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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약사회 이범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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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약사회 이범도 회장
  • 의약뉴스
  • 승인 2004.12.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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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280여명 약사를 이끌고 있는 약사회 이범도회장을 만났다.

기자가 그의 일터인 '온누리 한일약국'에 들어섰을때, 동네 노인분과 상담중이었던 이회장의 모습은 회장이라기 보다는 친절한 동네 약국 아저씨 같은 모습이었다.
한참 바쁘게 움직이던 그가 기자에게 처음 말을 건넸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여기까지 찾아와 주고 쑥스럽네요.”

사실 약사회 회장이라고 하면 그 옛날 자율통제권을 가지고 있던 시절이 아니더라도 명실상부한 시의 대표, 따라서 어느정도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회장은 어깨에 힘을 쫙 뺐다. 자신은 안산시 회원들의 심부름꾼이란다.

“저는 회장이 일반회원의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항상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려고 노력하죠. 안산시의 경우 도시개발의 붐을 타고 시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회원도 280여명으로 늘었고,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 없다고 외풍을 타는 일도 잦아졌죠. 저는 선량한 약사들이 다치지 않을 수 있도록 바람을 막아주는 울타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그는 인터뷰 내내 ‘울타리’ 와 ‘화합’ 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다.

의약분업 이후 약사들은 전처럼 여유롭지 못하다.
약사들은 약국의 존폐 앞에 친목이라는 부분을 어느 정도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됐고, 결과는 ‘반’의 유명무실화였다.

“전에는 약사들이 ‘여유’가 있었는데 현재는 처방전에 얽매어 항상 쫓기듯 생활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졌죠. 다른 약사들과의 만남도 소홀해졌고 반은 유명무실 , 모임은 흐지부지해졌습니다. 제가 가장 걱정하고 신경쓰는 부분도 바로 회원간의 ‘ 화합’ 입니다.

현재 모임의 활성화를 위해 볼링, 골프, 인라인스케이트, 마라톤 동아리가 활동중이고,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긴 하지만 이제 어느정도 모임이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또한 예전보다 참여율이 높아졌구요”

그는 인터뷰 간간히 약국으로 들어오는 손님을 향해 눈인사를 했다.
“의약분업 이후 약사들은 처방전 조제, 일반의약품 판매, 건강기능식품 판매 등 하는 일은 많아졌는데 예전에 비해 국민의 신임은 그다지 많이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약사의 위상이 전보다 못한 것에 대한 해답을 그는 ‘국민속의 약사’란 말로 풀어야한다고 했다.

“ 의약분업 전에는 국민 건강의 파수꾼이었던 약사가 현재는 약 하나 더 팔려고 서로 경쟁하는 장사꾼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사실 의사보다 환자와 더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것이 약사인데 현재는 그런 기능을 못하고 있죠.

하지만 국민이 대우해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기 전에 약사가 먼저 행동해야 합니다. 약사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안산시는 시차원의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는 잠시 후 작은 종이를 하나 꺼내들고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암환자 자선음악회 후원도 하고, 의경들에게 하절기 약품있죠? 파리모기약, 그런것도 드리고 응급용품 공급, 보건소랑 연계해서 마약캠페인도 하고, 시청 사회과와 소년소녀 가장 후원도 했습니다. 비만 클리닉을 열고, 범죄예방 청소년 음악회 후원도 했습니다.”

그동안 한 일에 대해 꼼꼼히 적어놓은 듯한 종이를 보고, 보여달라고 하자 그는 쑥스럽게 웃으며 안된다고 했다.
“아이구, 이 정도만 하죠. 다른 분회도 다 하는 일인데요. 안산시 시민을 위해 안산시 약사회원들이 한 일입니다.“

최근 불용약품반품사업 문제와 관련, 회원들의 참여도를 묻자 그는 이렇게 얘기했다.
“많이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고 전보다 많이들 참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재고 문제도 회원들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반’이 활성화되면 낱알교환도 쉬워질거구요. 물론 정책적인 면도 뒷받침 되야 할 거구요.”

현재 그는 안산시 의약단체장 모임에 한달에 한번씩 참가중이라고 했다.
안산시 한의사회장, 의사회장, 보건소장,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 안산시 의약단체장들이 한달에 한번씩 모여 정보공유도 하고 시의 대소사도 의논한다.

“ 요즘은 약사들끼리도 많이 경쟁하지만 한의사, 의사와도 반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로간의 이익이 상충하는 부분이 있어서죠. 그래서 저희는 한달에 한번이라도 모여 서로에 대한 정보를 교환합니다. 보건인의 화합이야 말로 국민보건에 가장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가서 주장할 것이 있으면 주장하고 의논해야 할 일은 의논도 하고 그렇습니다. 의사소통이야말로 서로간의 오해를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죠.”

약국가의 위기의식에 연일 똑똑한 사람들의 정책적이고 체계적인 대안들이 나오고 있다.그러나 실상 약사들에게 정말로 절실한 게 필요한건 무엇일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인터뷰였다.요즘 보건사회의 경쟁이 날로 심해지고 있지만 해답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걸 이회장은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말이 좋아야 화합이지 먼저 살고 봐야한다는 생각 전에, 서로 아끼고 가족처럼 화합한다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길은 자연스럽게 열린다는 것.

사상 유례없는 약국가의 불황 타계를 위해 이회장은 “화합만이 살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어렵겠지만 ‘너 아니면 나’ 가 아닌 ‘너와 나'는 생각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이다.

의약뉴스 박미애 기자 (muvic@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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