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학과, 동물학과, 애견과, 김치학과도 있는데 간호조무사만 대학을 못 가게 막는 것은 정부의 탄압입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임정희 회장은 의약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처음부터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의 간호조무사 자격 제한을 두고 겨냥한 말이다.

한 전문대학이 간호조무사 학과를 개설한 것이 시발점이다. 복지부가 전문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간호조무사 응시자격을 주지 않겠다고 관련 법안을 개정해 버린 것이다.

대신 간호조무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기관을 특성화고, 국공립양성소, 간호조무사양성학원, 평생교육시설으로 한정했다.

임 회장에게 일련의 사태와 관련 협회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Q. 간호조무사가 지금도 포화상태라는 주장이 있다. 어떻게 보나?

일부에서는 50만이라며 포화상태라고 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간호조무사는 50만명 정도가 자격증을 가지고 있고요. 그중 15만명 정도가 일선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1000명당 활용 간호사수는 2006년 기준 4명으로 OECD 평균 8.7명에 한참 못 미칩니다.

의협, 병협 등은 간호인력 부족으로 간호조무사 인력활용 대책을 복지부에 계속 요청하고 있습니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간호인력이 심각히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Q. 간호조무사 자격 기준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유독 간호조무사는 국민에게 직접적인 의료행위를 하는 전문인력임에도 불구하고 상급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전문대학에 학과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간호조무사에 대한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지요.

임상병리사, 물리치료사, 치과위생사 등 모든 보건의료인의 인력양성은 전문대학으로 상향되고 있고 간호사도 대학 4년제로 학력이 향상되는데 간호조무사만 제한을 두는 것은 문제가 있어요.

교육의 질이라는 의미도 개원가 등에서는 간호조무사가 간호사에 준용해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부합하는 간호인력을 발전이 필요합니다.

Q. 학력 인플레가 우려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간호조무사에 지원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이미 대학을 졸업했다고요.

대학 졸업자, 대학원 졸업자도 취업을 하기 위해 상당수가 간호조무사를 지원합니다. 때문에 학력인플레라는 말은 말이 안 됩니다.

우리는 최소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대학에도 길을 열어달라는 것입니다.

대학 졸업만만 간호조무사 응시자격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간호조무사 인력이 양성되는 데 대학과 학원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죠.

Q. 간호관리차당지급제는 어떻게 보나.

간호관리차당지급제에 간호조무사가 포함시키지 않는 이유가 간호사보다 교육의 질이 떨어져서라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그런데 대학교육을 통해 교육의 질을 올리겠다고 하니까 그것도 안 된다니요. 역설적인 행정이 아닐 수 없어요.

더욱이 의료기사법을 개정하면서 간호조무사는 대학교육이 아니라는 이유로 3만명의 간호조무사가 내쫓기게 됐어요.

한쪽에서는 대학교육이 아니라고 내쫓고 한쪽에서는 대학교육을 막고 이러니 정부의 일방적인 탄압이라는 겁니다.

Q. 앞으로 간호조무사 자격 기준에 대해서는 어떤 액션을 취할 건지요.

저희 입장은 강경합니다. '전문대 간호조무사 양성 금지' 법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자격증을 반납하겠습니다. 끝까지 강하게 투쟁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