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블린사이토, ALL 치료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약
혈액암 치료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중특이항체(bispecific antibody)와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CAR-T 세포치료제 등 혁신 신약이 줄지어 등장, 여전히 항암화학요법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혈액암에서 미충족 수요를 채워가고 있는 것.
대부분의 혈액암은 여전히 항암화학요법이 1차 치료의 중심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상당수의 환자들이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 CR)에 이를 수 있기 때문.
하지만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완전관해를 달성했다 하더라도 적지 않은 환자에서 재발하기 때문에 대안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다양한 계열의 신약이 등장해 혈액암 환자의 재발을 억제하거나 재발 후 후속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실례로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 ALL) 치료제 블린사이토(성분명 블리나투모맙)는 재발 위험이 높은 미세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MRD) 양성 환자나 항암화학요법에 불응 또는 재발한 환자에서 폭 넓게 활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새로운 임상연구를 통해 항암화학요법과의 교차투여로 조혈모세포이식을 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블린사이토의 국내 허가 10주년 및 미세잔존질환 치료 급여 확대 2주년을 앞두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윤재호 교수를 만나 전구 B세포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치료에 있어 블린사이토의 가치를 조명했다.

◇MRD,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중ㆍ장기 예후 평가에 중요한 지표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악성 세포로 변한 림프구계 백혈구가 짧은 시간에 다른 장기로 침투,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희귀 혈액암이다.
윤 교수는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과 같은 세포가 발달 단계에서 유전자 돌연변이 등에 의해 문제가 발생해 충분히 기능을 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단계에서 분화가 멈춘 경우를 미성숙 아세포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미성숙 아세포가 과잉 증식을 하게 되면 급성백혈병이 발생한다”면서 “급성백혈병 중 림프구로부터 발생하는 경우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이라 명명하며, 이는 정상적으로 림프구가 되어야 할 세포가 분화를 멈춘 미성숙 아세포 상태에서 과잉 증식한 혈액암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같이 골수 안에서 미성숙한 암세포들이 쌓이게 되면 정상적인 골수 기능 자체가 마비되어 정상적인 혈액 세포의 생성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서 “비유를 하자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을 만드는 ‘공장’인 골수를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방해 요인이 늘어난다고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또한 “급성백혈병 환자는 결국 골수 내 급성백혈병 세포가 가득해지고, 정상 혈액 세포가 정상 수치 이하로 떨어지면서 각각 그에 따른 증상이 생긴다”면서 “예를 들어 백혈구에 문제가 생기면 감염증에 취약해지고, 적혈구가 부족해지면서 빈혈이 생겨 산소의 공급 문제로 기관 손상이 나타나며, 혈소판 부족으로 지혈 기능에 문제가 생겨 출혈 합병증이 생기는데, 급성백혈병 환자 중 다수의 환자가 사망하는 사유는 중증 감염 혹은 중증 출혈”이라고 강조했다.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골수 내에 백혈병세포가 발견되지 않는 완전관해를 유도한다.
그러나 완전관해에 이른 환자라 하더라도 상당수는 재발하며, 재발시에는 후속 치료의 효과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관해 상태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기 위해 동종조혈모세포이식(allogeneic hematopoietic cell transplantation)이나 지속적인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이와 관련, 윤 교수는 “암세포를 최대한 제거한 뒤에 정상적인 혈액 세포들을 재건하는 것을 ‘관해’라고 정의하며, 이 목표를 위해 우선 골수 및 혈액 내 암세포를 모두 제거하는 ‘관해유도항암요법’을 시행한다”면서 “이후 합병증 없이 정상적인 혈액 세포들이 회복되기를 기다려야 최종 관해를 획득할 수 있으며, 이 과정은 약 3-4주 정도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차례 항암을 통해 관해를 획득한다고 해서 암 세포가 완전히 없어지고 완치 판정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매우 드물게 한두 번의 항암 치료로 완치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결국 숨어있는 미세잔존암(MRD)을 몰아내고 완벽한 관해 상태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 과정을 위해 필요한 것이 ‘관해공고항암요법’과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이라면서 “공고항암요법은 기관에 따라 약 4-8주 간격으로 적게는 2회에서 많게는 7회까지 시행한다”고 전했다.
또한 “많은 고위험군에서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표준 치료로 제시하고 있으며, 대개 이식 전 공고항암요법을 1-3회 정도 시행해서 MRD를 최소화해 이식 후 재발 위험을 낮추고자 한다”며 “이 같은 전체 항암치료 및 조혈모세포이식은 보통 6개월-1년 가까이 소요되는 치료 과정”이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더라도 절반 정도의 환자에서 재발하며, 재발시 5년 생존율은 10%를 넘지 못한다.
따라서 재발의 위험을 낮추고, 재발 후에도 질병을 억제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필요하며, 최근에는 이중특이항체와 항체약물접합체 등 혁신 신약이 대거 등장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한, 이러한 치료제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적시에 활용하기 위해 MRD 검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윤 교수는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의 전체 암덩어리를 수면에 떠 있는 빙산에 비유했을 때, 과거에는 수면 위 암세포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관해로 판단했다”면서 “현재는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게 된 빙산을 수면 아래로 들어가 아주 작은 조각까지 확인하는 것을 MRD로 설명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MRD를 완전하게 없애는 것을 진정한 의미의 관해로 정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 과정에서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항암 이후 MRD 완전 제거”라며 “과거에는 MRD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한정적이었으나. 대략 5년 전부터는 MRD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고안되어 치료 후 평가, 그리고 예후 판정에 널리 사용이 가능하게 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관해 상태에서도 숨어 있는 암세포, 즉 MRD를 측정할 수 있게 됐고, MRD 제거 정도에 따른 치료 전략의 수립이 항암 각 단계별로 매우 중요하게 됐으며, 나아가 현재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의 치료에 있어 빠르게 MRD를 모두 없애는 것이 중ㆍ장기적으로 좋은 치료 성적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린사이토,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치료 패러다임 전환
블린사이토는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치료에 있어 항암화학요법의 한계가 뚜렷한 상황에서 재발의 위험을 줄인 것은 물론, 이미 재발하거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추가 치료의 기회를 마련했다.
2015년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 재발 또는 불응성 전구 B세포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한 이후,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재발 또는 불응성 전구 B세포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으로, 다시 1, 2차 관해에도 미세잔존질환이 0.1 이상인 전구 B세포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윤재호 교수는 “블린사이토는 암세포와 B세포 표면에 있는 CD19를 양쪽으로 타겟하는 이중특이성 T세포 결합체(Bispecific T-cell Engager, BiTE) 플랫폼 기반 치료제로 ALL 치료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약”이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BiTE라는 플랫폼에서 뒷부분 ‘TE’는 T세포 관여자(T-cell engager)라는 의미”라며 “보통 항암제 자체가 암세포를 없앤다고 생각하지만 블린사이토는 몸에 있는 T 림프구 면역세포가 몸 안에 있는 암세포를 사멸하는 기능을 극대화하도록 그 둘을 연결시킨다”고 설명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고전적인 항암제가 암세포를 바로 사멸시킨다면, 블린사이토는 몸에 있는 면역세포를 암세포로 데려가 사멸을 유도하는 원리로, T세포를 암세포에 이어주는 단클론 항체의 접합 기술을 통해 암세포를 사멸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과거 재발ㆍ불응 환자에게 고전적인 세포독성항암제를 썼을 때에는 항암 치료 중 절반이 사망했으며, 치료 과정도 매우 지난하고 관해를 획득한 후에도 반복적으로 강한 항암을 해야 해서 힘든 과정이 이어졌다”며 “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환자도 결국 못 버티고 돌아가는 일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반면 “블린사이토의 초기 임상시험은 B세포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이 재발한 경우, 또는 1, 2차 치료로도 관해를 획득하지 못한 불응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발열 정도의 경미한 수준의 부작용 외에는 눈에 띄는 합병증은 없는 수준이며, 이에 비해 실제 치료 효과는 훨씬 좋았다”고 강조했다.

◇블린사이토, 조혈모이식에도 기여
뿐만 아니라 블린사이토는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환자들의 완치 가능성을 높이는 조혈모이식으로의 전환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윤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에서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관해를 획득하면, 이를 유지하기 위해 항암을 몇 차례 더 하거나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진행한다”면서 “항암화학요법만으로 치료를 마무리하는 기관들도 있지만, 상당수의 고위험군은 결국 조혈모세포이식이 완치를 위한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로서는 재발ㆍ불응한 환자를 완치할 수 있는 표준치료는 조혈모세포이식”이라며 “따라서 재발ㆍ불응 환자들이 표준치료인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다시 관해를 획득해서 이식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치료 과정이 어려우면 결국 치료 과정 중에 사망해 이식을 진행하지도 못할 수 있으며, 힘들게 치료해서 관해를 획득한다 해도 몸이 견디지 못하고 후유증이 남으면 이식이라는 힘든 과정을 이겨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블린사이토는 고전적인 항암 치료에 비해 많은 수의 환자에서 이식으로의 안전한 진행을 가능하도록 만들어 주었고, 그 이후 치료 결과 역시 큰 호전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MRD 최소화가 중요한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치료, 블린사이토가 가장 신속한 해법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환자가 관해에 이른 후에도 재발이 흔하게 발생하는 이유는 미세잔존질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기술로 검출하기 어려운 미세잔존질환조차 재발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잔존질환의 부담이 클수록 치료도 까다로워지는 만큼, 최대한 빠르게 잔존질환을 확인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 교수는 “암세포의 덩어리가 작을 때 치료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며, 환자에게도 더 안전하다”면서 “암세포가 급격히 증가하면, 이는 암세포와의 싸움이 단순한 전투가 아니라 전쟁 수준으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암세포가 작을 때는 몸이 겪는 데미지나 염증 반응이 비교적 적게 나타나지만, 암세포가 늘어나면 암세포를 줄이는 작업과 동시에 종양 파괴로 인한 종양 용해 증후군(Tumor Lysis Syndrome) 같은 부작용도 발생한다”며 “따라서 치료는 암세포가 잠잠할 때 시행해야 반응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종양의 크기와 암세포의 부담 자체가 중요한 요소로, 과거에는 이러한 부담이 눈에 보이는 수준에서만 평가됐으나, 현재는 기술적으로 MRD 측정이 기능해졌으며, MRD 음성 수준의 암세포 양의 부담조차 치료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례로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관해를 획득해도 MRD가 약 0.1% 이상 남아 있는 경우 재발ㆍ불응 환자와 유사한 수준으로 생존율이 좋지 않았다”면서 “최근에는 0.1% 이상은 물론, 그 10분의 1수준인 0.01% 이상의 MRD 역시 재발ㆍ불응 환자 수준으로 재발이 많이 일어나고 치료 성적이 좋지 못했다는 데이터들이 제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가톨릭혈액병원에서는 각 단계의 항암 치료 후 골수 검사를 시행해 MRD를 확인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가능한 빠르게 치료 전략을 수립, 대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2023년 5월, 보건복지부는 블린사이토의 급여 범위를 재발ㆍ불응성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에서 1차 또는 2차 관해 후 미세잔존질환 치료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항암화학요법이나 조혈모세포 이식 후에도 미세잔존질환이 0.1% 이상으로, 재발이 위험이 높았던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환자들이 블린사이토를 통해 관해상태를 더욱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윤 교수는 “재발ㆍ불응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에서의 블린사이토의 효용성을 입증한 후, 관해를 획득했지만 MRD가 0.1% 이상 남아 있는 환자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추가로 진행했는데, 단 한 차례의 치료에도 약 90%의 환자에서 MRD를 완전히 음성으로 만드는 결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식 전 MRD가 얼마나 남아 있는가에 따라 이식 성적에 큰 차이가 나타나는 만큼, 블린사이토 치료를 통해 MRD를 음성으로 만들어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이어질 경우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결국 MRD를 최소화하는 것이 ALL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이며, 이를 가장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현 시점에서는 블린사이토”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새로운 약물이 개발되고 다양한 임상시험이 도입되고 있으나, 블린사이토는 이미 그 효과가 증명된 약물”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 데이터를 신속하게 검토해 그 효용성을 인정, MRD가 0.1% 이상 남아 있는 경우에 블린사이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후 급여를 적용, 현재 임상에서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블린사이토의 급여 기준을 임상시험의 기준인 MRD 0.1%로 적용하고 있는데, 최근의 임상시험과 현장에서는 0.1%보다 낮은 수준에서 MRD 양성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면서 “0.01~0.1% 사이의 MRD를 가진 환자에게 블린사이토를 사용하고 싶어도, 현재 허가 및 보험 기준에 따라 이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은 아쉽다”고 토로했다.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블린사이토를 투약한 환자들이 대부분 이식에 성공헀고, 예후도 좋았다는 것이 윤 교수의 전어이다.
그는 “우리 기관에서 현재까지 약 1년 반 이상 블린사이토 투약 환자들을 추적하고 있다”면서 “MRD 양성 환자에게 블린사이토를 사용한 경우를 살펴보면, 현재까지의 데이터에서 약 70% 이상의 환자가 재발 없이 생존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직 일반화된 결론을 내리기에는 제한적이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성공적인 이식으로 이어졌고, 이식 후에도 재발 없이 장기 생존을 유지하고 있어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블린사이토 관련 3개의 실사용데이터(Real-World Data, RWD) 연구가 진행됐는데, 그 중 하나는 약 3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재발 직후 초기 단계에서 바로 블린사이토를 사용하고 이식을 진행한 환자의 치료 성적을 분석한 결과 기존 치료에서 보였던 약 40% 수준의 관해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약 70%에 달하는 환자에서 관해를 획득했으며, 관해를 획득한 대부분의 환자에서 이식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또한 이식 후 1년간 추적한 결과, 약 80%의 환자에서 생존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앞서서도 말했지만, 아쉬운 점은 현재 블린사이토를 사용할 수 있는 급여기준이 MRD 0.1% 이상의 환자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라며 “0.01% 이상의 MRD 역시 좋지 않은 예후인자로 제시되고 있고, 실제 0.01%에서 0.1% 사이에 해당하는 환자가 많지만, 현재는 이런 환자들에게 블린사이토를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아직 임상 시험 결과는 없지만, 블린사이토 도입의 MRD 적용 기준이 낮아진다면 치료 적용이 가능한 환자가 늘어날 것이며 그 치료 성과 또한 개선될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블린사이토 허가 10년, 초기 치료에서도 가능성 제시
재발ㆍ불응성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에서 1, 2차 관해 후 미세잔존질환 치료로 전진한 블린사이토는 최근 1차 공고요법으로 보폭을 확대했다.
기존의 항암화학요법 후 블린사이토로 공고요법을 시행하면 조혈모세포이식을 하지 않아도 재발을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한 것.
급성림프모구성백혈평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블린사이토가, 다시 한 번 변화를 몰고 올 것이란 평가다.
윤 교수는 “블린사이토는 ALL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약”이라며 “치료 성적뿐 아니라 병동에서 발생하는 독성 부작용까지 줄여서 치료 환경까지 개선해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었다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블린사이토는 치료 전략 자체를 크게 변화시킨 약”이라며 “MRD가 존재하는 경우, 단 한 번의 투여만으로도 MRD를 음성으로 바꿀 수 있는 치료제인 만큼, 다음 단계에서 블린사이토를 사용해 안전하고 빠르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을 예상해 앞 단계 항암의 강도를 약하게 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구체적으로 “보통 1차 치료 시 암세포가 많을 때 이를 제거하기 위한 항암 치료 중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초치료 중 염증 반응과 감염 취약성이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고연령대 환자에서는 항암 강도를 조절해 치료를 진행하고, 후속 단계에서 블린사이토를 이용햐 남아 있는 MRD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등의 방법을 구사하는 등 전반적인 치료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린사이토는 재발ㆍ불응성 환자의 치료에서 시작해 MRD 양성 환자를 거쳐 이제는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초기 치료로 확장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블린사이토를 1차 공고요법으로 사용했을 때 좋은 성적을 보여,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특정 저위험군에서는 앞으로 이식이 아닌 다른 치료 옵션을 고려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면서 “이러한 발전을 바탕으로, 향후에는 이식으로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의 비율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다만, 윤 교수는 눈부신 발전하고 있는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치료제를 보다 정확하게,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약제 부분에서 발전은 정말 눈부시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의 도입도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현실에 맞는, 보다 앞선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좀 더 귀 기울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 “심사평가원이나 식약처 등 각자 국민 건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이 있겠지만, 환자로부터 얻어진 직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완전한 치료 데이터를 갖고 있는 전문 의료진들의 의견을 정책 결정 과정에서 보다 존중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