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견디기 어려운 통증을 유발하는 군발두통에 대한 국내 진료지침이 발간됐다.
대한두통학회(회장 주민경)는 13일 군발두통(cluster headache) 치료 진료지침 제정을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학회측에 따르면, 군발두통은 인간이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고 해, 자살두통이라고도 불린다.
주로 여성보다 남성, 특히 20대 후반 남성에서 발병률이 높은데, 한 번 발생하면 15분에서 3시간 동안 짧고 강렬한 통증을 유발한다. 이틀에 한 번, 때로는 하루에 여러 번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군발두통은 편두통, 긴장형두통에 비해 드문 일차두통질환으로 진단이 지연되거나 다른 두통질환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역학은 알 수 없으나 유병율은 약 0.1%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대한두통학회는 국내 최초로 군발두통에 대한 진료지침을 개발했다. 해외에서도 군발두통진료지침은 흔치 않다. 유럽신경학회는 지난 2006년, 미국신경학회는 2016년에 발간했다.
대한두통학회의 군발두통 진료지침은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근거기반권고안 외에 전문가의견을 독립항목으로 강화해 기술했다.
군발부통에는 근거수준이 높은 치료가 부족하고, 비경구트립탄이나 신경조절치료 등 해외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약제나 중재방법도 국내에서는 사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최신의 근거 중심 방법론에 비춰볼 때 근거수준은 낮지만 임상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약제가 많아, 군발두통 진료권고안에 전문가의 의견을 포함하지 않으면 임상현장과의 괴리가 심할 수 있다는 것.
정필욱 부회장(강북삼성병원 신경과)은 “그동안 두통학회는 편두통진료지침을 중점적으로 다뤘으나, 지난번 편두통예방치료지침을 완료한 이후 심한 일차두통임에도 국내외에서 제대로 된 진료지침이 드문 군발두통진료지침을 계획하게 됐다”면서 “참고할 만한 국외지침이 부족한 것이 어려운 점이면서 동시에 진료지침 개발이 필요한 이유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학회는 현재 국내 군발두통 치료 환경에는 여러가지 제한점이 있다고 토로했다.
정 부회장은 “군발두통 치료는 급성기치료와 예방치료제로 구분되는데, 급성기치료는 주로 산소와 트립탄을 사용하고 있고, 예방치료는 단기간의 이행기예방치료로 경구스테로이드, 후두하스테로이드주사치료가 효과적”이라며 “최근 CGRP항체치료제도 예방치료로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행기예방치료제와 병행해 예방치료제를 투여하는데 대표적으로 베라파밀이 가장 권고되고, 효과없는 경우 리튬제제도 사용된다”며 “이러한 약제가 효과없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치료도 이번에 발간되는 진료지침에 모두 기술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산소투여는 매우 효과적인 급성기치료임에도 현재 군발두통에 대해 산소처방전 발행 및 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대표적 예방약제인 베라파밀, 리튬 등도 현재 임상에서 예방치료로 많이 쓰이고 있지만 군발두통에 대해 허가사항 및 보험등재가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급성기치료제인 비경구트립탄은 국내에서 출시되지 않은 상태”라며 “난치성 군발두통에 사용할 수 있는 비침습적 미주신경자극술, 나비입천장신경절 자극술, 후두신경자극술 등 신경조절(neuromodulation) 치료는 아직 국내에서 사용하기 쉽지 않다”고 x토로했다.
주민경 회장은 “두통학회는 여러 가지 두통질환들이 적절히 진단, 치료될 수 있도록 다양한 학회들과 의료진 교육, 보수교육 등을 하고 있다”며 “두통치료에 대한 의료보험기준의 미비점 등 행정적, 제도적 미비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