사를 방문, 공식 사과하라'는 내용의 문건을 발송했다.

이와 관련 16일 오후 심평원 출입기자들에게 홍보실 직원이 "기사화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사건은폐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또 D신문사의 기자에게 女 기자와 '개인 차원의 화해'를 부탁한 심평원 홍보실의 태도 역시 석연치 않다.

◇심평원 홍보실장 "폭언한 적 없다"

B 실장은 지난 17일 오후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감정이 격해지긴 했지만 욕을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목소리 톤이 고조된 것은 사실"이라며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잘못된 부분에 대해 서로 화해를 해야 되겠지만, 이번 사태가 공론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C 차장은 "전화상으로 서로 격해졌었다"라며 폭언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바로 사과를 한 만큼 다 풀린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A신문 女 기자의 공식사과 요구에 대해서도 B 실장은 "반드시 공식채널을 통할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개인적으로 풀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내용증명을 아직 받아보지 못했지만, 일단 접수되면 공식 보고한 뒤 대처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신문 女 기자 "해결책은 공식사과뿐"

A신문 女 기자는 19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B 실장이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했고, 이를 함께 들은 사람도 있다"고 반박했다.

女 기자는 "공식사과가 없을 경우 심평원장이나 복지부장관에게 같은 내용의 문건을 발송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女 기자는 특히 "관계자들이 스스로의 잘못을 시인하고 추후 재발방지 등의 약속이 전제되지 않는 한 중대결심을 할 수도 있다"면서 이번 사건과 별도로 B 실장에 관한 추가폭로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사건의 원인

심평원 홍보실은 A신문 女 기자의 신년사 요청 건과 관련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기자가 홍보실을 경유하지 않고 신 원장에게 직접 신년사를 부탁한 것 자체가 문제였고, 이것이 바로 사건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것.

그러나 출입기자들 일각에서는 "심평원이 아직도 과거 권위주의에 휩싸여 있다"면서 쓴소리를 토해내고 있다.

E신문 기자는 "신년사 부탁이 홍보실을 경유하지 않았다고 해서 女 기자에 대한 출입금지 등 취재권 제한과 여성 비하 발언을 할 수는 없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복지부 차관 출신인 신 원장이 부임하고부터 조직 내 복지부동과 과잉충성 분위기가 팽배해졌고, 이는 홍보실 직원의 '전화폭언' 사태와도 무관치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의약뉴스 홍대업 기자(hongup7@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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