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오는 20일 총궐기대회를 앞두고 투쟁의 주역인 전공의, 의대생과의 소통 강화에 나선 김택우 집행부가 이전 집행부가 추진했던 전국 순회 간담회와 비슷한 행보를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호남권 전공의, 의대생 간담회에서 김택우 회장이 직접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제대로 된 소통의 장을 마련해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지난 11일, 광주ㆍ전남ㆍ전북 지역의 의대생 및 전공의 대표들과 의사회 임원들은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를 만나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의사협회 박명하 상근부회장과 박단 부회장(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 호남권 전공의, 의대생의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호남권 전공의, 의대생 간담회 이후, 의협은 전국을 순회하며 모든 의사 직역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박명하 상근부회장은 "집행부의 로드맵에는 각 지역의 전공의, 교수, 봉직의, 개원의 등과 소통하는 시간을 이번 주 내내 갖겠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번 일은 전공의, 의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의사회원이 함께 해나갈 우리의 문제로, 앞으로도 소통하는 자리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김택우 집행부의 행보는 이전 집행부가 진행했던 전공의, 의대생 소통을 위한 전국 순회 간담회의 행보와 비슷한 모습이다.
지난해 의협 집행부는 충청북도, 제주특별자치도, 광주광역시, 부산광역시를 방문해 전공의 및 의대생들과의 만남을 추진한 바 있다. 이 행사는 당시 대변인인 최안나 대변인과 임진수 기획이사가 주도했으며, 전공의 및 의대생과의 소통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이러한 의협 집행부의 행보는 대한전공의협의회의 대표성을 해치는 지적이 제기됐고, 일부 시도의사회에선 의협이 지역 전공의ㆍ의대생을 만나려 하면서 지역의사회에 대한 협조 요청이 없었다면서 불만이 제기됐다.

현 집행부의 전국 순회 간담회 소식을 접한 이전 집행부 임원은 SNS에 씁쓸한 심경을 전했다. 사직 전공의인 의협 임진수 전 기획이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전 집행부에서 진행한 전국 순회 간담회에 대한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는 후일담을 밝혔다.
그는 “전국 순회 간담회를 예고하는 포스터를 만들고 공지하자, 의료계 내부에서 행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며 “전공의ㆍ의대생 대표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일이며 시도의사회와 사전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자발적인 사직을 한 사직 전공의이고, 자발적인 사직을 한 개인은 원하는 바가 다양한게 당연한데, 협회가 전공의 의대생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게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달라는 게 대체 무슨 문제인가 싶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또 “시도의사회와 사전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은 당시 의협 내 거버넌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생각해 시도의사회장들에게 연락했다”며 “대다수의 시도의사회장님들이 의도는 잘 이해해줬고, 잘하고 있다는 격려와 잘 모르는 게 당연하지만 그런 문제는 민감할 수 있으니 잘 판단하라는 조언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몇몇 지역을 다니며 여러 전공의, 의대생들을 볼 수 있었지만, 언제까지 전공의 대표성을 패싱하려는거냐는 비판이 격해졌다”며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지방에 있는 전공의, 의대생들이 협회에 오고싶을 만큼 구미가 당기는 더 크고 많은 행사를 기획하기로 노선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협회장 보궐선거 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우리가 대표성을 가지려면 전체 의사들의 의견을 모으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면서 “필요한 의견을 모을 수 있게 회장, 부회장, 상임이사들이 발이 부르트도록 다니고, 필요하면 밤샘 토론도 하겠다고 말했다”고 언급하며, 새 집행부의 소통 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더해 김택우 회장이 전공의 및 의대생과의 만남 대신 교육부장관, 복지부장관과의 회동을 선택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임 전 기획이사는 “의협 부회장이자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의협회장과 두 장관과의 회동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해프닝이라 믿고 싶지만, 이러한 해프닝은 전공의 패싱으로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앞서 선거 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지적한 내용을 깊이 되새기고 전공의 의대생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제대로 마련했으면 한다”며 “지금 상황을 보니 불안하고 힘들어도 단일대오만 유지하고 있으면 상식적인 누군가가 대표성을 가지고 최선의 협상을 해줄 것이라 믿어왔던 동료들과 후배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