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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도 수가협상 개시, 공급자 “생존권” vs 공단 “재정”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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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도 수가협상 개시, 공급자 “생존권” vs 공단 “재정” 정면충돌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5.05.1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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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ㆍ한방ㆍ치과 1차 협상 진행...건보공단 ”코로나보다 어려운 환경, 균형점 찾겠다“

[의약뉴스] 2026년도 요양급여비용(수가) 계약을 위한 협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가운데, 각 공급자단체 대표들이 저마다 절박한 현실을 호소하며 구조적인 문제 해결과 전향적인 재정 투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건보공단은 어려운 협상 환경과 재정 부담을 강조하며 상호 존중 속 합리적 접점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혀, 난항을 예고했다.

▲ 대개협 수가협상단(제일 위), 한의협 수가협상단(중간), 치협 수가협상단.
▲ (위로부터) 대한개원의협의회 수가협상단, 대한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 대한치과의사협회 수가협상단.

15일 시작된 유형별 수가협상에서 각 단체 협상단장들은 모두발언을 통해 날 선 비판과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쏟아냈다.

오후 1시 시작된 수가협상에서 첫 주자로 나선 의원 유형 수가협상단 박근태 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운영이 불가능한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2024년 기준 의원 진료비 점유율 20.7%, 연간 170곳 이상 폐업, 대구 최초 소아과 의원 폐업 등의 통계와 현실을 제시하며 “중소병원과 1차 의료기관의 붕괴는 의료 접근성 저하와 국민 불편 증가로 이어지는 위기 신호”라고 강조했다.

박 단장은 특히 환산지수 차등 적용 방식에 대해 “형식만 협상이고 실질은 왜곡된 통계 기법을 통한 수가 인상 왜곡 행위”라며 “자체 분석결과, 진찰료 의존도가 높은 과조차 실질 인상률이 제로 또는 마이너스였고, 특정과는 연간 1000만 원 이상 손실이 발생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환산지수는 원칙에 따라 조정하고, 행위별 차등화는 상대가치 점수로 해결해야 한다”며 "이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결렬이라는 형식적 결론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 같다”고 배수진을 쳤다.

여기에 더해 SGR 모형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며 ▲수가 밴드 사전 공개 ▲재정운영위원회 공급자 대표 참여 ▲SGR 방식 중단 또는 별도 산식 적용을 요구하고, 의원급에 최소 5000억 원 이상의 신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원 유형에 이어, 오후 3시에는 한방 유형의 첫 협상이 진행됐다.

대한한의사협회 유창길 수가협상단장은 “한의원은 의원급 중 가장 높은 폐업률을, 한의과 보장률은 전 종별 유형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보험 진료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워 비급여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는 국민 의료비 부담과 이용 감소로 이어져 최근 5년간 실수진자 수가 감소한 유일한 종별이 한의계”라고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한의는 행위 개수가 적고 상대가치 점수 산정에서 지속적으로 과소평가받고 있다”며 "내년 7월 시행 예정인 보안형 공공 정책 수가 제도에서 한의가 위험도가 낮다는 이유로 보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는 종별 수가 격차를 구조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정책적 리스크”라며 “이번 수가협상에서 한의과 가산율 조정 등 사전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게 의료대란 시 1차 의료 기여 및 정부 시범사업 적극 참여 등을 고려, 합당한 보상을 요구했다.

오후 5시에는 치과 유형 수가협상이 진행됐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마경화 수가협상단장은 현 의료계 상황을 '초유의 사태'로 규정. “수가 계약의 통상적 틀이 전부 무너져 한 치 앞을 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ㆍ정 사태로 진료비 통계에 특이 동향이 나타나 SGR 값 적용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치과 유형은 의정 사태와 별개로 묵묵히 현장을 지켰으나 SGR 값에서 오히려 피해를 볼 수 있어 공단의 전향적인 다른 방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지난 2년간 보험료 동결에도 (건강보험) 재정에 여유가 있다”며 “타 의료개혁에 투입되는 막대한 재원에 비해 수가협상 밴드는 매우 작아, 보다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가 계약 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를 위해 제도발전협의체의 조기 가동을 제안하는 한편, 올해 밴드 협상 방식으로 투 트랙 또는 더블 밴드 운영을 제시하며 “모든 유형이 큰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보공단 “코로나보다 어려운 환경, 균형점 찾겠다”
건보공단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공급자단체 대표들의 발언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올해 수가 협상 환경은 과거 코로나19 상황보다 더 어렵거나 그에 못지않은 상황”이라고 항변했다.

구체적으로 ▲전공의 집단행동 영향으로 상급종합병원 진료 실적만 대폭 감소한 2024년 진료 실적의 특수성 ▲2년 연속 보험료 동결 및 경기 침체 속 불안정한 수익 구조 ▲비상 진료 지원 및 필수의료 정책 추진에 따른 대규모 건보 재정 투입 지속 등을 수가 협상 환경이 좋지 않은 이유로 제시했다.

그는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라 병원ㆍ의원 유형 중심으로 저평가된 행위 항목을 환산지수와 상대가치 점수를 연계해 불균형한 보상 수준을 해소해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어 “가입자 중심의 재정소위원회와 공급자, 건보공단이 필수의료 체계 구축, 의료 인프라 유지, 가입자 부담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접점을 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상호 신뢰와 존중을 기반으로 소통과 배려의 자세를 가지고 모두가 Win-Win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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