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더할나위 없이 귀여운 아이들을 보면 어른들은 흔히 요정같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요정의 이미지는 어른들에게는 이렇게 다가온다. 정말 요정같이 깜찍하고 발랄한 아이가 있다. 송윤석씨의 아들 원준(4)이가 바로 이런 아이다. 원준이가 요정의 별명을 얻은 것은 태어나서 두 달 후 부터다.
담당의사는 "심장에서 잡음이 들리는 것 같다"며 정밀진단을 권했다.
요정의 모습으로 태어난 원준이
신촌세브란스병원 소아심장을 담당하는 최재영 교수는 원준이의 얼굴 생김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DAN 검사를 권유 하였는데 , DAN 검사를 받은 결과 희귀질환인 윌리엄스증후군 환자로 확진했다.
부모는 유전질환이라고는 하지만 양쪽 집안 다 가족력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런 상황을 받아 들이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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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웃고 인사잘하고 말도 곧잘해 부모의 희망인 원준이가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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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의사로 부터 원인 치료가 불가능한 희귀질환이라는 판단을 받았을 때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원준이는 엄마 뱃속에서 10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조산 이었기에 인큐베이터에서 2주 동안 지내다 퇴원해도 좋다는 연락을 받고 부부는 미리 짜둔 모유를 들고 기쁜 마음으로 병원으로 가고 있었다.
기적적으로 살아났으나 밤새 잠못자고 보채
그러나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겪으로 아이가 빈맥증으로 소아심장중환자실로 옮겨졌다는 청천병력과 같은 말을 듣게 된다.
이후 원준이의 심장이상이 발견됐던 것이다. 태어나자 마자 심폐소생술로 겨우 생명을 부지한 원준이는 담당 의사로 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사형선고와 같은 말을 듣기도 했다.
다행히 원준이는 생명의 끈을 놓치 않았고 엄마와 함께 입원실에서 꼬박 한 달 반 동안 생활해야 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원준이는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고 보채고 하면서 부모를 힘들게 했다. 간혹 토하기도 하고 우유를 잘 소화 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까지 겹쳐 부모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어떤 날은 밤새 자지 못하고 울면서 환하게 날을 밝이는 때도 많았다.
이런 상황이 무려 10달 동안 계속됐다. 그러니 원준이 키가 제로로 클리가 없었다. 돌까지는 설사 분유만 먹고 생명을 지탱할 정도였다.
원준이는 물론 엄마도 살찔 틈이 없어 비쩍 마른 몰골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모정은 강한 것이어서 이런 위기를 슬기롭게 잘 견뎌냈다.
100일째가 되면서 부터 부부는 어차피 원준이가 보통아이들과 다르게 태어났다는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해 볼때까지는 최선을 다하기로 하고 원준이를 제대로 한 번 키워 보기로 작정했다. 자포자기 했던 심정을 버리자 새로운 용기가 솟아났다. 본격적인 치료는 9개월째 부터 였다.
새로운 희망, 최선을 다하자 합심
감각통합치료, 작업치료 등이 원준이가 받아야 하는 치료였다. 부부가 긍정적 사고로 치료에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은 월리엄증후군 환자들이 다운처럼 지능이 아주 낮지 않고 정상인과 비정상인 사이의 경계성 장애라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연구 결과를 보면 제대로 잘 만 키우면 정상인 처럼 생활 할 수 있다는 희망의 글을 읽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원준이는 다른 질환자들보다 월등히 잘 생활해 내고 있다. 키나 몸무게는 작지만 말도 곧잘 한다.하지만 정상인의 상태는 될 수 없다는 것을 부모는 잘 알고 있다.
엄마는 원준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갖기 위해 직장을 그만 두려고 여러번 심각한 고민도 했지만 직장을 그만 두었을 경우 오히려 원준이게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할 거라는 판단 때문에 지금도 직장 생활은 계속하고 있다.
아이는 베이비시터에게 맞긴다.
베이비시터는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집에서 생활을 같이 한다. 엄마는 하루 3시간 정도 밖에 원준이와 생활하지 못하는 것을 가장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이런 마음 씀씀이 때문인지 원준이는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하루 3시간 생활 엄마 가슴 아파
월리엄 환자들에게 흔한 갑상선저하와 고칼슘혈증, 대동맥협착, 폐동맥협착 등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 아마 지능은 정상인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아요. 키도 작고 몸무게도 적게 나가죠. 그렇다고 완전 장애인도 아니고요."
아빠는 "원준이 같은 아이가 경계성 장애인" 이라며 "오히려 이런 아이들이 정부 지원이나 사회적 관심에서 벗어나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해 우리 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장애전담 유아학교인 희망학교에 다니지만 그곳 아이들에 비해서는 지능이 월등히 높고 그렇다고 일반학교에 다니기는 낮은 지능이라 또래로 부터 방치되거나 따돌림을 받을 수 있을 것을 염려 하고 있다.
그래서 아빠는 사회와 정부가 경계성 장애를 가진 월리웜 환자들에게 조금만 더 신경써주고 교육시킬 수 있는 여건 마련에 더 많은 관심을 기둘여 줄것을 바라고 있다. 그런 교육환경을 원준이에게 만들어 주는 것이 부부의 꿈이다.
경계성 장애 오히려 방치 사회적 관심 절실
아빠는 자신들도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듯이 환우 가족들도 부부간에 좀더 많은 대화와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진다면 새로운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월리엄스증후군 환자는 약 2만 분의 1 정도로 태어나고 있어 전국에 2,500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현재 40여 환우 가족 정도가 한국윌리엄스증후군협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있다.
환자들은 외관상 잘 구분이 되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눈꺼풀이 부어 있고 입이 쳐져 있으며 입과 코사이의 인중이 긴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월리엄스 가족들이 보면 한 눈에 월리엄스인지 아닌지 분간이 간다.
미국의 경우 60살 환자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국내는 20살 정도 청년이 가장 나이가 많다. 평균 수명은 정상인 보다 조금 짧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자 환우들의 경우 커가면서 고혈압, 당뇨 등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여자 아이의 경우 여성성이 매우 일찍 나타나는 성조숙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정도에 벌써 생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생리라는 현상을 이해하고 잘 처리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부모는 애간장을 녹인다.
여자 아이 성조숙증 치료비 너무 비싸
성조숙증을 치료하기 위해 호르몬 억제제 주사를 맞는데 1회 비용이 20-30만원 정도 하고 비급여라 가족의 경제적 고통이 크다.
보통의 경우 나이에 비해 10살 이상 더 들어 보여 젊은 나이임에도 중년같은 외모를 보인다.
원준이는 현재 장애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신청을 해도 3급 정도 받을 정도인데 이 정도면 별로 혜택도 없고 장애인이라는 색안경만 보일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아빠는 원준이가 커서 군대에 가게 될 나이가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 장애인 신청을 하지 않으면 입대 영장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빠는 그 때까지 원준이가 건강하게 잘 커서 대한남아의 건강한 군인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희망을 월리웜스 가족 모두에게 전달해 주고 싶다고 아빠는 힘주어 말했다.
희망을 잃지 않으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