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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5-07-16 07:45 (수)
전이성 신장암 1차 치료 축 재편 “그늘만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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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성 신장암 1차 치료 축 재편 “그늘만 깊어졌다”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5.06.18 06: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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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면역항암요법 후 2차 VEGF-TKI 치료 급여 난항
1차 면역항암제+TKI 병용요법 급여도 난제
저위험군, 치료 전 과정에서 면역항암제 급여 불가

[의약뉴스] 오는 19일, 세계 신장암의 날(매년 6월 셋째 주 목요일))을 앞두고 전이성 신장암 치료의 사각지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면역항암제가 등장해 신장암 치료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국내 임상 현장에서 이를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입센코리아(대표 양미선)는 세계 신장암의 날을 이틀 앞둔 17일, 신장암 치료의 최신 동향과 미충족 의료 수요를 주제로 미디어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와 한국신장암환우회 백진영 대표가 참석, 신장암 치료의 사각지대를 조명했다.

▲ 오는 19일, 세계 신장암의 날(매년 6월 셋째 주 목요일)을 앞두고 전이성 신장암 치료의 사각지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가  전이성 신장암 치료제 급여기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 오는 19일, 세계 신장암의 날(매년 6월 셋째 주 목요일)을 앞두고 전이성 신장암 치료의 사각지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가 전이성 신장암 치료제 급여기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었던 전이성 신장암은 약 20년 전 VEGF-TKI 수텐(성분명 수티니팁)이 등장하면서 한 차례 전기가 마련됐다.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수텐이 신장암에서 허가를 받아 처음으로 표적치료의 시대를 마련한 것.

이후 다양한 VEGF-TKI가 등장해 신장암에서 허가를 받아 선택의 폭을 넓히고, 후속치료의 기회까지 마련했지만 실제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이 가운데 등장한 면역항암제가 다시 한 번 전환점을 마련했다. 기존의 VEGF-TKI와의 병용요법은 물론, 면역항암제간 병용요법을 통해 신장암 치료성적을 끌어올리며 1차 치료의 중심축으로 올라선 것.

다만, 이 가운데 면역항암제와 VEGF-TKI 병용요법은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사실상 임상 현장에서는 VEGF-TKI 단독요법이나 이중면역항암요법만 활용되고 있다.

그나마 이중면역항암요법은 고위험군에만 급여를 인정받고 있어, 저위험군의 환자들은 여전히 VEGF-TKI 단독요법에 의존하고 있다.

면역항암제와 VEGF-TKI 병용요법에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배경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면역항암제와 VEGF-TKI 병용요법은 모두 면역항암제 공급업체와 VEGF-TKI 공급업체가 달라 사실상 급여 등재가 불가능하다.

급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두 업체가 함께 등재를 신청해야 하며,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약가를 조율해야 하지만, 두 업체가 의견을 조율하는 경우 공정거래법상 담합 행위로 인정될 여지가 있어 논의가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두 회사 중 어느 한 회사라도 급여 등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경우, 다른 업체의 의지만으로 급여 등재를 이끄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특히 이미 동일 적응증으로 급여를 인정받고 있는 품목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통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회사라면, 굳이 다른 회사 제품과의 병용요법에 대한 추가 급여 등재에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다.

독점적 지위를 공유해야 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급여 확대시 약가 인하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어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

수년째 계속된 문제 제기에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지만, 제약사간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만족할 만한 해법이 언제쯤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나마 최근 정부가 급여를 적용하고 있던 약제에 한해 비급여 신약을 추가하더라도 기존 약제의 급여는 유지한다는 내용의 급여기준을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신장암은 해당이 되지 않는다.

신장암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으로 허가된 VEGF-TKI는 현재 신장암 2차 치료에서만 급여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

이처럼 이중면역항암요법이 신장암 고위험군에만 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저위험군에서는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는 면역항암요법이 전무한 상황이어서 여전히 상당수의 신장암 환자들은 VEGF-TKI 단독요법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여기에 더해, 2차 치료에서 효과를 입증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단독요법도 아직까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1차 치료에서 VEGF-TKI를 선택한 저위험군의 환자들은 남은 치료 여정까지 모두 VEGF-TKI 단독요법으로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백진영 대표의 지적이다.

백 대표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표적항암제 단독요법보다 월등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행 급여 체계는 환자에게 매우 불리하고 제한적”이라며 “특히 병용요법 급여 이슈에서 드러난 구조적 문제는 약제 제조사가 서로 다른 데다, 신장암 자체가 제약사 모두에게 우선순위가 낮은 암종이라는 데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환우회 차원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계속 목소리를 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이번 병용요법 급여 확대에서 신장암만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단체장으로서도 너무 안타깝고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면역항암제의 등장은 또 하나의 문제를 만들었다. 기존의 VEGF-TKI들이 면역항암제에 앞서 허가를 받은 터라, 면역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후속치료 효과를 평가한 임상 연구 데이터가 없어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를 투약했던 환자들은 급여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것.

실례로 카보메틱스(성분명 카보잔티닙, 입센)의 경우 1차 치료의 중심축이 면역항암제로 이동한 상황에서도 급여 기준은 여전히 VEGF-TKI 치료에 실패한 환자로만 제한되어 있다.

이에 이번 세미나에서는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와 VEGF-TKI간 병용요법은 차치하고, 2차 치료의 문제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이미 국내외 주요 신장암 진료지침에서 면역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신장암 환자에게 VEGF-TKI 치료를 권고하고 있고,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도 면역항암제 기반 1차 치료 이후 VEGF-TKI 후속치료의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에서는 임상 연구를 기반으로 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후발 신약 이후의 치료 환경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추가 임상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이미 다른 암종에서는 유사한 사례에서 급여를 인정하고 있어 형평성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것.

박인근 교수는 “신장암은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의 등장으로 치료 효과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국내 여건상 최신의 치료를 임상에서 적용하는데 제한점이 있다”면서 “치료요법의 변화와 발전에 따라 최선의 치료를 할 수 있는 의료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이 가운데 입센은 면역항함제 1차 치료 이후 카보메틱스 후속 치료에 급여를 인정받기 위해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를 거쳐 약제급여평가위원회까지 넘어섰지만, 최근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에 실패했다.

이와 관련 입센코리아 심정환 전무는 “신속하게 급여확대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원점에서 다시 준비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빨리 절차 밟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면역항암제 이후 카보메틱스치료를 기다리는 환자분들에게 안타깝고 죄송스러운 상황”이라며 “카보메틱스 급여 확대가 보험 재정에 주는 영향이 없도로 최대한 노력했으며, 다음 협상에서도 보험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급여 혜택이 가능하도록 해,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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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아 2025-06-20 20:18:00
송재훈기자님
기사 잘 읽었습니다.
신장암 관련 기사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빨리 여러 약재가 급여가 되어서
환우와 환우가족들에게 힘이 되었쓰면 좋겠습니다.

방영환 2025-06-20 11:31:31
송재훈기자님의 기사가 우리 신장암 환자와
가족에게. 희망이 됩니다


기자님의 기사가 관철되어
신장암 환자와 가족에게 더 폭넓은 치료의 길이
열리기를 바래봅니다

송재훈기자님. 앞으로도
신장암환자와 가족을 위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송재훈기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