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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주사 치료제, 편의성 개선 기대감 속 약동학적 불안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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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주사 치료제, 편의성 개선 기대감 속 약동학적 불안감도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5.05.29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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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연구에서는 바이러스 억제 효과에 비열등성 입증
일부 실사용 연구, 체내 농도에 우려 제기...치료 실패 시 후속 치료 부담
“치료 실패 이력ㆍ내성 없는 환자에 좋은 옵션, 데이터는 쌓아가야”

[의약뉴스]

 

HIV 환자들에겐 약제 선택시 바이러스 억제 실패도 주요 고려 사항이다

 
HIV 치료 환경에 다시 한 번 변곡점이 마련됐다. 

국내 최초로 2달 간격의 장기 지속형 주사제 조합,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이 등장한 가운데, 앞으로도 투약 간격을 더 늘린 새로운 치료제가 연이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HIV 감염인의 AIDS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 배가 부를 만큼 약을 먹어야 했던 환자들이 하루 한 알로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단일정 복합제를 지나, 이제 한 번의 주사로 몇 달간 투약을 잊고 살아도 되는 시대가 열린 것.

환자들 역시 장기 지속형 제제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전언이다. 보카브리아를 도입한 한국GSK에 따르면, 국내 HIV 감염인 단체 설문조사에서 HIV 감염인 10명 중 약 7명(68%)이 경구제에서 장기지속형 주사 치료제로 변경을 원했다.

▲ 국내 최초로 2달 간격의 장기 지속형 주사제 조합,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이 등장해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 가운데, 복약 순응도를 비롯한 삶의 질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체내 약물 농도 변화에 따른 바이러스 억제 실패 가능성과 내성 발생시 후속 치료 옵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국내 최초로 2달 간격의 장기 지속형 주사제 조합,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이 등장해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 가운데, 복약 순응도를 비롯한 삶의 질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체내 약물 농도 변화에 따른 바이러스 억제 실패 가능성과 내성 발생시 후속 치료 옵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적응증은 제한적이다. 현재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의 적응증은 ▲바이러스학적으로 억제되어 있고 ▲치료 실패 이력이 없으며 ▲카보테그라비르 또는 릴피비린에 알려진 또는 의심되는 내성이 없는 성인 환자의 HIV-1 감염 치료요법에 국한되어 있다.

현장에서도 조금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상 임상을 통해 기존의 경구제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한 만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지만, 실제 임상현장(Real-Wold)에서는 통제된 환경의 임상연구보다 고려해야 할 요소가 더 많고, 이에 따라 변수도 적지 않다는 것.

이 가운데 지난해 The Lancet Regional Health Europe에 발표된 스위스의 실사용 데이터(Real-Wold Date, RWD)에 따르면, 보카브리+레캄비스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HIV 감염인에서 체내 약물 농도가 임상 연구에서 보고된 농도에 비해 낮았으며, 일부 환자는 약물 농도가 반복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비록 약물 농도가 바이러스 억제율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지만, 장기간의 안전성, 유효성 데이터를 조금은 조심스럽게 지켜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아직까지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의 약물 농도 모니터링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은 확립되지 않았다.

서울 모 대학병원 감염내과 A교수는 “새로 출시된 주사제 조합은 3상 임상에서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보이는 2세대 통합효소억제제(InSTI) 복합제와 비교해 바이러스 억제 효과에 있어 비열등성을 입증했다”면서 “따라서 기존 약제와 동등하게 사용할 수는 있다”고 전제했다.

또한 “PK/PD 데이터 역시 ATLAS-2M등의 study에서 152주째까지 약물 농도가 PA-IC90, (protein-adjusted concentration required for 90% inhibition)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했다"면서 “물론 3상 임상과 달리 실제 임상 환경에서 측정했을 때 생각했던 것 보다 농도가 조금 낮아는 연구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약물상호작용(Drug-Drug-Interaction, DDI)을 확인하기 위해 약물 농도를 계속 모니터링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컨센서스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에 “보다 장기적인 데이터가 나와야 하고, 이전에 치료 실패 이력이 있는 환자에 대한 데이터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 이유로 “지금은 바이러스가 잘 억제되고 내성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연구”라며 “보다 많은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면 그 약제의 가용 범위도 더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사제 치료 실패 시 후속 치료 옵션이 제한된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임상연구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 보고된 바이러스학적 실패 사례는 많지 않지만, 이 과정에서 내성이 발생하면 후속치료가 상당히 제한된다는 지적이다.

A 교수는 “현재 HIV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는 2세대 InSTI는 내성 장벽이 높고, 질병이 잘 조절된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카보테그라비르 기반 주사요법에 실패하게 되면 이 계열의 약을 쓰기 어렵고 이전의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면서 “치료에 실패하면, 주로 단백질분해효소 억제제(PI)가 포함된 약물을 사용하게 되는데, 위장관계 이상반응이나 대사관련 이상반응도 있고, 약물관련 상호작용도 고려해야 해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직까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인에 대한 데이터도 적어서 아시아인에 대해서는 치료 실패에 대한 데이터를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근거로는 기존 치료법과 비교해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의 바이러스학적 실패 위험이 높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며, 허가 임상의 모집단에 해당하는 ‘치료 실패 이력이 없고 내성이 없는, 바이러스가 안정적으로 억제되고 있는’ 환자에게는 기존 치료법과 함께 충분히 고려할 만한 치료법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Stigma를 줄이는 것도 HIV 환자분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지만, 약제 내성에 대한 부분도 환자분들이 걱정을 많이 하는 부분"이라며 “대상이 되는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치료법에 대해 잘 설명하고 환자와 잘 상의해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례로, 미국 DHHS(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가이드라인에서는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 치료 중 바이러스학적 실패 발생 시 InSTI 계열 내성 발생 위험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으며, 후속 치료를 제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치료 순응도가 높지 않은 환자에게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을 사용하는 경우 바이러스 반응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좋고, 바이러스학적 실패가 발생하면 내성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보카브리아 허가사항에 ‘이 약의 치료 시작 전에 의료진은 주사요법의 투여 주기에 동의하는 환자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며, 바이러스 억제를 유지하고 바이러스 반동 및 내성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예정된 방문 준수의 중요성에 대해 환자에게 조언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한편, 보라브리아주를 국내에 공급하는 한국GSK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체내 약물 농도와 그에 따른 바이러스 실패의 우려를 일축했다.

이미 3상 임상에서 기존 치료법 대비 치료 실패율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치료 실패 발생률도 100환자 년 당 0.54건에 불과했다는 것.

여기에 더해 치료 실패가 발생한 환자에서도 경구 요법 완전 전환을 통해 재억제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인구 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하위 분석 연구에서는 임상 연구를 통해 확인된 위험 요인(HIV-1 sub type A1/A6, Historical RPV RAMs, BMI ≥ 30)과 연관성이 적은 아시아인에서 96주차까지 바이러스 실패가 단 한 차례 보고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DHHS 가이드라인에서는 매일 경구제를 복용해야 하는 피로를 완화하거나 경구용 약물 요법과 관련된 잠재적인 낙인 또는 노출 우려를 줄이기 위해 장기지속형 주사제인 보카브리아 레캄비스 병용요법으로 전환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미국에이즈학회(IAS-USA) 가이드라인 역시 개인 사생활, 낙인 또는 편의상에 있어서 경구용 약제 요법보다 장기지속형 주사제인 보카브리아주+레캄비스주사 병용치료 만족도가 더 높을 것이라며, 전환을 권고하고 있다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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