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한양대병원이 대한민국 의료 발전에 기여한 지난 역사를 발판 삼아 중증ㆍ응급ㆍ희귀질환 치료를 선도하는 병원으로 도약하겠다고 천명했다.
한양대병원 이형중 병원장은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30일 열리는 개원 53주년 기념식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미래의료를 선도할 한양대병원의 비전을 소개했다.
이 병원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보건복지부의 의료전달체계 개편 및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에 대한 대응 방안과 병원의 중장기 비전 및 기반시설 개편 계획을 내놨다.

현재 한양대병원은 보건복지부의 의료전달체계 개편 및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에 적극 참여하며 중증ㆍ희귀질환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 시범사업은 전국 47개 병원이 대상이며, 한양대병원은 여기서 중증ㆍ응급ㆍ희귀질환 치료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일반 병상은 줄이고 중환자실을 확대하는 구조전환을 추진하지만, 인력, 장비, 시설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큰 과제라는 설명이다.
이 병원장은 “작년 2월 의ㆍ정 사태로 전공의가 빠져나가면서 큰 타격을 입었고, 특히 한양대병원은 타 병원에 비해 전공의 비율이 높아 타격이 더욱 컸다”며 “이후 PA 간호사, 외부 전문의를 활용해 채워 나가고 있지만 의료진 전체의 피로도가 확연히 올라가고 교수들 간에도 예민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병원의 중장기 비전과 관련해서는, 원래 계획이었던 미래관 신축 계획이 건축비가 2~3배까지 뛰면서 일시 중단된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로 인해 직원과 교수입장에서 병원의 중장기적인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었고, 상당한 피로감과 무기력감이 누적됐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가시적인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최근 한 달 동안 집중해서 논의하고 준비한 것이 바로 신축 수술동 건립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건립될 스마트 수술동은 기존 심관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며, 사이즈도 크고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포함해 영상장비와 수술 장비가 모두 들어가는 복합 수술 인프라가 될 예정이다. 특히 심뇌혈관질환 24시간 수술체계를 갖춘다는 목표다.
특히 이 병원장은 외과 출신으로서 한양대병원이 단순히 내과 중심 병원이 아니라 수술 잘하는 병원으로도 평가받게끔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신축 수술동은 용적률 제한이 있어 대학에서 용적률을 받아오고, 영상 치료 장비가 있던 신관 기능 일부도 옮겨 통합하는 구조이며, 3층 규모로 계획 중”이라며 “신축 수술동 건립이 미래관 계획 중단 이후 직원들 사이에서 나왔던 병원의 중장기 비전이 안 보인다는 불만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중장기 과제는 암센터 또는 암병원 설립이다. 초기에 연구중심병원 인증을 시도했지만 계속 탈락했던 경험에도 불구하고 계속 연구 역량을 쌓아서 암 치료에 특화된 기관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는 게 이 병원장의 설명이다.
현재 한양대병원은 암, 심뇌혈관, 응급질환 등 고난도 중증질환 치료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암센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시행하는 주요 암 적정성 평가에서 연속 1등급을 받으며 암 치료 우수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14개 세부 전문센터로 구성된 암센터는 우수한 의료진과 최신 장비를 통해 중증 암질환 완치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
올해는 추가 도입한 다빈치 SP에 이어, 고사양 MRI 및 CT 장비도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다.
심뇌혈관센터는 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등 고위험 중증 환자들에게 신속하고 안전한 최신 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각종 적정성 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24시간 진료 체계, 집중치료실 운영, 하이브리드 수술실, 최첨단 혈관조영장비 등 첨단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중증ㆍ응급 질환 대응력 강화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이 병원장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적극 활용해야 하지만, 일부 과는 응급 수술을 기피하고 병원장은 주말ㆍ야간에 환자 민원까지 직접 처리해야 하는 상황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수술 역량은 충분하지만, 여러 이유로 수술이 이뤄지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있는데, 지금이야말로 위기는 곧 기회라는 생각으로 병원의 수술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MRI, CT도 신형으로 교체하고 수술 장비도 최신으로 들여올 예정이다. 특히 심장 마취 전문의 확보는 심장혈관센터를 24시간 가동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인력인데, 마취과 전문의를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며 기존 인력도 과부하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는 “전반적인 병원 분위기를 바꿔야만 좋은 인재들이 들어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양대병원의 또 다른 특화 가능성은 신경과 중심의 뇌혈관 질환과 류마티스 질환이다.
이 병원장은 “두 과는 중증질환 중심이고, 이를 원스톱 진료 체계로 엮어볼 생각”이라며 “신축 수술동이 완공되면 1층엔 중환자실, 영상촬영실, 혈관촬영실 등이 들어가고 시술ㆍ수술 동선을 하나로 통합하게 되는데, 이는 의료진 안전은 물론 환자 치료의 효율성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융합형 진료 체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두경부암 수술 시 필요한 성형외과적 재건술, 유방암 수술 후 재건술처럼 여러 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환자 치료 성과 및 만족도를 높이는 경우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두경부재건 클리닉(이비인후과, 성형외과), 유방재건 클리닉(외과, 성형외과) 등 유관 진료과가 환자 맞춤형으로 진단과 치료를 진행하여 환자 만족도가 높다는 소식이다.
이 병원장은 “각 진료과 고유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융합 진료를 실현해 새로운 의료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번 개원 53주년은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병원의 중간 점검 성격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공의 복귀 시점도 불확실하고 PA 간호사 중심으로 진료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 뉴노멀 시대에 맞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어떻게 정착시킬지가 핵심 과제라는 것.
한편, 한양대병원 개원 53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개원 기념일은 당초 5월 3일이었지만, 근로자의 날과 주말을 고려해 4월 30일 오전 8시 30분, 한양의대 계단강의동 임우성 국제회의실에서 개원기념식을 열고 병원 발전을 위한 비전 공유, 우수 교직원 포상 등이 진행된다.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개원 53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통해 병원의 미래 발전 방향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학술대회에서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신축 수술동 건립 등 병원이 현재 직면한 과제와 향후 비전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 외에도 바자회(온ㆍ오프라인), 고객감동 전시회, 인생네컷 포토부스, 무빙커피 나눔 이벤트 등 다양한 사전 행사도 마련된다.
이 병원장은 “규모나 실적만이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발전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류 병원으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