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두경부외과학회가 심각한 인력난과 지역 의료 시스템 붕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호소했다.
30~40대 젊은 의사들의 지원이 급감한 가운데, 기존 인력까지 이탈, 두경부외과의 미래가 암담하다는 토로다.
대한두경부외과학회(회장 안순현)는 31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한 2025년 춘계학술대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정부와 사회의 관심 및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이상혁 보험이사는 두경부외과의 현주소를 진단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두경부외과는 뇌 아래부터 폐 윗부분 사이의 암, 선천성 질환, 기도 문제 등 생명과 직결된 질환을 다루지만, 중증 질환이 많고 노동 강도가 높아 기피과로 인식된 지 오래”라며 “후배 의사들의 지원이 급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회 등록 회원은 130명 수준이나 실제 수술 등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활동 인력은 80~100명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줄고 있다”면서 “베이비붐 세대 교수님들의 은퇴가 시작됐고(2030년까지 약 25% 정년 예상), 최근 의정 갈등 여파로 겨우 버티던 중견급 교수들의 이탈마저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신규 인력 유입의 급감이다. 이 이사는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로 과거 의사들을 지탱했던 사명감만으로는 더 이상 후배들에게 이 길을 권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특히 병원 운영의 핵심인 30~40대 전문의 수가 이전 세대에 비해 절반 이하로 급감했으며, 90년대생은 한두 명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러한 인력 공백이 5~10년 후 두경부 질환 치료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란 경고다.
전문의를 취득한 후 추가 수련을 받는 전임의(펠로우) 지원율 역시 바닥으로,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조차 전임의 지원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으며, 응급 질환을 담당해야 할 지역 권역응급센터는 전임의가 거의 없다는 전언이다.
이 이사는 이 같은 인력 부족이 지역 두경부 의료의 붕괴로 직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두경부외과 전문의의 절반 이상이 서울ㆍ경기에 집중돼 있고, 충북이나 경북 같은 경우 한두 명이 지역 전체를 담당하고 있다”며 “이들이 휴가나 학회 참석 등으로 자리를 비우면 해당 지역 두경부 응급환자는 사실상 방치될 수밖에 없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암 환자뿐 아니라 기도 폐쇄, 감염 등 응급처치가 필요한 두경부 질환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에도 최소한의 의료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지만, 현재는 이것마저 무너지고 있다”며 “두경부외과는 숨 쉬고, 말하고, 잘 먹는 인간의 기본적인 기능을 다루는 중요한 과지만, 그 어려움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병원 내 지원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관심을 호소했다.
한편, 두경부학회는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학술 활동과 국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안순현 회장은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제17대 임원진의 첫 행사로, 특히 대만두경부외과학회 임원들을 초청해 양국 학회 간 우정과 협력을 다지는 의미 있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구본석 홍보이사는 “2018년 첫 한-대만 미팅 이후 코로나19 등으로 지연됐던 교류를 재개하고, 대만 교수 10분을 포함해 약 100명이 참석했다”면서 “최근 의정 갈등으로 예년과 달리 전공의들이 대거 불참해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