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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설문조사 객관적 결과 얻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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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설문조사 객관적 결과 얻으려면
  • 의약뉴스
  • 승인 2013.08.2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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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약사간의 한판 전쟁이 목전에 와있다.

어느 직역에도 뒤지지 않는 파워를 가진 두 집단 간의 다툼이 불을 품고 있다.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열기가 대단한 의사-약사간의 대결이 흥미를 더하는 것은 어느 한쪽이 절대우위를 보이거나 절대열세 대신 승자를 쉽게 가리기 힘든 용호상박의 싸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개 그렇듯 이번에도 의사들이 선공에 나서고 있다. 우선 의협은 어제와 오늘(20일)이틀간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에 의뢰해 진행되는 이번 설문은 의약분업 13년을 제고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런데 문제는 새로운 대안이 바로 선택분업을 지칭한다는데 있다. 설문 주체인 의협은 이점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의협은 "이번 조사를 통해 지난 13년 간 유지된 의약분업 제도를 재고해 선택분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이슈화할 계획"이라고 현행 분업제도를 폐지하고 선택분업을 실시하자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선택분업 주장은 의료계의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난 2010년 여름에도 전국의 성인 남녀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응답자의 73%가 '병원 내 조제실과 병원 밖 약국 중 조제 장소를 선택할 수 있게 의약분업을 개선해 달라'는 답변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의약분업제도 개선 심포지엄'을 열고 참석자들로 하여금 실패한 의약분업이라는 강연을 듣기도 했다.

당시 심포지엄에 참석한 연세대 이규식 교수는 "과연 의약분업으로 의도한 결과가 나왔을까"라고 지적하며 "의약분업은 실패한 제도"라고 단언했고 같이 참석한 경희대 김양균 교수도 "우리나라는 무리한 기관분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현 제도를 성토한바 있다.

의협은 지난 2월 실시된 리베이트 설문조사에서도 선택분업에 대한 항목을 넣었다. 그 결과 1625명의 의사 중 약 85%가 '선택분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 의사들의 59.5%는 ‘환자의 선택권 및 편의성을 위해 선택분업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24%는 조제료 절감 차원에서 이를 지지했다.

이런 가운데 의협이 다시 설문조사를 실시하자 약사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약사들은 의사들의 설문조사에 대해 단순 분업 평가가 아닌 선택분업으로 가기 위한 포석이라고 판단하고 이는 약사직능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약사들은 자신들의 직능 침해는 대개 설문조사로 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여론조사 항목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여론조사가 아니라 여론몰이 더 나아가 여론조작이라고 맹비난 하고 있다.

하지만 약사들의 대표기관인 대한약사회는 의사들의 이런 공세에 대해 이렇다 할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해 민초약사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0월 열린 전국여약사대회에서 "약은 최고의 전문가인 약사에게 맡겨야한다"며 "약을 취급하는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충분히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택분업 대신 현행 의약분업제도에 힘을 실어 주는 발언이다. 사실 분업에 대한 제도변경은 엄청난 사회적 혼란과 비용을 초래하는 만큼 청와대 등의 의견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이르면 이달 26일 발표될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이 주목된다.

우리는 의협의 설문조사가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의  “의약분업이 과연 국민을 위해 좋은 제도인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며 어떤 제도가 가장 좋은지 조사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 라고 말한데 주목하고자 한다.

제도를 평가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설문조사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약사들의 지적처럼 자신들에게만 유리한 항목을 넣어 진정한 의미의 여론조사가 아닌 여론몰이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일방적인 여론조사와 발표는 상대단체의 반감만 살 뿐이며 제도변경에 대한 역효과를 일으킨다는 점을 우리는 지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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