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비만연구의사회가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비만 기준을 제시하고자 연구를 진행 중이라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체형이나 동반질환 등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서양인을 기준으로 비만을 정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회장 이철진, 이사장 김민정)는 16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제36회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위고비 국내 출시로 비만치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만큼, 이번 학술대회에는 1500여 명에 이르는 회원들이 학회장을 찾아 성황을 이뤘다.

이철진 회장은 “비만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 데이터가 나와 신약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만큼 국내에서도 좋은 효과들을 보이고 있으며, 하반기 출시 예정인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티드) 또한 국내 비만치료시장에서 좋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개원가 정통 비만학회로서 새롭게 도입되는 비만 약제들에 대해 회원에게 발빠른 정보 제공과 임상사례 공유를 통해 실질적 도움을 드리는 학회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는 비만개론ㆍ비만체형ㆍ탈모피부쁘띠 주제로 3개의 강의장과 비만 전문 인 증의 교육을 함께 진행했다.
비만개론 강의장에서는 GLP-1 치료제 사용 후 근감소를 방지할 수 있는 약물에 대한 강의와 다중 제형 비만치료제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비만 환자에 대한 영양치료 강의가 이어졌다.
더불어 새로운 비만약물에 대한 심도깊은 강의로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티드)의 기전과 적용, 실전 임상 Q&A를 진행했다.
또, 하반기 출시예정인 마운자로와 향후 등장할 비만치료제에 대한 강의 등 GLP-1 치료제의 현재와 미래까지 완벽하게 대비할 수 있는 실전 강의로 회원들의 관심을 모았다.
비만치료 및 체형 강의장에서는 한국인의 생애주기별 비만치료를 시작으로 비만 약물치료의 시작부터 인지행동치료, 그리고 비만치료 경구제 처방 노하우 등을 공유했다.
이어 비만클리닉에서 약물치료와 병행할 수 있는 바디컨투어링의 최신 트랜드와 주사&미니지방흡입을 통한 체형시술에 대한 강의도 진행했다.
또 다른 강의장에서는 비만클리닉에서 도입할 수 있는 탈모ㆍ피부ㆍ쁘띠 영역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약물ㆍ보툴리눔톡신ㆍ지방SVF를 활용한 탈모 치료를 시작으로 최신 리프팅ㆍ스킨부스터를 활용한 피부재생 솔루션, 보톡스 필러 실을 이용한 동안 시술 등 실전 팁을 공유했다.
아울러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작년까지 총 200여명을 배출한 비만 전문 인증의 교육을 동시에 진행했다.
김민정 이사장은 “위고비 국내도입 이후에도 관심이 뜨겁다”며 “위고비 도입 이후 5개월 간 한국 비만환자 대상으로 처방된 위고비 임상사례를 토대로 한 강의가 회원들에게 GLP-1 제제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비만연구의사회는 개원의사들이 비만 치료를 잘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해 강의는 물론, 전문의 교육도 신경써서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학술활동, 연구, 사회공헌에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만연구의사회는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비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의사회 측에 따르면, 국내에서 비만은 지방의 과도한 축적으로 인해 장기가 손상을 받고, 이로 인해 다른 질환을 유발하는 상태로 정의한다.
하지만 비만 여부를 진단할 때는 지방 축적 정도를 측정하는 대신,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BMI(체질량지수)를 활용한다.
지방 축적을 평가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크게 드는 반면, BMI는 키와 몸무게를 측정해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준을 두고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례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열린 한국보건교육건강진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한국인의 비만 기준을 BMI 25kg/m2 이상에서 27kg/m2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철진 회장은 “현재는 BMI가 30kg/m2이어야 모든 비만약을 처방할 수 있고, 동반 질환이 있을 때는 BMI 27kg/m2이라”라며 “미국 FDA 기준으로 들어온 약이어서 국내에서도 같은 기준으로밖에 쓸 수 없는데, 동양인은 췌장의 크기, 혈압이나 당뇨가 발생하는 체중이 서양인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전 세계적으로 BMI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고, 고혈압, 당뇨 등과 같은 동반 질환뿐 아니라 심리적인 상태까지 종합해서 판단해야한다는 것이 최근 나오고 있는 논문들의 추세”라며 “이에 맞춰 비만연구의사회도 새로운 비만 기준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안상준 수석 정책이사는 “비만의 정의를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유럽이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이다보니 비만연구의사회도 비만 기준을 다시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다만, 이러한 연구가 많이 나와야 정책적으로 반영되지만, 비만연구의사회에서 진행 중인 연구는 초기 단계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연구진 사이에선 아직 봐야할 부분이 많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추후 기회가 된다면 연구를 베이스로 한 정책 방향성에 대해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