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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5-07-16 07:45 (수)
부산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하홍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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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하홍구 교수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5.05.1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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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RH 작용제, 전립선암 치료의 Backbone

[의약뉴스]

 

GnRH 작용제는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가운데 고령 남성에서 호발하는 전립선암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사이 전립선암 환자가 약 40% 급증했다.

국가암등록통계 중 가장 최근 자료인 2022년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전립선암 발생자는 2만 754명으로 1년 사이 1744명이 늘어 2만 명을 넘어섰다.

남성에서 발생한 암 중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폐암(2만 1646명)에 이은 2위의 기록으로, 1년 만에 위암과 대장암을 넘섰고, 폐암과의 격차도 1000명 이내로 좁혀졌다.

이처럼 전립선암의 질병부담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전립선암의 진행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옵션이 등장, 예후를 개선하고 있다.

2000년 이전 80% 전후에 머물렀던 전립선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최근 95%를 넘어 97%선에 다가섰다. 

갑상선암을 제외한 10대 암에 중 가장 높은 수치로, 특히 남성에서는 유일하게 90%를 상회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British Journal of Urology International(BJUI)에는 진행성 전립선암의 전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GnRH(Gonadotropin-Releasing Hormone) 작용제의 가치를 재확인한 연구 결과가 보고돼 이목을 끌었다.

진행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GnRH 작용제 중 하나인 트립토렐린 단독요법을 평가한 3상 임상을 사후 분석한 결과, 이를 통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출수록 생존율이 개선된다는 것.

다양한 신약과 신기술의 등장에도 여전히 GnRH 작용제를 기반으로 한 안드로겐 박탈요법(Androgen Deprivation Therapy, ADT)이 진행성/전이성 전립선암의 근간임을 재확인한 결과다.

이에 의약뉴스는 부산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하홍구 교수를 만나 트립토렐린을 중심으로 전립선암 치료 여정에서 GnRH 작용제 기반 ADT의 가치를 조명했다.

 

▲ 전립선암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British Journal of Urology International(BJUI)에는 진행성 전립선암의 전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GnRH(Gonadotropin-Releasing Hormone) 작용제의 가치를 재확인한 연구 결과가 보고돼 이목을 끌었다. 이에 의약뉴스는 부산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하홍구 교수를 만나 트립토렐린을 중심으로 전립선암 치료 여정에서 GnRH 작용제 기반 ADT의 가치를 조명했다.
▲ 전립선암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British Journal of Urology International(BJUI)에는 진행성 전립선암의 전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GnRH(Gonadotropin-Releasing Hormone) 작용제의 가치를 재확인한 연구 결과가 보고돼 이목을 끌었다. 이에 의약뉴스는 부산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하홍구 교수를 만나 트립토렐린을 중심으로 전립선암 치료 여정에서 GnRH 작용제 기반 ADT의 가치를 조명했다.


◇전립선암 증가, 서구적 식단 변화가 주요 원인
전립선암은 남성의 전립선 세포에서 발생하는 샘세포 암으로, 연령, 인종, 가족력 등이 발병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연령이은 전립선암에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50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해 ‘고령 암’이라고도 불린다. 

이에 따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발생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환자수가 약 40% 급증, 이 기간 가장 많이 증가한 암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홍구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이처럼 전립선암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주요 원인을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꼽았다.

그는 “일반적으로 암 발생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면서 “전립선암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 없으나, 환경적 요인 중 식이습관의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인종 간 차이도 있을 수 있지만, 국내 발병률이 시기별로 변하는 것은 이러한 요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경제 발전에 따라 폭발적으로 증가한 유제품, 육류 등의 섭취와 같은 서구적인 식단의 변화가 전립선암 발생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미국과 일본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가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한다는 것이 하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 연구에서는 ▲일본에서 태어난 1군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 간 2군 ▲이민 일본 가정에서 태어난 2세대인 3군을 비교했는데, 전립선암 발생 빈도가 3군으로 갈수록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결과는 유전적 요인 이외에 서구적 식습관 등 환경적인 변화가 전립선암의 발생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뒷받침하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와 같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한ㆍ국소진행 병기 전립선암 5년 상대생존율 100% 상회, 관건은 PSA 검사
전립선암은 흔히 예후가 좋고 질병 진행도 느린 것으로 알려져 ‘착한 암’이라고 불린다.

실제로 전립선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0대 암종 가운데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서, 100%에 가깝다, 

특히 국한, 국소진행 단계에서 5년 상대생존율은 100%를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착하다는 전립선암도 원격 전이 단계에서 5년 상대생존율은 49.6%로 크게 줄어든다.

하홍구 교수는 “중앙암등록본부의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96.4%에 달한다”면서 “폐암(40.6%), 간암(39.4%)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로, 이런 점에서는 전립선암을 순한암으로 볼 수 있지만, 악성도에 따라 달리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약 30%는 순한 전립선암, 40%는 중등도의 악성도를 가진 전립선암, 나머지 30%는 악성도가 높은 전립선암으로, 순한 전립선암은 굉장히 천천히 진행돼 어떤 치료를 해도 효과가 좋지만, 악성도가 높은 전립선암은 진행과 전이가 빨라서 치료 반응이 좋지 않다”면서 “수술 후 1년 내 사망하거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전이가 계속 생기고 진행되는 환자도 있는 만큼, 전립선암을 무조건 ‘착한암’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국소, 국한 병기 전립선암의 5년 상대생존율이 100%를 상회한다는 것은 그만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전립선암은 전립선특이항원(Prostate Specific Antigen, PSA)을 통해 의심 환자를 선별할 수 있어, 조기 진단이 가능한 환경이 갖추어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립선암의 국한 병기 분율은 65%에 그치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환자들은 전이 단계에서 진단을 받고 있다.

하 교수는 “조기 진단을 위해 모든 환자에서 전립선암을 의심하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PSA 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의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군을 가려낸다”면서 “PSA 수치가 4ng/mL 이상일 경우 전립선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확진을 위한 조직검사를 시행해 암이 맞는지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립선암의 표준 검사법 중 하나인 PSA 검사가 도입되기 전에는 대부분 환자들이 전이성ㆍ진행성 단계에서 발견돼 대개는 사망했다”면서 “이 가운데 PAS 검사가 1986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아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처럼 전립선암 조기 진단을 위해 PSA 검사가 중요하고, 검사 비용도 크게 부담되지 않는 수준이지만, 아직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되지 않아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아직 한 번도 검사를 받아보지 않은 어르신들도 많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하 교수는, 4ng/mL가 전립선암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PSA 수치가 4ng/mL 이상이면 전립선암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직 검사를 하지만, 실제로는 4ng/mL 미만에서도 전립선암이 종종 발견된다”고 전했다. 

실례로 “A 환자는 PSA 수치가 여러 해 동안 3.5~4.5ng/mL 수준으로 유지되고, B 환자는 1ng/mL, 1.5 ng/mL, 2ng/mL, 2.5ng/mL 등으로 진행한다면, 둘 중 전립선암의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은 B 환자”라고 제시했다.

그 이유로 “전립선암을 가진 환자는 지속적인 PSA의 상승을 보이기 때문”이라며 “PSA는 전립선 상피세포에서만 생성되는 당단백 효소로, 전립선암 이외에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 등의 질환이 있을 때도 증가할 수 있는데, A 환자는 만성 전립선염이나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PSA 수치가 높게 유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반면, B 환자는 원래 낮았던 PSA 수치가 점점 상승하고 있어 전립선암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전립선암 치료의 기본은 ‘남성 호르몬 억제’
전립선암 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정상 세포뿐 아니라 종양세포의 성장도 촉진한다.

이에 전립선암에서는 테스토스테론을 낮추는 안드로겐 박탈요법을 백본(Back-bone)으로 다양한 계열의 치료제를 활용, 질병 진행을 억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 교수는 “전립선암 치료의 기본은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것으로, 남성 호르몬의 대부분은 고환에서 만들어지는데, ADT 요법은 이를 억제한다”면서 “그러나 ADT만으로는 부신에서 소량 생성되는 남성 호르몬까지 억제할 수 없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비라테론(abiraterone acetate) 등과 같은 약제를 함께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말해 전립선암 치료는 ADT를 기반으로, 진행 단계에서 필요에 따라 아비라테론, 엔잘루타마이드(enzalutamide), 아팔루타마이드(apalutamide) 등의 약제를 병용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전립선암 치료의 근간이 되는 ADT으로는 과거 수술적 거세(고환 절제술)를 시행했으나 현재는 비침습적 화학적 거세법인 성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gonadotropin-releasing hormone, GnRH) 작용제를 활용하고 있다.

하 교수는 “1950년대, 미국의 찰스 허긴스(Charles Huggins) 박사가 고환 절제 수술로 남성 호르몬을 억제해 전립선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고, 이 연구로 노벨상까지 수상했다”면서 “그러나 수술적 거세는 전립선암 완치가 아닌, 수명을 1~2년 연장하는 것에 불과해 환자들의 거부감이 심했다”고 소개했다.

이 가운데 “1977년, 앤드루 샬리(Andrzej Schally) 박사가 비침습적으로 화학적 거세가 가능한 GnRH 작용제를 발견했고, 당시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받아 다시 한 번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면서 “서구권에서는 예전부터 전립선암 환자가 많았기 때문에, 두 번이나 노벨상을 수여할 만큼 이 분야의 진단과 치료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다양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GnRH는 시상하부에서 방출돼 뇌하수체를 자극, 황체형성호르몬(Luteinizing Hormone, LH)을 분비하게 한다. 

이러게 분비된 황체형성호르몬은 고환의 특정 세포에 작용해 대부분의 테스토스테론을 생성하며, 테스토스테론은 전립선암 세포의 막에 있는 남성호르몬수용체(Androgen Receptor, AR)에 결합해 세포 증식을 유도한다. 

하 교수는 “GnRH는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리듬을 갖고 분비돼야 정상적으로 LH와 남성 호르몬이 조절된다”면서 “그러나 GnRH 작용제를 주사하면 뇌하수체의 GnRH 수용체에 지속적으로 결합해 최종적으로 수용체의 탈감작과 호르몬 분비의 억제가 발생하며, 그 결과 GnRH 작용제 투여 초반에는 남성 호르몬 분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가 3~4주 경과하면 결국 남성 호르몬이 낮춰져 거세 수준에 이르는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GnRH 작용제는 1980년대 이후 ADT의 주축이 됐다”면서 “전립선암 치료의 거의 모든 단계에서 매우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으며 ‘기본(backbone)’이 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례로 “국내 외 주요 전립선암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전립선암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진행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반에 걸쳐 GnRH 작용제를 포함한 호르몬 치료(ADT)를 권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서구화된 식습관과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전립선암 발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PSA를 통한 조기 진단과 GnRH 작용제 기반의 치료 접근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하 교수는 전립선암 치료의 전 여저에 있어 GnRH 작용제는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GnRH 작용제는 노벨상을 받을 정도로 효과가 좋고, 부작용도 거의 없는 안전한 치료제로, 일종의 항암제라고 볼 수도 있는 약제”라면서 “4기로 분류되는 전이성ㆍ진행성 전립선암 환자에 사용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어서, 호르몬 변화로 생기는 여성 갱년기 증상과 유사한 홍조 정도의 소소한 부작용이 있을 뿐이며, 효과는 굉장히 좋다”고 강조했다.

이에 “GnRH 작용제는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오랜 기간 GnRH 작용제를 사용하면, 약제를 투여해도 더 이상 약물에 반응하지 않고 암이 진행하는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mCRPC)이 될 수 있는데, 이 단계에서도 도세탁셀(docetaxel) 등의 항암제와 함께 ADT 요법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이유로는 “한 덩어리의 암 안에도 ADT 요법에 반응하는 세포(sensitive)와 그렇지 않은 세포(resistant)가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치료 초기에는 잘 반응하는 세포들이 대부분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반응하지 않는 세포들이 많아지며, 이처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세포가 절반 이상이면 저항성이 생긴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하지만 이 경우에도 일부 ADT에 반응하는 세포가 남아있으므로,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에서도 GnRH 작용제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특히 GnRH 작용제는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서 고령의 환자들이 치료를 유지하기에도 장점이 있다는 것이 하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일반적인 항암제는 부작용이 굉장히 심해서 환자의 체력이 받쳐줘야 사용할 수 있지만, GnRH 작용제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환자라면 사용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면서 “항암 치료는 일반적으로 3차 병원에서 진행하는데, 종합병원과 같은 2차 병원에서도 ADT 요법을 널리 시행할 만큼 GnRH 작용제는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환자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전했다.

 

◇GnRH 작용제 트립토렐린, 강한 결합력 장점
한편, 2019년 Investigative and Clinical Urology에는 국내 연구진이 전립선암 환자에서 고세렐린과 트립토렐린, 류프로라이드 등 3가지 계열의 GnRH 작용제를 비교한 연구 결과가 게재돼 이목을 끌었다.

분석 결과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  50ng/dL 또는 20 ng/dL 기준 거세 달성률은 세 가지 계열이 유사했으나, 트립토렐린은 10ng/dL 미만 기준 거세 달성률이 더 높고, 평균 테스토스테론 농도도 가장 낮았다는 것.

이와 관련, 하홍구 교수는 “ADT 요법에 주로 사용하는 3가지 GnRH 작용제(트립토렐린, 고세렐린, 류프로렐린) 중 트립토렐린은 우리 신체에서 분비되는 GnRH와 분자 구조가 가장 유사해 효과가 이론적으로 가장 우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를 보다 확실히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계를 분명히 했다.

뿐만 아니라 “트립토렐린을 포함한 ADT 단독 요법만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완전히 0으로 낮추는 것은 어렵다”면서 “부신에서도 일부 남성 호르몬이 생성되기 때문인데, 사람마다 부신에서 생성되는 남성 호르몬의 양이 다른 만큼, 단독요법의 억제 효과를 정확히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임상적으로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0.5ng/mL, 또는 0.3ng/mL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는데, 트립토렐린만 사용하는 경우 경험상 대부분 0.3ng/mL 이하를 달성한다”면서 “목표 수치에 도달하는 비율은 거의 99.9%로, 사실상 100%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트립토렐린 단독이 아닌 아비라테론 등의 약제와 병용하는 경우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0.00ng/mL 수준으로, 사실상 완전히 억제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부연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트립토렐린을 통해 크게 호전된 환자들을 자주 만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 교수는 “전립선암은 뼈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은데, 암세포가 전신의 뼈로 광범위하게 퍼지게 되면 뼈 안쪽의 신경을 압박해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임상 현장에서 트립토렐린을 사용한 환자 중 통증이 뚜렷하게 완화되고 뼈 전이 병변이 거의 사라진 사례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처럼 뼈나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트립토렐린 투여 후 병변의 크기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경우를 자주 경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효과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로, 대부분의 환자는 시간이 지나면 결국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castration-resistant prostate cancer, CRPC) 단계로 진행하게 되며, 이 지점이 치료에서 가장 큰 과제로 남아 있다”면서 “따라서 최근 전립선암 치료의 방향은, ADT를 포함한 치료를 보다 이른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적용해 환자가 거세 저항성 단계로 진행되는 것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가강조했다.

 

◇국가 차원 PSA 검사 도입 시급
하홍구 교수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다시 한 번 PSA 검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국가검진 도입을 촉구했다.

그는 “어떤 암이든 조기에 발견하면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늦게 발견할수록 반대가 된다”고 전재했다. 

이어 “전립선암은 ADT 요법이라는 큰 무기가 있어서 장기간 치료할 수 있지만, 결국 호르몬에 대한 반응성이 무뎌지며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으로 진행되고, 항암제 치료가 필요해지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면서 “따라서 조기 발견이 굉장히 중요하고, 이를 위해 PSA 검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25년 전 레지던트로 일할 때는 많으면 일주일에 1건이던 전립선암 수술을 현재는 하루에 2건씩 하고 있다”며 “이렇게 전립선암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국가적인 관심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여기에 더해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 기준 남성 암 발생 순위 2위는 전립선암(14.1%)으로, 1위인 폐암(14.7%)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며 “주목해야 할 점은 전립선암이 2021년 남성 암 4위에서 1년 새 2위까지 폭증했다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한국 남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전립선암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전립선암은 남성에게만 발병하는 암이라 전체 국민 대비 환자 수가 많아 보이지 않는다는 맹점이 존재하며, 이로 인해 중요성이 반감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국가 차원의 PSA 검사 도입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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