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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다래의 추억은 달고도 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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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다래의 추억은 달고도 썻다
  • 의약뉴스
  • 승인 2009.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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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래를 처음 맛 본 것은 20여년 전인 군대 시절이다.

그 당시는 항상 배가 고팠다. 먹을 것이 없었기 때문인데 하물며 과일을 먹는다는 것은 추석이나 설을 빼고는 언감생심이었다.

   
▲ 나 어릴적, 꼭 이렇게 생긴 펌프를 위아래로 움직여 물을 먹었다.

하루는 작업을 나갔는데 지천으로 잘 익은 다래가 널려 있었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하는 시인가 노래 때문인가 어쨋든 다래라는 말을 오래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지만 눈으로 보고 먹은 것은 처음이었다.

원래 신것을 좋아했던 터도 있었지만 굶주림은 허겁지겁 엄청난 양을 먹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다른 병사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나만 실컫 배부르게 먹었다. 정말 밥 안먹으로도 배 부르를 만큼 먹었다.

   
▲ 다래 열매가 눈부시다. 먹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다.

얼마나 식탐을 했는지 성질 더러운 고참이 적당히 먹어 잉! 하고 한마디 했다. 저녁에 밥을 먹으려고 하니 혀가 얼얼해 도저히 삼킬 수 가 없었다. 신맛과 단맛이 혀 피부를 상하게 한 것 같았다.

   
▲ 주렁주렁 매달렸다는 표현은 이런때 써야 한다.

고생 좀 했지만 그 이후 호시탐탐 다래를 노렸고 보이는 족족 따 먹었다. 제대후에 간혹 조금씩 강원도 여행길에 먹기는 했지만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은 아니었다.

장식용 물 펌프 주위에 다래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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