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5-07-16 12:12 (수)
우리나라 주요 수술 수가, 일본의 1/4 수준
상태바
우리나라 주요 수술 수가, 일본의 1/4 수준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5.05.28 1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원, 뇌ㆍ심장ㆍ관절 등 필수의료 분야 일본 대비 2.7배 낮아

[의약뉴스] 우리나라 주요 수술 수가가 건강보험제도 및 수가 산정방식이 유사한 일본에 비해 평균 2.7배가량 낮으며, 일부 고난도 수술은 6배 이상 차이 나는 등 참담한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국내에서 수술 건당 진료비가 높거나 수술 건수가 많은 핵심적인 수술들이 일본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나, 현재의 저수가 체계가 필수의료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의료계의 오랜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원장 안덕선)은 최근 한국과 일본의 주요 의료수가 비교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양국에서 공통적으로 시행되는 344개 수술 행위 중 명칭과 산정기준이 유사한 52개를 추려, 이 중 상위 30개 항목을 심층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비교 대상 상위 30개 주요 수술 행위에서 일본의 평균 수가는 한국보다 약 266.3% 더 높았다. 즉, 한국의 수술 수가는 일본의 약 37.5%, 반의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가장 큰 격차를 보인 수술은 종양절제를 위한 뇌내시경 수술로, 일본 수가가 한국의 약 610.0%(6.1배)에 달했다. 뒤를 이어 인공 슬관절 치환술(477.5%) 및 재치환술(463.9%) 등 고도의 기술과 고가 치료재료가 요구되는 수술들이 일본의 1/4~1/5 수준으로 낮게 책정돼 있었다.

상위 30개 항목 중에는 심장 수술이 8개로 가장 많았고, 일반 부비동 수술(5개), 일반 척추수술(3개) 등이 포함돼 필수의료 분야의 저수가 문제가 심각함을 드러냈다. 

▲ 우리나라 대비 일본 의료수가 비율(상위 30위).
▲ 우리나라 대비 일본 의료수가 비율(상위 30위).

연구팀은 “한국에서 수술 건당 진료비가 가장 높은 심장 수술이나 뇌종양 수술, 또는 수술 건수가 많은 일반 척추수술, 슬관절 치환술 등이 일본과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며 “이는 한국 주요 수술의 수가가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각하게 저평가됐음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수가 차이의 원인으로는 근본적인 한국 의료수가의 저평가와 함께, 양국 간 상대가치점수 산정방식의 차이가 꼽혔다. 특히 일본에서 한국보다 월등히 높게 산정된 수술 중에는 재료대가 많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한국의 수가 산정 시 재료비 보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시사됐다.

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낮은 우리나라 의료수가는 과잉 의료이용, 진료량 증가, 필수의료 기피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하며 의료서비스를 왜곡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 비교가 가능한 객관적인 상대가치점수 산정 방식과 틀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나아가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의료수가 산정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한 의료수가 산정 방식 및 국제적 수준의 수가 책정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수가 결정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그동안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저수가 문제의 심각성을 객관적인 국제 비교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것으로, 향후 수가 정상화 및 필수의료 살리기 논의에 중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런 수가로 누가 고위험ㆍ고난도 필수의료를 하려 하겠는가”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