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나를 거닌다 내가 밤의 풍경을 쓰다듬는다 이렇게 비오는 오늘 밤, 풍경이 침대 위에서 돌아눕는다 풍경은 왜 거기 있지 않고 여기 있는가 풍경에게도 깊이가 있나 봐요 나날이 풍경이 깊어져요 명치 끝을 파고들어요 호흡이 바뀔 때마다 풍경은 바뀌고 안개가 피어오르고 내 방이 녹아서 강물에 떠내려가요 먹구름이 몇 가닥 얼굴 위로 흘러내려요 언제나 한 장의 표면밖에 가진 것이 없는 그런데, 이 풍경의 출구는 어디예요? 김혜순-<풍경 중독자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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