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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린다 대학교 로버트 G. 기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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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린다 대학교 로버트 G. 기쉬 교수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3.10.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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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간염, 단순한 전략으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의약뉴스]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곧바로 치료를 시작하라.

 

지난 2016년,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가 제시한 바이러스성 간염 박멸(Elimination)의 여정이 어느덧 반환점을 돌고 있다.

B형 간염에서 백신에 이어 장기간 안전하게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치료제들이 개발된 가운데, 난치성 질환이었던 C형 간염에서도 단기간 내에 대부분의 환자를 완치로 이끌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연이어 등장하자 WHO는 2030년까지 바이러스성 간염을 박멸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WHO 회원국들과 함께 2030년까지 바이러스성 간염의 신규 감염을 90% 이상 줄이고, 바이러스성 간염으로 인한 사망은 65%를 줄이겠다는 목표다.

국가별로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워낙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들이 등장한 만큼, 이들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고 적시에 진단만 이루어낸다면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바이러스성 간염 박멸을 향한 여정의 반환점을 돌아선 지금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오히려 목표 달성에 회의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목표달성을 향한 학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가 차원에서 바이러스성 간염 진단에 호의적이지 않아 출발선조차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은 어느정도 개선됐지만, 바이러스성 간염 박멸의 출발선이라 할 수 있는 진단이 되지 않아 목표 달성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최근, 정부에서 C형 간염에 대한 국가검진사업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이미 여러 차례 희망고문에 머물렀던 터라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이 가운데 최근 부산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 STC 2023)에 미국 로마 린다 대학교 로버트 G. 기쉬 교수가 참석, 전문가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눠 이목을 끌었다.

기쉬 교수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아시아태평양 건강재단(Asian Pacific Health Foundation) 이사로서 간질환과 관련, 아시아 지역의 공중보건 정책 수립에 기여해왔다.

이에 의약뉴스는 기쉬 교수를 만나 C형 및 B형 간염을 중심으로 2030년 바이러스성 간염 박멸을 향한 여정의 국내외 현황과 과제, 새로운 치료 옵션 및 미래를 조명했다.

 

▲ 지난 2016년,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바이러스성 간염 박멸의 여정이 어느덧 반환점을 돌고 있다. 이에 의약뉴스는 아시태평양 건강재단 이사로 아시아 지역의 공공보건정책 수립에 기여해 온 미국 로마 린다 대학교 로버트 G. 기쉬 교수를 만나 C형 및 B형 간염을 중심으로 2030년 바이러스성 간염 박멸을 향한 여정의 국내외 현황과 과제, 새로운 치료 옵션 및 미래를 조명했다.
▲ 지난 2016년,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바이러스성 간염 박멸의 여정이 어느덧 반환점을 돌고 있다. 이에 의약뉴스는 아시태평양 건강재단 이사로 아시아 지역의 공공보건정책 수립에 기여해 온 미국 로마 린다 대학교 로버트 G. 기쉬 교수를 만나 C형 및 B형 간염을 중심으로 2030년 바이러스성 간염 박멸을 향한 여정의 국내외 현황과 과제, 새로운 치료 옵션 및 미래를 조명했다.

 

◇여전히 바이러스성 간질환으로 1분 당 2명 사망, 협력해 해결해야
미국인임에도 아시아태평양 건강재단 이사로 아시아 지역의 공중보건 정책 수립에 기여하고 있는 로버트 G. 기쉬 교수는 대륙을 넘어 아시아의 간질환에 특히 주목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지인들의 영향이 컸다고 소회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업이 중요한 간질환 분야에서 활동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시아에서 많은 이들과 인연을 쌓게 됐다는 설명이다.

기쉬 교수는 “약 30년 전에 베트남 친구이자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났고, 그분이 베트남에서 바이러스성 간염 관련 교육을 요청하셔서 처음 아시아에 방문한 것이 인연이 됐다”면서 “이후 한국, 대만, 일본, 중국, 필리핀 등 아시아 여러 곳에 지인들이 생겨 각 국가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동시에 B형 및 C형 간염과 관련된 교육을 지원하는 재단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러한 활동은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여전히 1분 당 2명이 바이러스성 간질환으로 사망하고 있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데, 결국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험 관계자, 정부, 제약사, 환자 단체, 임상시험 회사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집트ㆍ조지아ㆍ아이슬란드는 간염 관리 모범국가...미국은 재난상황
WHO가 2030년 바이러스성 간염 박멸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이후 세계 각국에서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을 마련, 이를 실행해 가고 있다.

국가별로 처한 상황이 달라 구체인 로드맵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를 단순화하면 진단 후 치료로 압축된다. 최대한 많은 환자들을 진단해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치료하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 과정이 말처럼 단순하지는 않다. 일부 국가는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은 좋지만 진단이 어렵고, 반대로 진단은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나라도 있다.

이 가운데 기쉬 교수는 2030 바이러스성 간염 박멸이라는 목표에 가장 근접해 있는 국가로 이집트와 조지아, 아이슬란드 등 3개국을 꼽았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간염을 잘 관리하고 있는 모범국가는 이집트, 조지아, 아이슬란드”라며 “이들의 공통점은 검사를 잘하고 발견된 환자들을 잘 치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모든 대상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고 확진된 환자들은 치료까지 잘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는 2030년까지 완벽한 퇴치를 위한 여정을 진행 중에 있다”고 꼽았다.

반면,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라 꼽히는 미국은 낙제 수준이라는 평가다. 진단된 환자들이 치료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

기쉬 교수는 “미국은 한마디로 재난 상황으로, 퇴치까지 가려면 2050년이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면서 “그 이유는 진단이 치료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최근 미국 정부가 바이러스성 간염 퇴치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그는 “C형 간염 분야에선 바이든 정부가 앞으로 5년 동안 약 110억 달러(한화 약 14조 6960억원) 정도를 투자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2030년까지 퇴치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간 관련 질환이나 간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들이 많은 경제적 부담을 야기하기 때문에 결국 110억 달러 투자로 이보다 2배가량 높은 약 220억 달러 이상의 경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B형 간염은 아직까지 완치제는 없지만 매우 효과적인 치료제는 나와있다”면서 “이런 치료제를 잘 사용한다면 간 이식이나 간부전으로 인한 사망률을 적극적으로 낮출 수 있으며, 특히 간암에 대한 사망률은 관리를 통해 약 70% 이상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약 5개월 전부터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B형 간염에 대한 전수 검사를 수행하고 있는데 C형 간염도 이러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C형 간염은 진단, B형 간염은 접근성 문제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간염 관리 모범국으로 꼽은 이집트나 조지아, 아이슬란드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성 간염 박멸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쉬 교수는 그 과제로 C형 간염에서는 진단을, B형 간염에서는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개선을 꼽았다.

그는 “한국의 경우, C형 간염 관련해서는 이집트나 조지아, 아이슬란드 등의 미래와 비슷하다”며 “한국에 세계적인 간 전문가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적으로도 C형 간염 치료제를 환자들에게 잘 공급할 수 있는 제반 사항이 마련돼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요한 건 환자들을 발견하는 것”이라며 “C형 간염의 경우, 12주 혹은 그 이하의 치료만으로 약 99%까지 치료할 수 있는 약제가 있기 때문에 환자만 찾는다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B형 간염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며 “완치까지는 아니어도 굉장히 효과가 좋은 치료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의료진이나 임상 전문가들이 지침을 복잡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 약제 접근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B형 간염, 복잡한 진료 지침 단순화해야
복잡한 진료지침으로 인해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기쉬 교수의 지적이다.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바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진료지침으로 인해 치료 시기가 늦어질 뿐 아니라 이로 인해 타인에게 전파할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

그는 “이를 테면 특정한 검사를 받아야 하거나, 바이러스 수치나 간 섬유화의 정도가 특정 기준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처럼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는 환자에게만 약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C형 간염이나 HIV가 검사를 받고 확진이 되면 치료를 시작할 수 있듯이 B형 간염도 검사를 받으면 쉽게 치료를 시작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는 처방하기까지 긴 가이드라인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실례로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B형 간염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B형간염 양성 간경변 환자의 급여기준을 AST/ALT 40IU/mL 이상으로 제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나마 기존의 80IU/mL보다 급여 대상이 확대됐다고는 하나, B형 간염 양성 간경변 환자에서 간기능 수치를 급여 기준으로 제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기쉬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은 지침을 단순화시키는 것”이라며 “다시 말해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바로 치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B형 간염에서는 ALT와 같은 수치를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DNA 레벨을 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면서 “수치에 대한 기준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DNA 검사가 양성으로 나오면 바로 치료를 해야 한다”며 “ALT 수치와 관련 없는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는 ALT가 실제 간질환의 중증도를 평가하기에는 매우 부정확한 지표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다만 “정확하게 하기 위해 간 생검을 하거나 영상을 통해서 확인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이보다 훨씬 간단하게 DNA 검사를 통해 질병이나 간경변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는 타인에 대한 감염 가능성, 환자의 삶의 질 등 여러 가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간학회와 보건복지부가 협력해 매우 간단한 치료 지침을 만드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즉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바로 치료한다’라는 지침이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선례로 “한 달 전에 중국에서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는데, 기본적으로는 검사하고 치료한다는 내용으로 몇 가지 세부적인 항목이 포함이 되어있지만 매우 간소화한 치료 지침”이라면서 “굉장히 바람직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WHO와 미국간학회(AASLD)도 11월쯤에 이와 가까운 지침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C형 간염 검사, 국가건강검진에 반드시 포함해야
상대적으로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난 C형 간염에 대해서는 국가건강검진에 대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가 재난 수준이라고 평가한 미국조차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C형 간염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

기쉬 교수는 “한국의 보건당국이 국가건강검진에 C형간염을 꼭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선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C형간염 검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검사를 통해 C형 간염 보균 여부를 확인하면 이를 통해 보험사뿐만 아니라 연방 정부 쪽에서도 추가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복지부와 핵심 의료진들이 목소리를 내어 C형간염이 국가검진에 포함이 되길 바란다”며 “보건 당국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비용 지출이 증가할 것을 우려하겠지만, 치료제가 비용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비용 절감의 효과까지 있는 것을 이해하면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C형 간염 1~2차 치료 실패 환자 0.001%, 현대의학의 기적
기쉬 교수가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곧바로 치료하라’는 단순화된 전략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만큼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C형 간염은 과거 난치성 질환으로 꼽혔지만, 2010년 이후 줄지어 등장한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Direct-Acting Antiviral, DAA)로 전환기를 맞이했다.

불과 2~4개월만 치료하면 100%에 가까운 환자들이 완치에 이를 수 있고, 극히 일부에서 실패하더라도 다시 100%에 가까운 완치율을 보여주는 재치료 옵션까지 마련됐다.

산술적으로 1차 치료에 이어 2차 치료까지 실패하는 환자가 0.001%에 불과한, 현대의학의 기적이라는 평가다.

기쉬 교수는 “특정 하위 그룹을 조사하면 실패율이 조금 더 높을 수 있겠지만, 리얼월드 데이터(Real-World Data, RWD)로 보면 전반적으로 DAA의 치료실패율은 약 1~2% 정도”라며 “복약을 엄격하게 하지 않은 환자라 하더라도 완치율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1차 치료로 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제품명 마비렛, 애브비)나 소포스부비르(제품명 소발디, 길리어드)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실패하면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복실라프레비르(제품명 보세비, 길리어드)로 치료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완치에 이르는 비율이 98%가 넘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계산해 보면 2차 치료까지 하고 나서도 실패하는 경우는 약 0.001% 정도로 굉장히 적다”면서 “이러한 상황은 현대의학의 기적”이라고 역설했다.

 

▲ 기쉬 교수는 바이러스성 간염에 있어 최선의 전략은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곧바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단순화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에서는 B형 간염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개선이, C형 간염에서는 국가검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기쉬 교수는 바이러스성 간염에 있어 최선의 전략은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곧바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단순화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에서는 B형 간염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개선이, C형 간염에서는 국가검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형 간염에 새로운 치료옵션 엡클루사, 치료 과정 더 쉽고 단순하게 만들어
이처럼 이미 DAA제제들이 100%에 가까운 완치율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길리어드는 지난해 또 하나의 DAA, 엡클루사(성분명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를 출시했다.

치료 성적만 따진다면 기존의 치료제로도 충분하지만, 여전히 기존 치료제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환자들이 있다는 판단이다.

기쉬 교수는 엡클루사가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바로 치료를 시작하라’는 단순화된 전략에 가장 최적화된 치료제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C형 간염의 다양한 유전자형에 구애받지 않고 처방할 수 있으며,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에게도 처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엡클루사가 제공할 수 있는 추가적인 혜택이 많다”면서 “엡클루사는 범유전자형 치료제로 유전자형에 관계없이 치료가 가능하며, 또한 비대상성 간경변 등 간 섬유화가 상당히 진행이 된 환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분해에 문제가 있거나, 복수가 많이 차 있거나, 섬망 등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에게도 처방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며 “간 부전 등 심각한 증상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굉장히 좋은 치료제”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더해 “실제 약을 복용하는 데 있어서도 실질적인 부담이 적다”면서 “하루에 딱 한 알만 복용하면 되기 때문에 환자들 입장에서 복약편의성까지 좋다”고 부연했다.

뿐만 아니라 엡클루사는 약물간 상호작용이 심한 PI(protease inhibitor, 프로테아제 억제제)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PI-Free 제제여서 환자들이 다른 질환으로 투약하고 있는 약제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기쉬 교수는 “PI 제제들은 2010년경 많이 출시돼 C형 간염 치료에 사용됐는데, 인터페론이나 리바비린과 병용해야 하고,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간 독성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PI 제제의 경우 약물상호작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환자가 다른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매우 섬세하게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면서 ”예를 들어 제사제를 복용하고 있거나 장기 이식을 받는 경우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실제 사례는 많지 않지만, 이론적으로는 복용을 지속할 시 간 독성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특히 비대상성 간질환이 많이 진행된 환자들은 약제 사용이 누적되면 간 독성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근에는 PI 제제가 많이 줄어들게 됐다“며 ”지금은 마비렛과 2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보세비 정도뿐“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엡클루사의 경우 소포스부비르와 벨파타스비르가 결합된 PI-Free 약제로 DDI(drug-drug interaction, 약물상호작용성)가 상대적으로 낮다”면서 “화학적으로 유의미한 약물 간의 상호작용이라고 한다면 PPI(proton pump inhibitor,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사용하는 경우 체내 약물 농도가 약 20~30% 정도 감소될 수 있다는 정도로, 그나마 PI 제제에 비할 바는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PI-Free 제제라는 점이 엡클루사의 치료 과정을 조금 더 쉽고 단순하게 만들어줬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엡클루사는 간단하고 단순하게 처방할 수 있다”면서 “의사가 하루에 환자를 60~70명 정도 진료하는 상황에서 HCV 검사 결과가 양성이 나오면 약을 처방하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환자 입장에서도 C형 간염 치료 기간 동안 굉장히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옵션이 된다”면서 “단순화된 치료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안전한 약제를 통해 검사를 하고 바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 가능해진 것으로, 다시 말해 치료 가이드라인의 단순화가 중요한데, 엡클루사는 그러한 전략을 실행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베믈리디, 8년 장기 안전성ㆍ유효성 확보
이미 단기간에 완치로 이끌 수 있는 다양한 치료 옵션이 개발된 C형 간염과 달리, B형 간염에서는 여전히 완치를 향한 여정이 이어지고 있다.

두 분야 모두 시장은 줄어들고 있지만, 어느정도 정복단계에 접어든 C형 간염과 달리 B형 간염분야에서는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기쉬 전언이다.

그는 “C형 간염 분야에서는 많은 상황이 단순해졌기 때문에 검사하고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가 마련됐다”면서 “특히 신속 검사(Rapid Test)를 통해 검사 후 치료까지 걸리는 총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는데,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 양성이 나오면 바로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고 전했다. 

반면, “B형 간염의 상황은 조금 더 복잡하다”면서 “약 30개 정도의 약제가 개발 단계에 있고, 이 가운데 바이러스를 타깃으로 하는 약제는 약 16개 정도”라고 소개했다. 

이어 “많은 회사들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향후 대략 7년 정도 후에 이러한 투자에 대한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이처럼 B형 간염에서는 아직까지 완치제가 등장하지 않아 현재까지 개발된 치료제로 최대한 장기간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가운데 길리어드는 지난 6월, 유럽간학회 연례학술회의(EASL 2023)에서 베믈리디(성분명 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가 8년차까지 내성 없이 90%를 크게 웃도는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율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안전성에 있어서도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르산염)에서 논란이 됐던 신기능 저하나 골밀도 감소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기쉬 교수는 먼저 “B형간염은 ‘평생 또는 영구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표현보다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표현이 적절하다”면서 “몇 년 후 새로운 B형 간염 치료제가 시장에 출시되면 거의 기능적 완치가 가능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이 가운데 “베믈리디는 비리어드 대비 두 가지 정도의 명확한 장점이 있다”며 “첫 번째로 베믈리디는 TAF(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푸마르산염) 약물로 안전성에서 확실히 더 나은 데이터가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TDF(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르산염) 계열인 비리어드의 경우 과거 오랫동안 약을 복용하면 신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골밀도도 약 15~25%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면서 “물론 비타민D 결핍, 당뇨, 다른 만성질환과 같은 위험 요인으로 인해 이런 영향이 발생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TDF에서 이러한 증상이 관찰됐던 것에 반해 TAF 즉, 베믈리디에선 이러한 부분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로 베믈리디에서 ALT가 더 많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면서 “앞서 말했듯이 ALT 수치를 기준으로 치료 시작을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그래도 ALT 수치를 정상 범위 내로 관리하면 암이나 간부전 등의 발생을 많이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더해 “아직까지 확정적인 데이터가 없어 논쟁의 소지가 있긴 하지만, TAF 제제가 간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더 좋다고 보는 입장도 있다”면서 “어쨌든, TAF 제제가 신장이나 뼈 관련 보호 효과는 확실히 강화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고, 이는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진단되지 않은 바이러스성 간염 환자 여전히 많아...길리어드, 간염 환자 감소에 기여
최근 바이러스성 간염의 시장 규모가 크게 줄어들면서 연구자나 제약사들의 시선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바이러스성 간염에 대해 긴장의 끈을 늦추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기쉬 교수의 지적이다.

여전히 진단되지 않은, 혹은 진단됐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

그는 “바이러스성 간염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특히 B형간염의 상황이 더 좋지 않은데, 유병률을 고려했을 때 2억 5700만 명 정도가 B형 간염 보균자 혹은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고 보고 있지만, 이 중 5~10%만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질병을 복잡성을 따져봐도 아직은 바이러스성 간염에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는 지방간염에 비해 원인이 간단해 상대적으로 단순한 전략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

기쉬 교수는 “지방간의 경우, 전 세계의 환자 증가율도 추산이 어려운 상황으로, 일부 국가에서는 전체 성인의 60%가 지방간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만연한 상황”이라면서 “뿐만 아니라 질병에 대한 관심도는 높지만 문제를 해결하기가 매우 복잡한데, 행동적 요인, 유전적 요인, 음주 시기, 운동 부족 등의 여러 요인이 지방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C형 간염과 B형 간염은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원인이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단순화된 치료 전략과 더불어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바이러스성 간염에 보다 관심을 갖도록) 환자 단체들이 조금 더 목소리를 내주면 좋을 것 같다”면서 ”제약사들 역시 이러한 환자들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에도 조금 더 속도를 내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길리어드는 B형 간염 분야에서 비리어드와 베믈리디, C형 간염 분야에서는 소발디와 하보니(성분명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엡클루사, 보세비 등 가장 강력한 치료 옵션을 제공해 왔다.

최근에는 간질환 분야의 무게중심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에도 여전히 바이러스성 간염 분야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내놓으며 현장의 의문에 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리링크(Gilead Relink) 프로젝트를 통해 바이러스성 간염 환자임에도 여전히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을 찾아 지원하며 간질환 분야 리더로서 사명을 다하고 있다.

기쉬 교수는 “길리어드는 간 전문 기업으로 C형 간염과 관련해 많은 연구개발(R&D)을 해왔고, B형 간염에 대해서도 현재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이 외에 지방간 등의 질환에서도 여러 가지 좋은 활동을 보이고 있어 저 역시 길리어드와 많이 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길리어드는 간염 환자가 감소하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면서 “미국에선 길리어드가 약 800만 달러(한화 약 106억 원) 정도를 투자하는 길리어드 리링크(Gilead Relink)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이는 C형 또는 B형간염 바이러스 양성으로 판정됐지만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들을 찾아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로, 이를 통해 바이러스성 간염 치료에 있어 많은 진전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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